핵심 요약

  • 좋은 아이디어는 정해진 회의보다 호기심 많은 소수의 실험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Google Labs는 ‘거의 가능해진 것’을 추적하고, 기술의 변화가 실제 사용자 문제와 만나는 지점을 찾는다.
  • 초기 제품의 가능성을 판단할 때는 사용자의 눈빛과 반응을 살핀다. 특정 해법보다 문제에 집중해야 여러 차례 방향을 바꿀 수 있다.
  • 실험 조직에는 독립성과 기존 사업으로 이어지는 연결이 모두 필요하다. 무엇을 성공으로 볼지, 어느 성장 단계에 있는지도 명확해야 한다.
  • AI로 역할의 경계가 흐려져도 전문성은 중요하다. 우드워드는 기존 가정을 버리는 속도, 지속 가능한 집중력, 사람과 AI 양쪽에서 협업하는 능력을 중시한다.
  • 다년간의 비전과 약 6개월의 실행 계획을 구분한다.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시기와 자유롭게 탐색하는 시기에 다른 리듬을 부여한다.

좋은 아이디어는 ‘거의 가능한 것’에서 시작된다

레니 라치츠키는 기반 기술이 빠르게 바뀌는 만큼 모든 기업이 실험 조직처럼 사고하고 일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대담을 시작했다. Google Labs와 Gemini 앱, AI Studio를 맡고 있는 조시 우드워드도 이에 동의했다. 스타트업은 이미 일종의 실험실이며, 더 큰 조직의 과제는 그 탐색 방식과 에너지가 살아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우드워드의 경험에서 좋은 아이디어는 정해진 시간에 진행하는 디자인 스프린트보다 복도에서 나누는 대화나 주말·휴가 중의 개인 실험에서 자주 나왔다.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 회의를 늘리는 것보다 호기심을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살피는 일이다.

그렇다고 우연한 영감만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Labs는 ‘거의 가능해진 것’의 목록을 유지한다. 모델의 응답 지연, 지원 언어, 처리할 수 있는 입력·출력 형태가 달라지면 이전에는 어려웠던 경험이 가능해질 수 있다. 그 경계를 넘는 순간을 포착해 팀을 붙이는 방식이다.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새로 가능해진 기능이 흥미로운 사용자 문제와 만나야 하며, 사람들이 없어서는 안 될 만큼 가치를 느끼고 비용을 지불할지도 함께 살핀다. 사용자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베이 지역 밖의 도시와 교실 등도 탐색한다.

우드워드는 팀의 문서에 미래에 관한 예측이 82개 있다고 소개했다. 대부분 틀릴 수 있다는 전제를 두면서도, 어떤 미래를 예상하는지 관점이 있어야 탐색할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취지다.

초기 제품의 가능성은 사용자의 반응에서 드러난다

우드워드는 Notebook LM의 초기 팟캐스트 결과물을 처음 들었을 때를 기억했다. 소재는 영국 의회의 토론 기록이었지만, 두 AI 진행자가 이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여러 이미지를 조합하고 움직이게 만드는 Whisk에서도 이전에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창작의 통제력을 발견했다. 다만 팀이 흥분해서 제품을 만들었어도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경우 역시 있었다.

그는 제품이 시장의 수요에 맞는 상태인 제품·시장 적합성(PMF)을 초기에 판단하는 일이 과학보다 감각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건물 밖으로 나가 사람들에게 시제품을 보여주고, 눈이 빛나는지 몸을 앞으로 기울이는지 관찰한다. 이 단계에서는 일간·월간 활성 사용자 비율이나 7일 뒤의 재방문율보다 당장의 반응을 중시한다.

집중할 대상은 제품 해법보다 사용자 문제다. 우드워드의 경험에서는 결과를 얻거나 포기하기까지 세 번, 네 번, 다섯 번 방향을 바꾸기도 했다. 처음 만든 해법에 애착을 가지면 이런 전환이 어려워진다.

중단 시점을 아는 쪽도 흔히 리더보다 팀이다. 열정이 줄고 생각할 수 있는 시도를 다 했는데도 작동하지 않으면 팀은 이를 느낀다. 대담 전날에도 출시를 기대하던 Gemini 기능에서 초기 데이터와 사용자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담당 제품 관리자가 출시하지 말자고 제안하자, 우드워드는 그 판단에 감사한다고 답했다. 불편한 결과를 말할 수 있는 환경이 실험의 일부라는 설명이다.

독립적인 실험 조직도 회사와 연결돼야 한다

우드워드는 모든 기업에 최신 모델과 새로운 제작 방식을 직접 시험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그 사람들을 모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로 만들 수 있는 환경과, 실험 결과를 더 큰 조직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함께 있어야 한다.

그가 읽고 살펴본 대기업 연구 조직의 역사에서는 실험실이 몇 년 뒤 힘을 잃거나, 오래 존속해도 결과물을 사업화하지 못하는 문제가 반복됐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능력과 회사가 그것을 받아들이는 능력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지적이다.

실험 조직을 기존 사업부 아래에 단순히 배치하면 낯선 아이디어가 자라기 어렵다. 경우에 따라 최고경영자에게 보고하거나 기존 사업과 충분한 거리를 두는 구조가 필요하다. 동시에 Labs의 우선순위는 사용자, Google, Labs 순이다. 조직 자체의 성공보다 사용자와 회사의 성공을 앞에 둔다.

무엇을 성공으로 볼지도 명확해야 한다. 기존 제품에 기능을 넘기는 조직인지, 새로운 제품군과 범주를 만드는 조직인지에 따라 일이 달라진다. Google Labs는 처음에는 기존 제품으로 결과물을 넘기는 역할에서 출발했고, AI가 제품 범주의 경계를 바꾸면서 역할이 확장됐다고 우드워드는 설명했다.

실험 대상에는 일하는 방식도 포함된다. Labs는 역할의 경계가 흐려지는 상황에 맞춰 새로운 제작자 직무 체계를 먼저 시험하는 공간으로 활용됐다. 제품 개발뿐 아니라 회사의 운영 방식을 바꾸는 실험도 하는 셈이다.

성장 단계에 따라 팀과 판단 기준이 달라진다

Labs 안에서도 성장한 제품이 초기 실험을 밀어낼 위험이 생겼다. 팀은 이를 구분하기 위해 ‘0에서 1’, ‘1에서 10’, ‘10에서 100’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모두 혁신적인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각 단계에서 풀어야 할 문제와 최적화할 대상은 다르다.

초기에는 시제품을 본 사용자의 반응을 살핀다. 규모가 커진 단계에서는 사람들이 제품의 가치를 경험하고 실제 사용으로 이어지는 과정과 비용을 본다. 초기 탐색에 잘 맞는 사람과 성장·확장에 잘 맞는 사람도 조금씩 다르다.

조직을 너무 빨리 깔끔하게 묶으려는 시도 역시 경계한다. 같은 주제를 탐색하는 사람들을 한 팀으로 합칠지, 작은 팀들이 서로 다른 시도를 하게 둘지는 때로 결과가 나타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

채용 규모도 성과를 대신하지 못한다. 우드워드는 과거 한 프로젝트에서 엔지니어가 약 30명으로 늘어난 것을 기뻐했지만, 당시에는 제품·시장 적합성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영감을 주는 비전과 커진 팀만으로 제품의 수요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AI 시대에도 전문성과 사람 사이의 신뢰가 남는다

우드워드가 주목하는 능력 중 하나는 배운 것을 버리는 속도다. 빠르게 학습하는 것에 더해, 제품을 시험한 결과가 기존 생각과 다르면 그 생각에서 물러날 수 있어야 한다.

또 하나는 강하게 몰입하면서도 오래 지속하는 힘이다. 자신과 주변 사람을 돌보고 속도를 조절하면서 필요할 때 집중하는 능력을 뜻한다. 사람과의 협업도 중요하게 본다. AI 에이전트와 잘 일하는 능력에 더해, 동료와 빠르게 신뢰를 쌓을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Labs의 새 프로젝트 팀은 과거 약 5~7명에서 현재는 대체로 2~3명, 경우에 따라 4명 정도로 작아졌다고 했다. 우드워드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음악을 연주하듯 제품을 만드는 상황을 묘사했다. 제작 비용이 낮아져 이런 조합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전망이다.

역할이 섞인다고 전문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제품 관리자뿐 아니라 전략·운영, 사업 개발, 마케팅 출신도 좋은 제작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모두를 같은 제작자 역할로 보면 각 분야의 전문성에 대한 존중을 잃을 위험이 있다. 우드워드는 이를 대학의 주전공과 부전공에 비유했다. 초기 경력의 제품 관리자에게도 시제품 제작을 뛰어난 제품 관리자가 되는 데 활용하되, 자신의 주전공을 놓치지 말라고 조언한다.

팀의 보상도 중요하게 여기는 일을 드러낸다. 연산 자원인 TPU를 더 효율적으로 쓰도록 만든 사람에게는 작은 갈퀴와 현금 보상을, 제품의 자잘한 불편을 고친 사람에게는 금빛 반창고를 준다. 모델에서 뜻밖의 결과를 끌어낸 사람에게는 커다란 귀 모양 물건과 키보드를 준다. 효율 개선, 사용 경험의 완성도, 새로운 가능성의 발견을 인정하는 방식이다.

장기 비전과 짧은 실행 계획을 함께 둔다

우드워드는 Gemini에 다년간의 비전은 있지만 실행 로드맵은 약 6개월이라고 설명했다. 며칠 전 본 기술이 48시간 만에 새 프로젝트로 이어지기도 하는 환경에서는 모든 일을 미리 계획하기 어렵다.

Labs도 대략 6개월을 보면서 계획을 계속 갱신한다. 특히 약 100일 동안 제품을 얼마나 의미 있게 전진시킬 수 있을지 생각한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좋은 Labs 팀들은 아이디어에서 의미 있는 중간 성과까지 약 50~100일 안에 도달한다. 이를 위해 진행을 막는 요소를 줄이는 조직 환경도 중요하다.

동시에 일의 강도에 리듬을 둔다. 모델 공개나 Google I/O처럼 중요한 시점에는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이후에는 새 기술을 탐색하고 자유롭게 만들어보는 시간을 확보한다. 당장 출시하지 않는 시기가 비생산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우드워드는 그때 다음 시기의 아이디어가 싹튼다고 설명했다. 팀이 장기간 일하려면 고강도 시기와 그렇지 않은 시기를 명확히 구분해야 하며, 자신들도 항상 이를 잘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만들 수 있는 것과 만들고 싶은 것을 구분한다

우드워드는 AI 업계에서 모델의 성능 비교 점수가 과도하게 주목받고, 제품에 담기는 원칙과 가치에 관한 논의는 부족하다고 봤다. 벤치마크는 능력을 가늠하는 지표지만, 대부분의 사용자가 궁금해하는 것은 점수보다 자신의 문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다.

그가 탐색하는 소비자 제품의 영역에는 몰입형 엔터테인먼트, 메시징, 시간을 아끼거나 비용을 줄이는 경험, 사람들이 현실에서 함께하는 경험 등이 있다. 다만 무엇이 어떤 형태의 제품이 될지는 아직 발명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Google의 개인화 AI에 대해서는 여러 모드와 설정을 고르기보다 하나의 입력창에 원하는 일을 말하면 처리하는 방향을 설명했다. 개인적이고 선제적으로 돕는 Gemini는 추진 중인 비전이며, 실험 중인 기능을 모두 완성된 것으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제품 자체의 형태도 미정이다. 수많은 독립 제품으로 나뉠지, 공통 화면 안에서 모델이 맞춤 경험을 만들어줄지에 대해 Labs는 양쪽 가정을 시험하고 있다. 사용자 피드백을 모아 통찰을 얻는 과정에 AI를 어떻게 활용할지도 우드워드가 탐색하는 질문이다.

실험실처럼 일한다는 우드워드의 설명은 기술을 많이 시험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새 가능성을 사용자 문제와 연결하고, 반응이 없으면 방향을 바꾸며, 성과가 나온 실험을 회사의 제품으로 이어가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그 과정에서도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에 대한 원칙과 팀이 오래 일할 수 있는 리듬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