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맷 머피는 오픈소스 모델의 활용이 늘어도 앤트로픽의 고성능 모델을 대부분 대체하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 일부 작업에는 더 저렴한 모델이 적합하지만, 높은 성능이 고객 유지와 매출에 기여하는 작업도 있다는 판단이다.
- AI 앱의 빠른 성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머피는 현재 매출총이익률이 20~30%인 기업이라면 추론 비용을 줄여 60~70%에 도달할 수 있는 계획이 믿을 만한지 살핀다고 말했다.
- 멘로벤처스는 앤트로픽에 처음에는 비교적 작은 금액을 투자한 뒤, 사업 진전과 파트너십을 확인하고 5억 달러가 넘는 특수목적 투자기구(SPV)로 후속 투자를 이끌었다.
- 머피는 모델 위에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모델 자체가 제공하는 기능을 넘어, 고객의 복잡한 업무 흐름에 고유한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앤트로픽 투자는 왜 어려운 결정이었나
멘로벤처스 파트너 맷 머피는 앤트로픽을 처음 검토할 때 사업 기회와 투자 규모가 서로 맞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당시 약 6억 달러 규모의 벤처 펀드에서 기업당 평균 투자액은 약 1,500만 달러였는데, 앤트로픽은 매출과 모델 출시 전 단계에서 40억 달러가 넘는 기업가치를 원했다. 그럼에도 머피는 당시 확인한 성능 지표, 투입 자본 대비 모델 성능, 연구진의 역량을 근거로 투자에 찬성했다. 이는 인터뷰에서 밝힌 그의 당시 평가다.
첫 투자액은 1,000만 달러를 조금 넘었다. 머피는 일정 지분율을 확보해야 한다는 기준을 고집했다면 투자 자체가 성사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주주가 돼 회사를 가까이서 지켜본 뒤, 성과가 나타나면 자본을 더 투입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후속 투자 결정에는 사업의 변화가 작용했다. 머피에 따르면 첫 투자 후 모델이 출시되고 매출이 쌓이기 시작했으며, 아마존과 구글이 투자와 기술·유통 관계를 맺었다. 멘로벤처스는 기존 펀드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투자 규모를 위해 투자자 자금을 모으는 SPV를 구성했다. 회사와 협력해 진행한 이 후속 투자 SPV는, 머피가 별도로 문제 삼은 무단 2차 거래 SPV와는 구분된다.
AI 앱의 성장률과 매출총이익률
머피는 AI 앱 기업 러버블을 빠른 성장의 사례로 들었다. 투자 당시 그가 본 연간 반복 매출은 약 1억 5,000만 달러였고, 인터뷰에서는 회사가 약 1년 만에 매출을 0에서 약 3억 달러 수준으로 키운 사례라고 설명했다. 다만 성장세가 계속 복리로 이어져 큰 기업이 될 수 있다는 대목은 그의 투자 판단과 가정이다.
그는 매출총이익률도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I 기업은 모델 추론에 드는 비용 때문에 당장 20~30%의 낮은 이익률을 보일 수 있다. 머피가 살피는 것은 비용 최적화와 자체 데이터를 활용한 모델 등으로 60~70%까지 개선할 현실적인 경로가 있는지다. 그는 러버블에 그런 경로가 있다고 평가했지만, 목표 이익률을 이미 달성했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오픈소스와 고성능 모델의 역할
인터뷰 진행자는 저렴한 오픈소스 모델이 기업 업무의 대부분을 처리하게 되면 앤트로픽 같은 모델 기업의 시장이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머피는 그 비중이 그렇게 높아질 것이라는 가정에 동의하지 않았다. 자체 데이터와 오픈소스 모델로 일부 기능을 구현할 수 있지만, 앤트로픽 모델의 성능이 필요한 작업까지 충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다.
그의 예상은 한 기업이 여러 모델을 함께 쓰는 방식에 가깝다. 어떤 API 호출에는 고성능 모델이 고객 유지, 매출, 이용 빈도에 도움이 되고, 다른 호출에는 그 정도의 성능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머피는 여러 AI 앱 기업에서 전자를 시사하는 데이터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수치나 기업별 결과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모델 선택을 돕는 도구에도 기회가 있다고 봤다. 머피가 이사회에 참여하는 오픈라우터는 앱의 요청에 맞춰 가격, 추론 능력, 응답 지연 등을 고려해 모델을 고르는 서비스다. 그는 AI 도입 초기의 과제가 제품을 작동시키는 것이었다면, 규모가 커진 뒤에는 어떤 작업에 어떤 모델을 쓸지 정교하게 관리하는 일이 중요해진다고 설명했다.
모델 위에 만든 서비스가 남으려면
모델 기업이 직접 앱 기능을 제공할 때 독립적인 AI 앱이 어디에서 가치를 만들 수 있는지도 논의됐다. 머피는 모델이 할 수 있는 일을 그대로 보여주는 수준이라면 방어하기 어렵다고 봤다. 반면 법률 AI 기업 레고라는 법무법인, 기업 법무팀, 의뢰인 등 여러 주체가 얽힌 업무 흐름과 각 조직의 맥락을 다룬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레고라가 법률 밖의 세무·회계 같은 전문 서비스로 확장하는 구상도 언급했다. 이는 현재 해당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는 뜻이 아니라, 머피가 회사와 논의했다고 밝힌 사업 방향이다.
투자 시점과 지분율을 다시 보는 이유
머피는 일부 AI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큰 규모의 자본을 조달하는 환경에서는 초기 지분율만으로 투자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멘로벤처스는 작은 첫 투자로 창업팀과 관계를 맺고, 성과를 확인한 다음 후속 투자 규모를 키우는 방식을 활용한다. 그는 이런 접근이 후속 라운드에 참여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평가했다.
반면 시리즈 A에서는 판단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시드 투자부터 다음 라운드까지의 시간이 짧아지고, 제품 개발이나 초기 매출이 조금 늘어난 사이 기업가치는 크게 오를 수 있어서다. 아직 경쟁 구도와 승자가 뚜렷하지 않은 단계에서 승자에 가까운 가격을 지불해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멘로벤처스가 시드 단계 투자를 늘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성장세가 뚜렷해진 기업에 집중하는 이유로 머피가 제시한 설명이다.
머피의 판단을 관통하는 기준은 성장 수치 하나가 아니다. 모델의 성능이 실제 고객 행동에 주는 효과, 추론 비용을 낮출 경로, 앱이 맡는 업무의 복잡성, 그리고 투자 시점에 확인할 수 있는 사업 신호를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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