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힙합 선구자 커티스 블로는 초기 힙합을 어려운 환경에서 음악과 춤으로 즐거움을 만들던 문화로 기억했다.
- 그는 DJ가 되기 위해 뉴욕의 디스코클럽을 찾아다녔고 다른 DJ의 진행 방식과 관객 반응을 연구했다.
- 런DMC의 런은 블로의 공연을 돕고 DJ로 활동하면서 무대에 서는 법을 익혔다. 두 사람은 서로의 공연 방식에도 영향을 줬다.
- 래퍼 나스는 블로의 노래가 부정적인 뉴스 속에서도 지역 주민의 아름다움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If I Rule the World」에서 받은 감동이 로린 힐과 함께한 재해석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한 곡을 넘어 다음 세대로 이어진 유산
a16z가 공개한 이 대화는 힙합 선구자 커티스 블로의 공헌을 기리는 자리에서 이뤄졌다. 블로와 런DMC의 멤버 런, 래퍼 나스 등이 초기 활동과 서로에게 받은 영향을 돌아봤다. 대화의 중심은 블로가 만든 음악과 무대가 다음 세대에게 어떻게 이어졌는지였다.
나스가 특히 주목한 곡은 「If I Rule the World」였다. 그는 영화 「Crush Groove」에서 블로가 이 곡을 부르는 모습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흑인 남성이 영화 스크린에서 자신이 세상을 다스린다면 어떨지를 노래하는 모습 자체가 강렬했다고 했다.
나스에게 그 노래는 다시 부르고 싶은 작품이었다. 그는 블로에게 받은 감동 때문에 로린 힐과 함께 곡을 새롭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대화는 그 한 곡의 사연에서 출발해 블로가 어떤 환경에서 음악을 시작했고 후배들과 무엇을 나눴는지로 이어진다.
힙합이라는 이름보다 먼저 있었던 파티
블로의 기억 속에서 이 문화는 처음부터 힙합이라고 불리지 않았다. 사람들은 록킹, 브레이킹, 버닝, 파티 같은 말로 자신들의 활동을 표현했다. 출발점은 음악을 좋아하고 함께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그가 돌아본 배경에는 1960년대 민권운동과 주요 인물들의 암살, 지역사회의 갈등이 있었다. 1970년대 브롱크스를 이야기하면서는 불탄 건물과 버려진 공간을 떠올렸다. 블로는 보험금을 노리고 건물에 불을 지르는 집주인들이 있었고 청소년들은 그런 폐건물에 드나들며 벽에 남겨진 낙서도 접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한 지역사회 활동가가 썼다는 문장을 소개했다. 거리 한쪽에서는 건물이 불타는데 맞은편의 아이들은 무언가를 만들어 보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블로에게 초기 힙합은 바로 그런 움직임이었다. 그는 가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음악과 문화를 밑바닥부터 쌓았다고 기억했다.
음악은 잠시 현실을 벗어나는 수단이기도 했다. 그는 클럽 스피커 가까이 머리를 대고 저음이 발끝까지 울리는 감각에 집중하곤 했다고 말했다. 블로가 설명한 힙합의 출발점에는 이런 신체적 경험과 즐거움이 있었다.
디스코클럽에서 배운 관객과의 호흡
블로는 디스코를 초기 힙합의 중요한 토대로 꼽았다. 한 주 내내 일한 사람들이 클럽에 모여 차려입고 밤새 춤추던 문화에서 힙합이 나왔다고 봤다. 그는 자신의 출발점을 할렘의 동네 디스코로 표현했다.
클럽을 찾은 데는 공부라는 목적도 있었다. 블로는 DJ가 되고 싶어 뉴욕의 여러 디스코클럽을 찾아다녔다고 했다. 서로 다른 스타일을 보고 어떤 방식으로 음악을 틀고 사람들을 움직이는지 살폈다. 특히 한 클럽에서 본 DJ의 마이크 진행은 이전에 들어본 적 없는 방식이었다고 기억했다.
블로는 이미 1974년 할렘에서 MC 활동을 시작한 상태였다. MC는 마이크를 잡고 말을 건네며 관객의 반응을 이끄는 역할이다. 처음에는 자신이 좋아하던 라디오 진행자의 목소리를 흉내 냈고 이후 현장에서 다른 공연자의 기술을 접하며 방식을 넓혀 갔다.
훗날 음악 활동을 함께하게 된 러셀에게 실력을 보여줄 때도 관객과 호흡을 맞췄다. 블로는 할렘의 하우스 파티에 동네 사람들과 팀을 모아 두고 손을 들게 하거나 외침을 유도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고 회상했다. 그는 혼자 랩하는 능력뿐 아니라 사람들을 공연 안으로 끌어들이는 힘도 보여줬다.
런이 무대 뒤에서 배운 것
블로는 경쟁이 치열한 뉴욕 중심부에서 인정받기 전에 외곽에서 실적을 쌓는 전략도 설명했다. 대학에서 배운 커뮤니케이션 수업을 떠올리며 여러 지역에서 성과를 만든 뒤 큰 시장에 돌아오면 기회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러셀과 함께 클럽을 열었고 그 과정에서 어린 런과 가까워졌다.
런은 처음부터 무대의 주인공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전단을 붙이고 아침을 준비하는 등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그들과 어울리려 했다. 그는 블로가 자신을 곁에 두고 돌봐줬다고 기억했다. 블로 역시 어린 런을 보호했고 지금도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런은 공연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배웠다. 블로의 DJ로 활동하며 공연 한 번에 받은 35달러를 모아 턴테이블을 샀다고 회상했다. 무대에서는 런이 먼저 DJ를 하다가 블로가 나오면 마이크를 넘겨받아 랩을 했고 다시 턴테이블로 돌아가 블로의 등장을 위한 음악을 틀었다.
무대 아이디어를 주고받기도 했다. 런은 레코드를 긁어 소리를 내는 스크래치로 블로의 이름을 들려주며 등장을 알리는 방식을 고안했다고 했다. 이후 자신이 런으로 활동할 때도 동료에게 같은 방식으로 이름을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선배의 공연을 돕던 경험이 자신의 무대를 구성하는 재료가 된 셈이다.
나스가 들은 브롱크스의 다른 이야기
나스는 블로의 영향력을 히트곡의 수로만 설명하지 않았다. 그가 짚은 것은 같은 지역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이었다. 뉴스가 불타는 브롱크스를 보여줄 때 블로는 노래에서 그곳 사람들의 멋과 아름다움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나스는 「AJ Scratch」를 언급하며 블로가 어려운 시기에도 브롱크스 사람들을 북돋웠다고 평가했다. 폐허와 혼란만으로 주민들을 설명하지 않는 음악이었고 그 시선이 나스에게도 남았다.
「If I Rule the World」 역시 그 맥락에 놓였다. 나스에게는 블로가 큰 스크린에서 세상을 향해 자신의 상상을 말하는 모습이 중요했다. 그는 그 장면에서 받은 감동을 로린 힐과 함께한 곡으로 이어갔으며 이를 블로에게 바치는 경의로 설명했다.
차 안에서 두 시간 동안 되감은 테이프
블로는 새 버전을 처음 들었을 때의 반응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카세트테이프를 받아 자신의 차에 넣고 약 두 시간 동안 되감으며 반복해서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사를 다시 확인하고 로린 힐의 목소리에 감탄하며 계속 재생했다.
이후 소니에 전화해 곡이 훌륭하다고 전했다. 블로는 음반을 내고 통상적인 홍보를 뒷받침하면 크게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회상했다. 자신이 만든 노래가 후배의 목소리로 돌아왔을 때 그는 그 변화를 반갑게 받아들였다.
이 대화에서 블로의 유산은 한 곡의 재해석에만 머물지 않는다. 디스코클럽에서 익힌 관객과의 호흡은 후배와 함께 선 무대로 이어졌고 지역 주민을 바라보는 시선은 나스에게 남았다. 나스와 로린 힐의 노래는 그 영향이 다시 음악으로 돌아온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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