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Town은 AI 세무 제품으로 첫해 100만 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매출을 올렸지만, 판매 주기와 고객 확보의 한계 때문에 벤처 규모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전환의 출발점은 기존 고객들이 호소하던 일정 조율, 회의 준비, 반복적인 이메일 답변이었다. Town은 이메일과 캘린더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직접 가치를 느끼는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 Town이 보는 기회는 기존 비서 업무의 대체를 넘어선다. AI 실행 비용이 낮아지면 사람이 시간을 쓰기에는 경제성이 부족했던 업무도 자동화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 모델 공급자와 경쟁하는 전략으로는 공급자 중립성, 고객의 데이터·업무 맥락 소유권, 사용자별 맞춤 자동화를 제시했다.
  • 창업자는 AI 확산의 병목을 기능 부족만으로 보지 않는다. 사용자가 직접 활용법을 고안하지 않아도 구체적인 성과를 얻는 제품 경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매출은 있었지만 성장의 시계가 맞지 않았다

a16z 대담에서 Town 창업자는 Plaid 최고기술책임자 자리를 떠난 뒤 중소기업 세무 신고 자동화에 도전한 과정을 설명했다. 세무 업무에는 텍스트와 재무자료, 임대차 문서처럼 정형화된 입력이 많았다. 팀은 기술 검토를 거쳐 AI로 기업 자료를 완성된 신고서로 바꾸는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약 1년 동안 제품을 만들었다.

제품은 작동했다. 첫해 매출은 100만 달러에 조금 못 미쳤고, 팀은 2년 차에 250만~300만 달러까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는 실제로 달성한 2년 차 실적이 아니라 당시의 전망이었다. 창업자는 AI 이전이라면 괜찮은 사업으로 보였겠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규모로 빠르게 성장할 사업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문제는 제품을 만드는 속도보다 고객을 확보하는 속도였다. 기존 세무 업체는 이미 고객과 유통망을 갖고 있었다. Town이 시장점유율을 충분히 확보하기 전에 기존 업체가 AI를 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세무 서비스는 1년에 한 번 판매하고 이용하는 성격이 강해 사용 빈도와 입소문에도 제약이 있었다. 좋은 경험을 이야기하는 시점과 다른 사람이 새 세무 서비스를 찾는 시점도 잘 맞지 않았다.

사업 전환을 결정할 수 있는 기간도 짧았다. 고객의 신고를 맡기로 약속하거나 다음 시즌 파트너 계약을 진행한 뒤에는 방향을 바꾸기 어려웠다. 창업자는 10월 15일 무렵부터 약 한 달이 선택 가능한 창이었다고 설명했다. 그 시기를 넘기면 1년을 더 보내야 하고, 이후에는 전환할 자본이 부족할 수 있었다. 다른 해법을 찾았을 가능성은 인정했지만, 당시 팀에는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다.

고객이 반복해서 말하던 업무로 방향을 바꾸다

팀은 약 네 가지 아이디어를 진지하게 검토했다. 지금의 Town으로 이어진 질문은 이메일과 캘린더에서 일하는 좋은 AI 에이전트가 왜 없느냐는 것이었다. 에이전트는 사용자를 대신해 여러 작업을 수행하는 AI를 뜻한다.

세무 고객들은 신고 자동화 외에도 고객과 회의를 잡는 데 시간을 쓰고, 회의에 들어갈 때 이전 맥락을 잊고, 비슷한 세무 질문에 반복해서 답한다고 말했다. Town은 일정 조율, 회의 준비와 후속 처리, 간단한 이메일 답변에서 기회를 발견했다. 마침 모델이 더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되면서 창업자가 제품·시장 적합성이라고 평가한 사용자 반응을 빠르게 얻었다.

처음부터 시장 전체의 크기나 최종 승리 조건을 계산한 것은 아니었다. 사용자들이 더 많은 기능을 요구하자 몇 달간 제품을 개선하며 기회를 확인했다. 이메일에 대형언어모델을 연결하는 것만으로는 좋은 경험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도 알게 됐다. 다만 창업자는 이런 복잡성이 곧바로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보장한다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사용자 경험을 먼저 만들고 기업 도입의 조건을 갖춘다

Town은 제품이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제품 주도 성장에 무게를 뒀다. 창업자는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만든 뒤 기업 요구에 맞추는 일은 어렵지만 가능하다고 봤다. 반대로 정보기술 부서와 규정 준수 요구를 출발점으로 삼으면 훌륭한 사용자 경험을 만들기 훨씬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그렇다고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뒤로 미룬다는 뜻은 아니었다. Town의 도입 구상은 이메일과 캘린더만 연결해 먼저 가치를 보여준 뒤, 고객관계관리 시스템 같은 핵심 업무 도구로 연결 범위를 넓히는 방식이다. 회의 자료를 준비하고, 이메일로 받은 최신 수치를 발표 자료에 반영하는 경험이 추가 연결을 요청할 근거가 된다.

기업 도입에는 감사 로그, 민감한 정보에 대한 접근 제한, 비용과 토큰 사용량 통제도 필요하다. 창업자는 이 과정이 사람과 조직의 속도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제품 경험과 셀프서비스 성장은 중소·중견기업에 집중하고, 보안·규정 준수·재무 기능은 대기업 요구를 기준으로 갖추는 전략이다.

값싼 AI가 새로 만드는 업무의 경제성

창업자는 Town을 토큰 배분 기계로 표현했다. 토큰은 AI가 정보를 처리하는 단위다. 제품의 역할은 사용자가 AI를 투입할 만한 일을 더 많이 발견하고, 원하는 결과를 선택하도록 돕는 데 있다는 뜻이다.

모든 회의마다 참석자와 최근 발언을 조사해 준비 노트를 만드는 일이 한 사례다. 사람 비서가 회의마다 시간을 들이기에는 비효율적일 수 있지만, AI 비용이 충분히 낮다면 더 넓게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식당 도매상의 가격표 비교는 더 구체적인 예다. 공급업체는 수천 개 이상의 품목 가격을 스프레드시트나 PDF로 보내지만, 식당이 매번 가격 변동과 대체 공급처를 검토하기는 번거롭다. 창업자는 이런 분석을 월 1달러 정도에 실행한다고 가정하면, 12개월 중 11개월 동안 별다른 발견이 없어도 나머지 한 달에 수백~수천 달러의 절감 기회를 찾는 것으로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검증된 절감 실적이 아니라 경제성을 설명하기 위한 예시다.

제품이 보여줘야 할 것은 추상적인 비서 기능보다 공급업체의 불리한 가격 변동을 찾아주는 구체적인 결과다. 사용자가 실행 주기까지 설계하기보다 필요한 알림을 받는 경험이 핵심이다.

범용 제품에서 시작해 업종별 자동화를 쌓는다

Town은 처음부터 특정 업종에만 제품을 한정하기보다, 폭넓게 사용자를 확보한 뒤 실제 활용에서 업종별 기회를 찾는 방식을 택했다. 창업자는 AI 제품의 수행 능력이 비슷해질수록 기능을 먼저 내놓는 것만으로 우위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고 봤다.

차별화의 방향은 개인별 맞춤화다. 전기 기술자와 투자자, 비서에게 같은 자동화를 권하는 대신 각자의 업무에 맞는 제안을 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모델에 직업만 알려주고 추천을 요청하면 아직은 피상적인 답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팀은 사용자 데이터를 직접 들여다보는 대신 집계 지표로 적극적인 사용자를 찾고, 인터뷰에서 자동화 사례를 배운다. 식당 운영자 여러 명에게서 공통 업무를 발견하면 반복 자동화인 루틴의 시제품을 만들고, 새 사용자에게 제안할 템플릿으로 활용한다. 추천을 받은 사용자의 에이전트가 이메일 등 연결된 맥락을 사용하는 것과 제품팀이 고객 데이터를 직접 열람하는 것은 구분했다.

이는 엔지니어를 고객사에 보내 업무를 파악하고 맞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현장 투입 방식과 다른 접근이다. 창업자는 모델이 발전할수록 AI와 자동화로 맞춤 제품을 만드는 자신의 방식이 더 잘 확장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역시 Town이 선택한 전략적 가설이다.

모델 공급자와 경쟁하는 회사의 차별화

OpenAI와 Anthropic 같은 모델 공급자가 응용 제품까지 만들면 Town은 공급자와 경쟁하게 된다. 창업자는 이메일과 캘린더 경험에서 앞서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답이 되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큰 업체도 그 영역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공급자 중립성과 고객의 업무 맥락 소유권을 강조했다. 모델별 강점이 바뀌는 상황에서 고객이 특정 공급자에 고정되지 않도록, 일반적인 추론뿐 아니라 음성·영상·슬라이드 등 작업별로 적합한 공급자를 선택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AI가 쌓은 데이터와 기억, 기업 운영에 관한 맥락은 고객이 소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나은 제품이 나오면 쉽게 옮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환 비용을 낮추는 일이 Town에도 위험이지만, 그것을 판매 논리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고객의 운영 방식이 모델 학습에 들어가는 것에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사람이 개입하는 방식에서도 차이를 두려 한다. 예를 들어 잠재 고객사의 담당자를 아는 동료를 찾을 때, 직원 전체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대신 각 직원의 에이전트가 서로 확인해 답을 찾는 기능이다. 창업자는 이런 방식에 개인정보 보호 설계가 필수라고 인정하면서도, 일부 정보 공유 판단을 AI에 맡겨 조직의 응답 속도를 높이는 방향을 제시했다.

확산의 병목과 에이전트가 바꿀 유통

Town의 예상 밖 활용 사례로는 섬의 대여업체가 서핑보드와 소형 차량의 사진을 비교해 손상 여부와 보증금 반환을 판단하도록 자동화한 일이 소개됐다. 창업자는 이런 활용을 가능하게 한 요인으로 현장에서 직접 도구를 조합하고 시험하는 사람의 존재를 꼽았다.

그러나 모든 사업장에 그런 사람이 있거나 실험할 시간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AI가 충분한 기능을 갖고 있어도 더 나은 검색창 정도로만 쓰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봤다. 따라서 텍스트 입력창만 제공할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업무에서 가치를 먼저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행사 일정에 맞춰 기존 디자인을 반영한 포스터를 만들고, 이후 비슷한 행사에도 반복하도록 제안하는 경험을 예로 들었다. 이는 제품이 지향하는 경험에 관한 설명이다.

대담 후반에는 에이전트가 검색과 구매를 대신할 때 유통이 어떻게 바뀔지도 논의했다. 사람이 광고를 보는 대가로 무료 정보를 얻던 구조는 에이전트가 중간에 들어오면 압박받을 수 있다는 관점이다. 창업자는 사용자에게서만 돈을 받는 중립적인 에이전트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다만 모든 마찰과 광고를 없애는 것이 목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늘 쓰던 생활용품을 다시 주문할 때는 빠르고 저렴한 처리가 중요하지만, 매장을 돌아다니거나 아이를 위한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즐거울 수 있다. 상품과 광고를 모아 보여주는 서비스의 가치가 남는 경우도 있다는 설명이다. 대담자들은 에이전트가 유통과 습관을 바꾸더라도 최종 승자가 누구일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봤다.

Town의 전환은 작동하는 AI 제품과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사업이 별개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팀은 세무 자동화의 가능성을 부정해서가 아니라, 고객을 확보할 시간과 경로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방향을 바꿨다. 새 사업에서는 사용자가 스스로 자동화 방법을 고안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고, 일상적인 업무에서 가치를 확인하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