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스타크는 병사와 함께 제품을 개선하고 자체 자금으로 개발하며 인증과 대량생산을 처음부터 고려하는 방식을 택했다.
  • 빠른 시제품 제작과 양산 준비는 서로 충돌할 수 있다. 부품 성능뿐 아니라 대량 조달 가능성과 공급망 복원력까지 설계 초기에 따져야 한다.
  •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제품 개발팀과 공통 기술팀을 함께 운영해 여러 제품에 기술을 재사용한다.
  • AI 자율 시스템에는 운용자의 임무 의도를 따르도록 제약을 두며 사람의 최종 확인 여부는 고객의 운용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 다음 과제로는 유사시 생산량을 급격히 늘릴 수 있도록 공급망·보관·업데이트 책임까지 정하는 계약 구조를 꼽았다.

무기의 성능과 생산 능력

세쿼이아 캐피털은 유럽 방산기업 스타크의 공동창업자 우베 호르스트만, 요하네스 샤바크와 신생 기업이 어떻게 군의 수요를 제품과 생산 능력으로 바꾸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핵심은 뛰어난 무기를 개발한 뒤 필요한 규모로 공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문제다.

진행자는 스타크가 창업 18개월 안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확보했다고 소개했다. 공동창업자들은 성과의 배경으로 전장 가까이에서 개발하는 방식, 벤처투자로 조달한 자체 개발 자금, 실제 배치에 필요한 인증과 안전성, 설계 단계부터 고려한 산업적 확장을 들었다. 정부 연구개발 예산을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제품 개발 비용을 부담한다.

호르스트만은 유럽이 자국 방위에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과 소프트웨어·AI 기반의 비교적 저렴한 무기가 등장한 시점이 맞물렸다고 봤다. 드론을 전함과 같은 방식으로 구매할 수 없다는 인식도 조달 변화의 배경으로 꼽았다. 그는 수년 걸리던 조달과 인증 절차가 수개월로 줄어드는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주목한 것은 특정 무기보다 계속 혁신할 수 있는 생태계다. 전투 중인 병사의 피드백, 인재, 자본, 조달 체계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봤다. 기존 대형 방산기업이 만드는 고가의 정교한 무기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빠르게 개선하고 대량으로 공급해야 하는 영역에서는 스타트업이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봤다.

구매자와 사용자가 다른 시장에서 고객을 찾다

스타크는 우크라이나에 팀을 두고 현지 부대와 긴밀하게 일하며 유럽 군대의 시험장과 훈련장에서도 피드백을 얻는다. 군에서는 예산을 결정하는 고위 관계자와 장비를 직접 사용하는 병사가 다르다. 회사는 조달 담당자뿐 아니라 현장의 부사관과 병사를 핵심 고객으로 대한다.

가볍고 보기 좋은 플라스틱 운반 상자를 가져갔을 때 병사들은 나무 상자를 원했다. 나무라면 겨울에 불을 피워 몸을 녹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회의실에서는 떠올리지 못한 사용 조건이 현장에서 드러난 사례다.

드론 여러 대를 함께 운용하는 군집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작은 화면에 무엇을 보여줄지, 장갑을 낀 채 어떤 입력 장치를 쓸지, 정밀한 조작을 어디까지 요구할지에 따라 사용성이 달라진다. 병사가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량과 정신적 부담도 개발 과제다.

공동창업자들은 장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사용자가 이해하지 못한 탓으로 돌리는 태도를 경계했다. 거친 비판을 받더라도 구체적인 이유를 듣고 다음 날이나 그다음 날 개선판을 가져오는 방식으로 신뢰를 얻었다고 했다. 병사의 시간과 피드백을 귀한 자원으로 대하는 것이 제품 개발의 출발점이다.

자율적인 개발팀과 공통 기술팀을 함께 둔다

스타크는 한 번에 약 10~15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샤바크는 이를 스타트업 안에 작은 스타트업을 두는 구조에 비유했다. 각 프로그램은 여러 직무가 모인 자율 조직으로 공중·해상 자율 시스템이나 전자전, 소프트웨어 등 각자의 임무를 맡는다.

그 아래에는 여러 제품이 함께 쓰는 기술을 만드는 공통 기술팀이 있다. 위성항법 신호를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의 항법, 물체 분류, 표적 재식별, 통신, 비행 제어 등이 여기에 속한다. 제품팀이 고객 문제에 집중하는 동안 공통 기술팀은 여러 시스템의 역량을 함께 높인다. 직무별 책임자들은 팀을 가로질러 지식과 도구, 작업 방식을 공유한다.

여러 제품을 만드는 기준은 군이 밝히는 역량의 공백이다. 회사가 적절한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는지, 시장에 이미 대안이 있는지를 먼저 살핀다. 프로그램이 늘면 복잡성이 커지고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임무 계획, 통신 방해 환경의 항법, 물체 인식처럼 공중과 해상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확장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다듬는 일도 중요하다. 샤바크는 한 시스템을 크게 개량한 뒤 충분히 시험하지 못한 상태에서 독일군 실험에 참여했다가 기대에 못 미친 경험을 소개했다. 이후 시험장 근처에 거점을 마련해 비행시험 데이터, 소프트웨어 수정, 하드웨어 조정, 시뮬레이션 개선을 병행했고 약 2주 만에 정확도를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현장 시험과 개발 조직을 가깝게 묶은 사례다.

최고 사양보다 대량 조달 가능한 설계

샤바크는 새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시장에 내놓는 속도와 생산 준비도를 함께 최적화한다고 설명했다. 둘은 때로 충돌한다. 시연할 제품을 빨리 만드는 데만 집중하면 나중에 대량생산하기 어려운 설계가 남을 수 있다. 그는 소량만 만드는 포뮬러원 자동차를 예로 들며 제조 가능성을 개발 초기에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품 선택도 같은 기준을 따른다. 카메라라면 무조건 가장 앞선 제품을 고르기보다 성능이 상위권이면서 충분한 수량을 조달할 수 있는 제품을 택한다. 공급망의 복원력도 생산 단계에서 덧붙일 조건으로 보지 않고 초기 설계 때부터 따진다.

호르스트만은 공장을 본 운영 전문가들이 제품의 복잡성을 세탁기에 비유한 일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세탁기처럼 생산량 확대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가 제시한 월 1,000대에서 1만 대로의 확대는 실제 생산 실적이 아니라 확장 가능한 제조를 설명하기 위한 비유였다.

직접 만들 범위를 정할 때도 생산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는지를 본다. 동시에 수출 대상국이 자국 공급업체를 연결하고 현지에 생산 기반을 두기 쉽도록 유연성을 남긴다. 여러 공급처를 확보하면 수익성에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공급망의 안정성에는 도움이 된다고 봤다.

호르스트만은 현재 시스템의 중국 공급 의존도를 크게 줄였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원료와 화학물질처럼 한 기업이 해결하기 어려운 의존성은 산업계와 정부, 군이 함께 다뤄야 한다고 봤다.

AI의 자율성은 임무와 제약 안에서 작동한다

샤바크는 AI가 주변 환경 인식뿐 아니라 지상에서 임무를 계획하는 데도 쓰인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운용자가 시스템 세 대를 보유한 상황에서는 특정 위협에 몇 대를 투입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적절한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이후 지상 통제 시스템이 정확성과 비용을 고려해 임무 계획을 최적화한다.

출발 전 운용자는 비행금지구역과 작전 구역 등으로 임무 의도를 설정한다. 시스템은 이를 따라 자율적으로 이동하고 군집으로 운용할 때는 각 기체가 파악한 상황을 공유한다. 표적에 대응하는 단계에서는 고객이 정한 운용 방식에 따라 완전 자율로 작동하거나 사람의 확인을 기다린다.

그는 스타크가 설립 초기부터 NATO의 책임 있는 AI 사용 원칙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사람이 점검하는 한편 AI의 행동 범위를 제한하는 보호 장치를 두고 임무 단계마다 운용자의 의도를 따르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사람이 사는 특정 지역 위에서는 무장하지 못하게 하는 식의 제약을 예로 들었다. 산업 안전 표준인 IEC 61508과 자율주행 분야에서 배운 안전장치도 활용한다고 했다.

전시 증산을 계약에 담는 과제

스타크는 2년 동안 약 700명으로 성장했으며 그중 다수가 엔지니어라고 밝혔다. 호르스트만은 향후 12~36개월에 걸쳐 연구개발과 생산 능력 확충에 약 6억 유로, 잠재적으로는 그 이상을 투자할 의향을 밝혔다.

그가 다음 과제로 꼽은 것은 계약 설계다. 개별 시스템을 대량 판매하는 데서 더 나아가 실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생산량을 급격히 늘리는 데 필요한 조건을 정부와 기업이 미리 정해두자는 구상이다. 진행자는 재고와 별도로 필요할 때 가동할 제조 능력을 미리 확보하는 방식으로 이를 짚었다.

계약에는 공급망 확보, 장기 보관, 업데이트 책임이 얽힌다. 호르스트만은 모터는 수년간 쓸 수 있어도 소프트웨어는 새로운 학습 데이터를 반영해 매주 갱신해야 할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누가 어떤 책임을 질지까지 계약에 담아야 한다고 봤다. 다만 서방에 그대로 따라 할 완성된 설계가 있다고 보지는 않았다.

스타크가 말하는 억지력은 무기 하나의 성능에서 끝나지 않는다. 현장의 요구를 계속 반영하고 이를 충분한 수량으로 생산하며 유사시 공급을 확대할 준비까지 갖추는 일이다. 공동창업자들은 그 과제를 한 기업이 홀로 완수할 수 없으며 군과 정부, 크고 작은 기업이 함께 풀어야 한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