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대담에 참여한 투자자는 비상장 투자에서 실제 현금 수익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 사이 투자사의 이야기를 설명하는 능력이 자금 조달에 영향을 준다고 봤다.
- 그는 X와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이 어떤 글과 영상을 널리 보여줄지 고르고, 그 결과 형성된 이야기가 투자자의 판단에도 닿는다고 주장했다.
- 창업사에는 자금 조달 규모와 투자 조건이 향후 사업 전환의 여지를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AI 서비스는 이용할 때마다 연산 비용이 들기 때문에, 기존 소프트웨어와 다른 수익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전망이다.
오래된 회사와 새로운 이야기
투자자는 지난 18개월 동안 창업자와 투자자를 만나며, 기업의 현재 실적보다 설립 이후의 경과가 평가를 좌우하는 경우를 봤다고 말했다. 그가 든 가상의 사례는 설립 7년째에 전년 대비 200% 성장했지만 매출은 800만 달러인 회사다. 같은 성장세라도 사업을 시작한 지 2년 된 회사처럼 이야기할 수 있다면 투자자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해당 기업의 가치가 실제로 달라진다는 뜻이 아니라, 투자자가 성장의 시점을 해석하는 방식에 관한 주장이다.
그는 투자사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고 봤다. 장기 비상장 투자의 현금 수익은 확인까지 10년이 걸릴 수 있어, 투자사는 그동안 분기 보고나 출자자와의 대화에서 투자 판단의 근거를 이야기로 전달한다. 대담에서 나온 ‘10억 달러짜리 PDF’는 불확실한 시기에 설득력 있는 설명 하나가 대규모 자본의 공통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비유다. 그 설명이 반드시 옳아서 자본을 모으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자본 구조가 사업 전환을 막을 때
투자자는 성과가 나기 시작했어도 높은 기업가치로 후속 투자를 받기 어려운 회사가 있다고 했다. 이런 회사는 기존 투자자의 연결 자금 조달, 인수·합병, 흑자 전환 사이에서 선택해야 할 수 있다. 그가 본 일부 기존 투자자 대상 자금 조달에는 투자금의 3배를 우선 회수하는 조건이나 추가 주식 취득권 등이 붙었다. 창업자에게 불리한 조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의 제안은 불확실성이 큰 시기일수록 사업 선택의 여지를 남기는 것이다. 서비스 사업으로 전환하거나, 다른 회사를 인수하거나, 고객과 과금 방식을 바꿔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필요한 자금보다 적게 조달하고 투자 범위가 넓은 투자자를 택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충분한 현금이 있다면 기존 투자자의 지분을 되사거나 지분 구조를 바꾸는 방안도 제시했다. 다만 하나의 시도에 집중해 큰 성패를 감수하려는 회사에는 다른 판단이 가능하다고 전제했다.
추천 알고리즘이 이야기를 고르는 방식
투자자는 X의 공통 피드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비슷한 글을 읽고 서로의 반응까지 본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기관이 피드의 반응을 살피고, 기관의 행동이 다시 피드에 영향을 주는 순환이 벤처 투자와 주식시장에도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계정의 글도 추천을 받으면 널리 퍼질 수 있지만, 피드는 게시물의 정확성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을 붙잡는 재미와 새로움도 확산에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팟캐스트의 유통도 사례로 들었다. 구독자가 새 회차를 순서대로 받는 방식과 달리, 유튜브에서는 추천 알고리즘이 전체 영상이나 짧은 클립의 노출을 먼저 결정한다. 투자자는 제작자가 시청자의 평가에 앞서 이 첫 관문을 거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의식하지 않는다고 봤다. 다만 콘텐츠의 인기 변화가 전적으로 알고리즘 때문이라는 판단은 그의 해석이다.
시장 가격과 기업의 실제 사업
이런 논의는 주식 가격으로 이어졌다. 투자자는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한 글이 시장 참여자의 판단에 영향을 주므로, 추천 알고리즘도 간접적으로 가격 형성에 관여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기업이 한꺼번에 매도되는 상황을 두고, 시장이 개별 기업의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시장의 비효율성을 강조했지만, 특정 글이 특정 주가 변동을 일으켰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그는 ‘SaaS’도 먼저 월별 또는 연별로 소프트웨어 사용료를 받는 과금 방식으로 구분했다. 이 방식의 평가가 나빠진다고 해서 해당 기업의 사업 전체를 같은 이유로 판단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대담에서 그는 불확실성이 커 자신의 투자사도 대체로 신규 투자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AI 서비스는 판매할 때마다 비용이 든다
기존 소프트웨어는 개발에 초기 비용이 들지만 복제해 판매하는 추가 비용은 거의 없다는 것이 투자자의 설명이다. 반면 AI 서비스는 이용자가 결과를 요청할 때마다 연산을 수행해야 한다. 그는 이 차이 때문에 높은 매출총이익률이 일반적이던 소프트웨어 사업과 달리, AI 기업은 이익률이 낮아지고 규모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모든 AI 기업의 실적에 대한 관찰이 아니라 향후 비용 구조에 관한 견해다.
그는 AI와 하드웨어처럼 설비 투자가 큰 사업이 등장한 배경에도 자본의 흐름이 있다고 해석했다. 2016~2017년 무렵 벤처 투자로 들어오려는 돈은 늘었지만,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가 실제로 필요한 자금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후 자본을 많이 써야 하는 사업이 투자처가 됐다는 설명이지만, 그 사업들이 자본의 수요만으로 생겼다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일자리와 생산성에 대한 유보
AI가 일자리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단기와 장기를 나눴다. 투자자는 단기·중기에는 일자리 감소와 혼란이 생길 수 있으며 그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소비 욕구에 맞춰 다른 일이 생길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재택근무를 사무직의 실제 업무 시간에 관한 단서로 해석하기도 했지만, 이는 자신의 관찰에 근거한 주장이다.
생산성을 묻는 질문에는 사람과의 대화가 자신에게 가장 새로운 생각을 낳는 활동이라고 답했다. 2026년 초를 기준으로 챗봇을 두 시간 쓰면 생산적인 느낌은 들지만,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 정도를 돌아보면 그만큼의 성과를 확신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담을 관통하는 것은 불확실성 아래에서 무엇이 판단을 움직이는지에 대한 관심이다. 투자자는 기업의 실적과 비용 구조를 살피면서도, 그 사업을 설명하는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퍼뜨리는 알고리즘이 자본의 움직임에 함께 작용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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