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마크 큐번은 의료 시장의 불투명한 가격과 계약 구조를 그대로 둔 채 AI로 업무만 효율화해서는 비용을 근본적으로 낮추기 어렵다고 봤다.
  • AI의 단기 활용처로는 계약서 분석을 꼽았다. 불리한 조건에 서명하기 전에 문제를 찾고 협상해야 한다는 취지다.
  • 코스트 플러스 드러그스는 약값 공개, 병원과의 직접 계약, 소형 의약품 생산시설로 기존 의료 사업자의 바깥에서 경쟁하려 한다.
  • 창업 기회는 환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아주는 서비스와 AI 에이전트가 읽을 수 있는 정보 전달 방식에도 있다고 봤다.
  • AI가 개인 창업자의 역량을 키우더라도 최신 상황을 파악하고 맥락을 제공하는 사람, 현장에서 환자를 살피는 의사는 계속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가 풀 수 있는 의료 시장의 문제

코스트 플러스 드러그스 공동창업자 마크 큐번은 벤처캐피털 a16z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의료비 구조와 AI의 활용을 논의했다. 대화의 중심은 AI가 기존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는 데서 나아가 의료 시장의 가격과 거래 방식을 바꿀 수 있느냐는 문제였다.

큐번은 AI를 임상과 운영 모두에 중요한 도구로 평가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계약을 이해하는 데 쓰는 AI를 특히 강조했다. 가격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알 수 없고 계약 당사자 사이에 정보 격차가 큰 시장에서는 기술을 도입해도 그 이익이 환자나 고용주의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병원과 보험사가 각자 AI로 청구 금액을 높이거나 낮추려는 경쟁도 근본적인 해법으로 보지 않았다. 한쪽이 먼저 도입하면 잠시 유리할 수 있지만 양쪽이 비슷한 도구를 쓰면 우위가 상쇄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보다 중요한 시점은 고용주가 의료보장 계약에 서명하기 전이라고 봤다.

불리한 계약에 서명하기 전에 분석한다

큐번은 직원의 의료비를 직접 부담하는 고용주가 실제 거래 조건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는 구조를 지적했다. 보험금 청구를 처리하는 외부 관리업체를 쓰더라도 고용주가 낸 돈과 병원이 받은 돈을 대조하기 어렵고 자기 회사의 청구 자료조차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그는 댈러스시의 처방약 급여관리 계약서가 1,335쪽에 달한다고 예를 들었다. 이런 문서에 담긴 불리한 조건을 사람이 모두 찾아내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AI로 계약을 검토하더라도 이미 서명한 조건을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으므로 분석 시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큐번 자신도 여러 AI 서비스를 이용해 공공기관과 기업의 계약 자료를 살펴본다고 했다. 에이전트에는 공개 가능한 계약서와 제안요청서를 찾고 자료 요청 이메일 초안을 작성하게 한다. 초안은 자신이 수정한 뒤 직접 발송한다. 확보한 자료는 여러 모델이 검토하도록 하고 좋은 점과 나쁜 점, 필요한 조치, 상대방에게 전달할 쉬운 설명을 각각 정리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도 계약 관리를 책임질 사람이 필요하다. 큐번은 의료보장 계약과 관련 업무만 전담하는 책임자를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AI 분석을 협상과 계약 변경으로 연결하는 일이 남기 때문이다.

가격 공개와 직접 계약으로 경쟁한다

큐번은 코스트 플러스 드러그스가 2022년 1월 19일 복제약 111개로 출발했고 대화 시점에는 약 4,000개 품목을 다룬다고 밝혔다. 공개된 가격은 다른 기업이 협상할 때 비교 기준으로도 쓰인다. 다만 그는 대형 업체들이 자사와 계약하지 않았는데도 같은 가격을 제공하는 네트워크에 포함된 것처럼 말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했다.

지역 약국에서 약을 받을 수 있는 제휴 서비스도 운영한다. 제휴 약국에 조제 건당 12달러를 지급하므로 저렴한 약은 오히려 다른 곳보다 비싸질 수 있다. 반면 가격이 높은 일부 약이나 냉장 배송이 필요한 제품은 현지 약국에서 수령하는 편이 더 저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가지 유통 방식이 모든 약에서 가장 싼 것은 아니라는 조건이 붙는다.

병원과의 직접 계약에서는 거래 조건 자체를 바꾸려 한다. 큐번이 제시한 방식은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의사의 판단을 신뢰하고 사전 승인과 지급 거절을 줄이며 약속한 금액을 제때 지급하는 것이다. 환자 본인부담금도 자신이 내거나 환자의 미지급 위험을 맡겠다고 했다.

그 대가로 더 낮은 가격과 계약 공개를 요구한다. 병원은 행정 부담과 수금 위험을 덜고 공개된 계약은 다른 고용주와 의료기관이 협상에 쓸 수 있는 견본이 된다. 큐번은 자사 소매 사업에서 신뢰가 핵심 상품이라고도 했다. 정해진 15% 가산율과 투명성을 지켜 고객의 신뢰를 쌓는다고 설명했다.

AI로 생산시설을 줄여도 사업의 장벽은 남는다

의약품 제조는 AI와 로봇 기술을 실제 시설에 적용한 사례다. 큐번은 미식축구장 규모 이상이 필요했을 생산설비를 약 5,000제곱피트로 줄였으며 네 시간마다 생산할 약을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더 나아가 트랙터 트레일러 크기의 이동식 생산시설인 ‘팟’을 개발했다고 했다. 재난 현장이나 연구병원으로 운송할 수 있고 여러 대를 연결해 생산 규모를 늘리거나 기능을 나눌 수 있다는 구상이다. 큐번에 따르면 정부가 첫 고객이며 첫 제품을 보낸 뒤 두 번째 주문을 받았다.

팟 가격은 약 2,000만 달러다. 큐번은 2년 안에 연간 수백 대, 5년 안에 연간 수천 대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 기술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비용도 있다. 그는 복제약별 신청에 36만5,000달러와 추가 수수료가 든다고 설명했다. 1,000개 품목이면 해당 비용만 3억6,500만 달러에 이른다.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려면 설비뿐 아니라 이런 절차와 비용도 해결해야 한다고 봤다.

환자와 AI 에이전트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사업

큐번은 임상 이외의 영역에서 환자가 의료비 정보를 이해하도록 돕는 일을 큰 기회로 봤다. 보험 혜택 명세서를 해석하거나 비영리병원의 재정 지원 제도를 확인하는 작업이 그 예다. 지원 자격과 조건을 파악하기 어려우면 제도가 있어도 환자가 이용하기 어렵다.

그는 이 분야에서 새 회사를 만든다면 비영리병원의 지원 제도를 조사하고 환자의 AI 에이전트가 해당 병원에 필요한 정보를 물어볼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병원이 환자 유입을 보험사 네트워크에만 의존하기보다 지원 정보를 직접 이해하기 쉽게 제공해야 한다고 봤다.

이 문제는 의료 밖의 상거래에도 적용된다. 큐번은 에이전트가 소셜미디어 게시물이나 광고를 충분히 읽고 이해하지 못하는 점을 제약으로 꼽았다. 사람이 보는 콘텐츠를 에이전트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게시물의 텍스트를 에이전트에 전달하는 실험도 했지만 해당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운영되는 상태는 아니라고 밝혔다.

개인 창업자의 가능성과 사람이 맡을 역할

큐번은 여러 에이전트를 사업 목적으로 운용하는 개인 창업자 가운데 막대한 부를 쌓는 사람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대화에서 제시한 구체적인 기회는 거대한 부의 규모보다 AI에 어떤 일을 시킬 수 있는지 발견하는 능력에 가까웠다.

그는 한 식품회사 경영자에게 주력 쿠키와 경쟁할 제품을 AI로 구상해 보인 경험을 소개했다. 요청에는 더 낮은 가격, 원재료 목록, 조달처, 제조에 필요한 정보가 포함됐다. 몇 분 만에 나온 답변을 보고 경영자가 놀랐다고 했다. 큐번은 그런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사실부터 알아야 조직의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봤다.

동시에 신입 채용을 없애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모델에는 아직 반영되지 않은 최신 상황이 있고 사람은 그 맥락과 결과의 영향을 판단해야 한다. 조직과 함께 성장하며 AI를 도입한 과정을 기억하는 직원도 필요하다.

맞춤형 의약품 설계 비용이 장기적으로 크게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에서도 의사의 역할은 남는다. 환자에게 새 반응이 나타나면 현장에서 관찰하고 어떤 질문과 변수가 중요한지 판단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봤다. 개인의 사정을 AI가 이해할 정보로 정리하고 AI의 답을 다시 그 사람에게 설명하는 일도 새로운 역할로 제시했다. 의료 지식의 소유자가 사용 대가를 요구하면 필요한 정보를 모델이 자유롭게 활용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제약도 짚었다.

큐번은 의료 사업에서 기술의 성능과 별개로 계약, 가격, 정보 접근을 바꿔야 한다고 반복해서 강조했다. AI의 창업 기회도 그 틈에 놓여 있다. 복잡한 문서를 읽고 생산을 효율화하는 능력을 실제 거래 조건과 이용자의 선택으로 연결하는 일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