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도어대시의 첫 버전은 정적 HTML 페이지, 식당 메뉴 PDF 8개, 창업자에게 연결되는 구글 보이스 번호로 구성됐다.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45분이었다.
  • 앤드루 첸은 최소 기능 제품(MVP) 실험의 결과가 대개 모호하며, 지나치게 미완성인 제품은 유망한 방향까지 실패로 오판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본다.
  • 기존 경쟁 제품이 있는 시장에서는 고객의 기대 수준을 맞춰야 한다. 기초 모델처럼 첫 버전부터 큰 연구개발비가 필요한 분야에는 ‘최소’의 의미도 달라진다.
  • 첸에게 MVP는 한 번의 출시로 끝나는 검증법이 아니다. 후속 실험을 거듭하고 시장에 대한 이해와 함께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이다.

45분 만에 만든 도어대시의 첫 버전

앤드루 첸이 도어대시 창업자 토니 쉬와 나눈 대화에 따르면, 도어대시의 첫 버전은 ‘Palo Alto Deliveries’라는 이름의 정적 웹페이지였다. 식당 메뉴 8개를 PDF로 올리고, 전화가 오면 창업자 중 한 명에게 연결되는 구글 보이스 번호를 넣었다. 구축에는 45분이 걸렸다.

이 사례는 작은 제품을 빨리 내놓는 MVP의 장점을 보여준다. 다만 첸은 도어대시의 출발점만으로 이후의 과정을 설명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쉬와의 약 한 시간짜리 인터뷰에는 제품과 시장의 적합성을 찾기 전까지 이어진 여러 차례의 수정과 실험이 담겨 있다. 첸에 따르면 도어대시의 성장 방향이 분명해지기까지는 여러 해가 걸렸다.

첫 실험의 결과는 왜 모호한가

첸은 새로운 제품의 초기 실험에서 명확한 성공보다 모호하거나 부정적인 결과를 예상해야 한다고 말한다. 반응이 약할 때 기능이 부족한 것인지, 브랜드 표현이 맞지 않는 것인지, 첫 사용 경험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실패에서도 배움을 얻으려면 무엇을 시험하는지 분명해야 한다. 첸은 한 번에 한 가지를 시험하고, 검증하려는 핵심 기능을 제품 경험의 중심에 놓는 방식을 제시한다. 그 기능이 다른 요소들에 묻히면 결과를 해석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더 큰 위험은 거짓 음성, 즉 가능성 있는 방향을 실패로 잘못 판단하는 일이다. 기능과 사용 경험이 지나치게 빈약한 MVP는 기존 제품보다 약해 보일 수 있다. 이때 낮은 이용 지표를 제품 방향 자체에 대한 판정으로 받아들이면, 다듬어 볼 만한 아이디어를 버리고 처음부터 다른 방향으로 출발하게 된다.

한 번 출시한 뒤에도 실험은 계속된다

첸은 첫 결과를 확인하려면 제품을 개선해 후속 실험을 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첫 버전을 써 본 사람은 이미 그 경험의 영향을 받는다. 두 번째 버전에 대한 반응이 새 사용자에게서 나올 반응과 같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그가 제시한 방법은 대기 명단에서 새로운 사용자를 차례로 받아들이거나, 협업 도구라면 서로 독립된 팀을, 소통 앱이라면 서로 다른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시험하는 것이다. 여러 사용자 집단에서 반복해 시험할 계획이 없으면 실험 횟수와 학습 속도도 제한된다. 첫 MVP는 긴 검증 과정의 시작에 가깝다.

시장을 알면 실험의 출발점이 달라진다

첸은 제품 실험만으로 모든 것을 알아내려 하기보다, 이미 시장에 나온 제품의 성공과 실패를 살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존 시장에는 고객의 요구와 제품별 위치를 읽을 단서가 있다. 경쟁하려면 더 많은 기능이 필요할 수 있지만, 그 시장에 축적된 경험도 활용할 수 있다.

그는 새로운 제품 범주를 개척하는 것보다 기존 시장을 이해하고 들어가는 방식을 선호한다. 예로 든 여행 상품은 이용 빈도가 낮고 고객 확보 비용이 높은 특성이 있다. 반복 출시 끝에 이를 발견할 수도 있지만, 시장을 먼저 살피면 초기에 고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품이 작동한다는 사실만으로 원하는 사업적 특성까지 갖췄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최소’의 크기는 분야에 따라 다르다

첸에 따르면 성숙한 시장에서는 작동만 하는 제품으로 경쟁하기 어렵다. 그는 초기 모바일 앱 시장과 달리 오늘날의 앱 이용자는 디자인과 완성도를 기대하며, 이미 여러 대안 중에서 선택한다고 설명한다. Figma와 Notion의 첫 버전을 만드는 데 각각 4년 이상 걸렸다는 사례도 이 맥락에서 든다. 반복 이용자는 작은 완성도 차이를 알아볼 수 있고, 그런 차이가 시간이 흐르며 쌓인다는 것이다.

어떤 분야에서는 첫 제품 자체에 큰 투자가 필요하다. 첸은 새 원자로, 초음속 항공기, 암 치료제, 휴머노이드 로봇을 예로 들며,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첫 버전까지 수억 또는 수십억 달러와 긴 연구개발 기간이 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AI 기초 모델도 초기 훈련과 연구개발에 큰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 비슷한 질문을 던진다. 이런 분야에 모든 제품에 통하는 작고 저렴한 MVP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표와 고객 이해를 함께 해석해야 한다

첸은 측정하기 쉬운 지표가 제품 전략을 지배하는 문제도 지적한다. A/B 테스트와 분석 도구는 이미 성과를 내는 제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새 제품의 방향과 시장 기회를 그것만으로 정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초기 이용자가 적으면 실험에 필요한 데이터를 모으는 속도도 느리다.

그는 이메일을 받는 랜딩페이지, 소셜미디어의 관심, 확산된 예고 영상에도 신중하다. 이런 반응이 실제 제품의 지속적인 이용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보기 때문이다. 제품이 풀려는 고객의 문제, 시장에 있는 현재의 해결책, 첫 진입 방향을 이해한 뒤 지표를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도어대시의 간단한 첫 페이지는 MVP가 빠른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첸의 설명에서 그 출발점의 가치는 한 번의 출시 자체보다, 이후의 반복 실험을 시장과 고객에 대한 이해로 연결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