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에릭 슈밋은 중국과 미국의 AI 기술 격차가 약 6개월로 좁혀졌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칩 수출 제한에도 중국이 알고리즘 효율을 높이며 따라붙었다고 분석했다.
  • 미국은 모델 성능과 인재, 안전 관리에서, 중국은 비용과 전력 인프라, 도입 속도에서 앞선다고 봤다. 군사 분야는 우열을 가리기 어렵거나 미국이 근소하게 앞선다고 평가했다.
  • 중국의 공개 모델은 저렴한 비용으로 세계 시장에 퍼질 수 있다. 슈밋은 최고 성능을 확보하는 경쟁과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는 경쟁이 서로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 공개 모델은 기업의 비용을 낮추지만 안전장치를 제거한 뒤 악용할 수 있다는 문제가 남는다. 슈밋은 경쟁을 이어가면서도 양국이 위험을 관리할 협력 규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최고 성능이 곧 시장 지배력은 아니다

구글 최고경영자를 지냈고 현재 우주기업 Relativity Space를 이끄는 에릭 슈밋은 Masters of Scale 서밋 대담에서 미국과 중국의 AI 경쟁을 비교했다. 대화는 어느 나라가 가장 똑똑한 모델을 만드는지뿐 아니라 누가 AI를 더 싸고 넓게 보급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슈밋은 지난 1년의 큰 변화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비용의 급락을 꼽았다. 비용이 크게 떨어지면 소프트웨어의 양이 늘고 여러 AI 에이전트가 일을 나눠 처리하거나 협력하는 방식도 중요해진다고 봤다. 미국과 중국 모두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추론과 지능 시스템을 개발하려 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모델 성능에서는 미국이 앞선다고 평가했다. 각 연구소가 모델을 공개한 뒤에도 다음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연구소들이 전하는 후속 모델의 성능도 상당하다고 했다. 다만 최고 성능을 가진 모델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모델이 같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슈밋은 대담 후반으로 갈수록 이 차이를 강조했다.

칩 제한에 효율로 대응한 중국

슈밋은 과거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을 마련하는 데 참여했으며 당시에는 그 효과가 약 10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1~2년 전에는 중국이 미국보다 1~2년 뒤처진 것으로 보였는데 이제는 격차가 약 6개월로 줄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제한된 칩으로도 미국에서 개발한 알고리즘과 지식을 구현할 방법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일부 성능을 덜어내는 대신 에너지를 약 10분의 1만 쓰는 방식 등을 거론하며 자원 제약이 효율 개선을 자극했다고 봤다. 앞으로 격차가 더 좁혀질지 다시 벌어질지를 두고는 업계에서도 의견이 갈린다고 덧붙였다.

대담에서 항목별로 비교할 때 슈밋은 모델 비용에서는 중국이 앞선다고 봤다. AI가 텍스트를 처리하는 단위인 토큰의 비용이 적어도 세 배 저렴하다는 이유였다. 중국이 공개한 기술 개선을 미국에서도 곧바로 가져다 쓸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중국은 공개 전략으로 추격에 도움을 받으면서 경쟁국에도 개선 성과를 제공한다.

미국의 병목은 자금보다 전력이다

슈밋은 미국에 뛰어난 인재와 깊은 자금 시장이 있지만 필요한 전력과 데이터센터가 부족하다고 봤다. 반면 중국은 전력망 연결을 수년씩 기다리는 문제 없이 데이터센터를 대규모로 짓고 있으며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전력 공급도 늘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가 제시한 미국의 대응은 데이터센터와 전력 공급 설비를 함께 건설하는 방식이었다. 땅이 넓은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세우고 자체 발전설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2030~2031년까지 필요한 전력 규모를 60~80기가와트로 추산하면서 이를 위한 자금 조달이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재 부문에서는 미국이 앞선다고 봤지만 이민 정책은 그 강점을 약화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인재가 남기를 원하는데도 떠나게 만드는 정책은 경쟁국을 돕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도입 속도에서는 중국이 앞선다고 봤다. 미국이 최첨단 모델을 발명하는 동안 중국은 디지털 서비스와 기계 등 여러 분야에 AI를 빠르게 적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중국의 시연 사례 중 미국에서 동등한 제품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기술의 최전선을 넓히는 역량과 제품에 적용하는 속도를 따로 봐야 한다는 뜻이다.

공개 모델이 넓히는 시장

슈밋은 소스코드를 공개하는 오픈소스와 학습으로 얻은 수치인 가중치를 공개하는 오픈웨이트를 구분했다. 중국은 대체로 두 가지를 공개하는 전략을, 미국의 대형 모델 기업들은 대체로 닫아두는 전략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에도 내려받아 쓸 수 있는 모델이 있어 양국을 완전히 나눌 수는 없다고 했다.

미국 기업이 모델을 공개하지 않는 데는 경제적 이유가 있다. 슈밋은 모델 하나에 1억~5억 달러가 들어가는 상황에서 투자 성과를 보호하려는 판단을 이해한다고 했다. 동시에 자신은 오랫동안 기술을 무료로 제공해 다른 사람들이 그 위에 제품을 만드는 플랫폼 전략을 지지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뒤처진 위치에서 사용자를 빠르게 확보하려고 공개 전략을 택했다고 봤다. 장기적으로는 이 선택으로 세계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많은 나라와 기업이 미국의 고성능 모델을 사용하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료이거나 저렴하면서 필요한 수준의 성능을 내는 모델이 더 널리 퍼질 수 있다고 봤다.

기업의 실제 선택에서도 비슷한 구분이 생긴다고 봤다. 수학과 화학의 어려운 문제에는 최첨단 모델이 필요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회계 업무까지 같은 수준의 능력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슈밋은 공개 가중치 모델을 자체 서버에서 운영하면 토큰 비용이 3~5배 저렴한 사례가 있지만 기능은 덜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중국 모델을 채택할지는 비용뿐 아니라 중국발 위협과 첩보 위험을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달렸다고 했다.

확산과 함께 커지는 안전 통제의 난제

공개 모델의 장점을 안전 관리에서는 어려움으로 봤다. 비공개 모델은 기업이 통제하고 기업과 최고경영자는 해당 국가의 법을 적용받는다. 반면 가중치를 공개하면 모델에 넣어둔 안전장치를 제거하고 원래 모델의 능력을 이용할 수 있다고 슈밋은 지적했다.

그는 이렇게 제한을 없앤 모델이 사이버 공격에 쓰이거나 테러 조직의 손에 들어갈 위험을 우려했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비용이 낮아지고 능력이 빠르게 발전할수록 이 문제도 커진다고 봤다. 중국 역시 자국을 겨냥한 악용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양국이 공유하는 위험이기도 하다.

슈밋은 미국의 안전 관리 체계가 더 낫다고 평가했다. 자신이 참여한 회의에서 여러 연구소가 안전 관행을 공유하기로 합의한 경험을 근거로 들었다. AI가 사회 전반에 쓰이면서 나쁜 결과가 발생하면 규제로 이어질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그렇다고 개발 속도를 함께 늦추기는 어렵다고 봤다. 양국에 각각 여러 최첨단 AI 연구소가 있고 미국에서는 자발적 합의가 필요하다. 미국 내부에서 합의하더라도 자신들이 뒤처졌다고 보는 중국을 설득하는 문제가 남는다. 그는 경쟁을 이어가면서 안전을 확보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봤다.

경쟁 속에서도 필요한 공동 규칙

슈밋은 AI 경쟁을 한쪽이 이기면 다른 쪽이 반드시 지는 제로섬 게임으로 보지 않았다. 경쟁하는 두 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함께 키우듯 미국과 중국도 AI로 얻는 이익을 함께 늘릴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협력의 예로 상대를 갑자기 놀라게 하지 않는 규칙을 들었다. 미사일 발사를 다른 나라에 미리 알리면 상대는 위성으로 발사를 확인하고 감시 체계도 훈련할 수 있다. 슈밋은 이런 위험 관리의 합의처럼 AI에서도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규칙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 차원에서는 AI를 실제 업무에 쓰는 경험을 강조했다. 자신도 긴 추론을 수행하는 AI를 사용한 뒤 일과 투자, 경영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재무보고서를 AI가 작성하고 경영자와 최고재무책임자가 그 내용을 논의하는 방식, 제조 재고와 보안, 현금흐름 예측 등을 적용 사례로 제시했다.

슈밋은 미국의 성능 우위만으로 경쟁의 결말을 설명할 수 없다고 봤다. 비용과 전력, 보급 속도는 중국의 강점이며 공개 모델의 확산에는 통제의 어려움이 따른다. 그는 미국의 우위를 바라면서도 경쟁과 공동의 위험 관리가 함께 필요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