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대형 벤처펀드가 개별 투자에서 거대한 지분 가치를 확보하려 하면서, 실적이 좋은 소프트웨어 기업도 투자 대상에서 밀려난다는 진단이 나왔다. 다만 투자자를 폭넓게 만나면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반론도 있었다.
- CoreWeave 같은 AI 인프라 기업의 위험은 수요 증가 여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대규모 설비투자와 부채를 감당할 만큼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지가 관건이다.
- AI 모델의 품질과 가격에 따라 고객이 이동하면서 모델 기업의 매출 예측도 흔들릴 수 있다. 코드 생성 이후 검증·테스트·실제 서비스 배포 과정은 새로운 사업 기회로 논의됐다.
- 높은 성장률은 비싼 기업가치를 설명하는 핵심 근거지만, 좋은 기업이라고 투자 가격까지 적절한 것은 아니다. 외부 투자 없이 현금을 창출하는 기업도 별개의 성공 경로로 제시됐다.
대형 펀드가 원하는 성과와 좋은 사업 사이의 간극
20VC의 해리는 빠르게 성장하고 수익도 내는 소프트웨어 기업이 투자자의 관심을 얻지 못하는 사례를 제시했다. 그의 문제의식은 자금이 소수의 유망 분야로 몰리면서 나머지 기업을 향한 관심이 과거보다 크게 줄었다는 데 있었다.
제이슨은 대형 펀드의 수익 계산이 이러한 현상을 설명한다고 봤다. 50억 달러 이상을 운용하는 펀드라면 개별 투자에서 최소 10억 달러 규모의 지분 가치를 확보할 경로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금액은 투자 대상 기업 전체의 매각 가치가 아니라 펀드가 보유한 지분의 가치다. 기업이 훌륭하게 성장해도 펀드의 보유 지분이 작으면 전체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된다.
로리는 모든 투자사가 같은 초대형 성과만 겨냥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과거의 대형 기업 탄생 빈도를 고려하면 업계 전체를 뒷받침할 만큼 그런 투자 대상이 충분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우주 데이터센터나 양자컴퓨팅처럼 성공 가능성은 불확실해도 잠재력이 큰 프로젝트에는 자금이 들어간다는 점도 짚었다.
제이슨 역시 좋은 기업의 자금 조달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보지는 않았다. 다만 유명 투자사 몇 곳의 선택을 기다리는 대신 훨씬 많은 투자자를 만나야 하는 환경으로 돌아갔다고 진단했다.
초기 투자라고 수익 배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대담에서는 초기 단계 투자가 성장 단계 투자보다 높은 수익 배수를 내기 쉬운지도 논쟁이 됐다. 제이슨은 최근에는 오히려 초기 투자가 더 어렵다고 주장했다. 시드 단계부터 기업가치가 높고, 여러 성장 단계에 걸쳐 투자하는 대형 운용사가 라운드를 주도하면 작은 투자자의 참여 금액까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해리는 기업가치 1억 달러에 30만 달러를 투자한 사례를 들었다. 해당 기업이 이후 180억 달러 가치에 도달하더라도 최초 투자 금액이 작아 펀드 전체 성과를 크게 바꾸기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로리는 장기적으로는 초기 투자의 위험을 보상할 높은 수익 배수가 필요하다고 봤다. 다만 최근 몇 년간은 후기 기업의 가치 상승이 워낙 컸기 때문에 그 관계가 뒤집혔을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논점은 초기와 후기 중 어느 쪽이 본질적으로 우월한지가 아니라, 진입 가격과 확보한 지분이 실제 수익을 어떻게 바꾸는가였다.
CoreWeave의 위험은 설비투자 속도에 달렸다
CoreWeave의 주가 하락을 두고 로리는 AI용 연산 자원을 제공하는 신생 클라우드 사업자의 구조적 위험을 설명했다. 이들은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장비에 먼저 거액을 투자하고 상당한 부채를 부담한다. 공급 확대가 너무 느리면 고객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너무 빠르면 수요가 조금만 둔화해도 부담이 커진다.
따라서 최종 사용자 수요가 계속 늘어난다는 사실만으로 투자 계획이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미 구축한 설비를 채울 수 있는지와 앞으로 지을 설비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다. 로리는 OpenAI와 Anthropic의 실적을 합쳐 보면 두 회사 사이의 점유율 이동 영향을 줄이고 AI 시장 전체의 성장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프라 투자 계획은 그 성장 속도와 비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제이슨은 CoreWeave가 Nvidia처럼 독자적인 기술 자산을 보유한 기업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로리는 사업 구조가 다른 기업을 단순히 우열로 구분하는 데 이의를 제기했다.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종목도 가격과 성장에 따라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논쟁이었다.
모델 선택이 바뀌면 매출 전망도 흔들린다
Anthropic의 성장 둔화와 상장 가치에 관한 논의에서 로리는 매우 높은 성장률이 영원히 유지될 수는 없다고 봤다. 반면 제이슨은 절대적인 매출 성장이 이어져도 시장점유율과 추가 성장분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발자가 특정 모델에 계속 충성할 것이라고 가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Replit의 기본 모델 변경은 그 사례로 다뤄졌다. 제이슨은 이를 기존 모델 공급사와의 관계 단절이 아니라, 비슷한 품질을 더 낮은 비용으로 제공하려는 기본 설정 변경으로 설명했다. 모델 라우팅은 작업에 사용할 모델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런 선택을 대신하는 서비스는 결과물의 품질과 비용을 동시에 맞출 유인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개인 사용자뿐 아니라 기업도 제품팀의 사용량에 따라 커지는 변동 비용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모델 기업의 매출을 안정적인 반복 매출처럼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로리는 전체 수요가 충분히 커지면 여러 사업자가 함께 성장할 수 있지만, 수요 증가가 둔화하면 서로의 고객을 가져오기 위한 가격 경쟁이 더 거세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드를 만드는 일에서 실제 서비스로 옮기는 일로
Anthropic의 코드 리뷰 기능을 두고 제이슨은 생성한 코드를 검증하고 실제 서비스에 투입하는 과정이 중요해졌다고 주장했다. 기능을 빠르게 만들었더라도 이후 테스트와 수정에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이 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가 말한 기회는 코드의 문제점을 찾는 좁은 의미의 리뷰를 넘어선다. 개발 환경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실제 운영 환경에서 쓸 수 있게 만드는 전체 과정이다. 로리도 메모리 관리, 테스트, 격리된 실행 환경 등 소프트웨어 개발 전반에 관련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제이슨은 이 분야의 중요성이 곧 특정 기업의 거대한 매출이나 투자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구분했다.
독립 스타트업에는 모델 공급사가 직접 경쟁 제품을 내놓는 위험도 있다. 다른 회사의 모델로 생성한 코드를 검증하는 등 전문 서비스의 장점은 남지만, 기반 모델 기업의 진입 부담을 피할 수는 없다. 로리는 코드 생성·검증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용도가 기반 모델의 새 능력과 가까운 만큼, 그 경쟁 위험도 함께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론 시장의 성장과 매출 배수의 한계
Modal을 둘러싼 논의에서는 AI 모델을 실행해 결과를 제공하는 추론 시장의 성장이 주목받았다. 출연진은 개발자가 사용하기 편한 제품을 제공하는 사업자가 단순히 연산 장비를 임대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로리는 공개된 모델을 실행해 주는 사업자가 대형 모델 기업 밖에서도 매출을 확보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비슷한 결과물을 더 낮은 비용으로 제공할 수 있다면 고객이 옮겨갈 유인이 생긴다는 논리다. 다만 인프라 사업자가 직접 개발자 대상 서비스에 진출할 수 있어 경쟁이 늘어날 가능성도 함께 제시했다. 빠른 성장이 수익성 우려를 덮어 주더라도, 장기적으로 인정받을 기업가치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 논점은 비상장 기업 전반의 가격으로 이어졌다. 매출 배수는 기업가치를 매출의 몇 배로 평가하는지 나타낸다. 제이슨은 일부 비상장 투자 가격이 상장된 유사 기업의 배수와 지나치게 멀어졌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로리는 높은 성장률이 그 간극을 설명할 수는 있지만 미래 실적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고 평가했다. 뛰어난 기업도 가격이 잘못 매겨질 수 있다는 경계였다.
투자 유치와 상장 밖에도 성공 경로가 있다
Bending Spoons는 성장세가 약해진 소프트웨어 자산을 인수해 오래 보유하는 모델로 논의됐다. 제이슨은 이를 소프트웨어 분야의 Berkshire에 비유했다. 로리는 오랫동안 형태를 유지하는 소비재와 소프트웨어의 지속성을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37signals에 관한 대화는 외부 투자자의 관심과 창업자의 성과가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줬다. 대담에서 제시된 누적 이익 수치에는 곧바로 이견이 나왔지만, 현금을 꾸준히 창출하는 기업이 창업자에게 큰 가치를 줄 수 있다는 데는 의견이 모였다. 제이슨은 한 번만 투자받는 방식도 이후 배당이나 투자자 지분 매입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봤다. 로리는 출발에 자금이 필요하다면 투자를 받을 이유가 있으며, 나중의 지분 매입은 현금흐름과 투자자 보유 비중에 따라 부담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General Atlantic의 상장 논의에서는 운용사 자체의 유인도 다뤄졌다. 로리는 상장시장이 성과보수보다 운용보수 수입을 더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은 자산과 상품을 계속 늘려야 하는 압력을 만들고 투자사의 문화를 바꿀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학 기금의 투자 성과에 관한 대화에서도 소수 대형 기업에 대한 투자 여부가 성과와 기대를 좌우한다는 시각이 이어졌다.
대담을 관통한 쟁점은 사업의 성장, 투자자의 수익, 창업자가 얻는 현금이 서로 같지 않다는 점이다. AI 수요가 커져도 설비투자와 가격을 따져야 하고, 기업이 빠르게 성장해도 지분과 투자 가격이 맞아야 한다. 투자자가 선호하지 않는 기업 역시 창업자에게는 충분히 가치 있는 사업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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