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데이터센터 증설이 지연되면 기존 설비와 전력을 확보한 대형 기술기업의 협상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 연산 자원을 빌려 사업하는 AI 모델 기업과 신생 클라우드 기업은 가격 상승뿐 아니라 공급자의 자체 서비스 우선 배정에도 영향을 받는다.
  • 출연진은 지역사회가 체감할 경제적 혜택이 데이터센터 건설의 쟁점이라고 봤지만 협상으로 풀릴지 장기적인 인허가 지연으로 이어질지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
  • 해외 데이터센터와 개인 컴퓨터에서 실행하는 로컬 모델이 대안으로 거론됐다. 제이슨 칼라카니스는 자신의 투자사에서도 사용량 제한을 피하려고 로컬 모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경쟁의 변수로 떠오른 데이터센터 공급

실리콘밸리 투자자·창업자 네 명이 참여하는 올인 팟캐스트의 이번 대화에서는 AI 관련 주가 하락과 데이터센터 건설 제한 가능성을 연결해 다뤘다. 핵심 쟁점은 증설이 늦어졌을 때 AI 산업의 주도권이 누구에게 돌아가느냐였다.

Social Capital 창업자이자 전 페이스북 성장 담당 부사장인 차마스 팔리하피티야는 공급 둔화가 모든 AI 기업에 같은 타격을 주지는 않는다고 봤다. 이미 대규모 설비를 확보한 기업에는 유리하고 이를 빌려야 하는 기업에는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규모 연산 인프라를 보유한 하이퍼스케일러로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스페이스X를 들었다. 반면 AI 연산 자원을 임차해 공급하는 신생 클라우드 기업인 네오클라우드와 기반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들은 추가 공급에 크게 의존한다고 설명했다. 모델 성능이 앞서더라도 성장에 필요한 연산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그 우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봤다.

세제 혜택보다 지역사회가 얻는 이익

팔리하피티야는 데이터센터 반대 여론을 기술에 대한 막연한 불안만으로 보지 않았다. 경제적 격차에 대한 불만과 대기업에 제공하는 혜택의 정당성이 함께 걸려 있다고 봤다. 막대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도 세금 감면을 받아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스페이스X 직원들이 지역 설명회에서 전기요금과 재산세 인하, 물을 쓰지 않는 설계 등을 제시했지만 참석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영상을 사례로 들었다. 기업이 제시하는 편익과 주민이 받아들이는 현실 사이에 간극이 있다고 봤다. 앞으로 지역 당국은 건설을 허용하기 전에 직접 측정할 수 있는 경제적 효과를 요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버 초기 엔젤 투자자인 제이슨 칼라카니스는 이런 갈등이 더 나은 조건을 얻기 위한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지역 당국은 주민에게 돌아갈 전력·학교 등의 혜택을 요구하고 기업은 입지와 비용을 협상하면 된다고 말했다. 반대 발언이 곧 영구적인 건설 중단을 뜻한다고 보지는 않았다.

연산 자원을 빌려주던 기업이 경쟁자가 될 때

팔리하피티야가 주목한 위험은 단순한 임대료 인상에 그치지 않았다. 인프라 소유 기업은 새로 확보한 연산 자원을 외부 고객에게 계속 빌려줄 수도 있지만 자사 AI 제품에 우선 배정할 수도 있다.

그는 구글이 추가 용량을 제미나이에 집중하는 경우를 예로 들었다. 경쟁 모델 기업이 쓸 수 있는 자원이 줄면 비용이 오르고 사용자 경험이 나빠질 수 있다. 그동안 인프라 소유 기업은 자사 모델을 개선할 시간을 벌게 된다. 팔리하피티야는 앤스로픽과 오픈AI가 60~90일 주기로 모델을 개선하는 빠른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공급 제약이 이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봤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인프라 공급자는 AI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경쟁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위치에 놓인다. 규제가 모델 기업의 사업을 보호하더라도 전력과 설비가 부족하면 안정적인 수익, 풍부한 자금, 충분한 연산 자원을 자동으로 확보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계약 해지 조항과 가격 재협상의 가능성

팔리하피티야는 스페이스X와 앤스로픽의 연산 자원 계약을 구체적인 사례로 들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양측 모두 90일 전에 통보하고 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 그는 공급 부족으로 현물 가격, 즉 그때그때 거래되는 시장 가격이 크게 오르면 이 조항이 가격 재협상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가 거론한 두세 배 수준의 가격은 실제 인상 결과가 아니라 공급 제약이 심해질 때의 시나리오였다. 이후 논쟁에서는 계약을 끝내고 자원을 현물시장에 내놓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시장 가격이 충분히 오르면 장기 공급 계약도 다시 가격을 매길 경제적 유인이 생긴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더 높은 비용을 감당할 구매자로는 자금력이 큰 구글이나 메타 등을 들었다.

칼라카니스는 경제성만으로 결정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스페이스X와 앤스로픽의 관계, 장기적인 협력 가치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양측이 중간 수준의 가격에서 합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같은 계약 조건을 두고도 한쪽은 가격 재조정의 유인을, 다른 쪽은 관계를 유지할 유인을 강조했다.

착공한 사업도 인허가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페이팔 초기 COO이자 야머 창업자인 데이비드 색스는 데이터센터 규제를 연방 차원의 AI 규제와 주·지방정부 차원의 인프라 인허가로 나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 일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쟁점은 후자였다.

그는 공사 중인 데이터센터라도 운영에 필요한 모든 허가를 이미 받은 것은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물을 지은 뒤에도 대기오염 관련 허가 등을 받아야 한다면 신규 허가 중단으로 미완공 시설이나 운영하지 못하는 시설이 남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결과는 당국이 새 제도를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색스는 필요한 허가를 모두 확보한 사업은 2027년에 계속 진행되거나 완공될 수 있지만 신규 사업은 장기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2028년의 신규 사업 물량을 우려했다. 대규모 자본을 투입한 뒤 공사 중단 명령이나 지역사회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는 환경에서는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Climate Corporation 창업자인 데이비드 프리드버그는 정부가 AI 접근을 관리하려고 연산 자원을 규제하고 데이터센터를 공공요금 사업처럼 다루려 할 수 있다고 더 넓게 예상했다. 반면 팔리하피티야는 규제로 기존 대기업의 경제력이 더 강해진다면 당국도 이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규제의 방향과 강도를 두고는 출연진 사이에서도 견해가 일치하지 않았다.

해외 설비와 로컬 모델로 향하는 수요

칼라카니스는 미국 내 증설이 막혀도 연산 수요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캐나다, 멕시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으로 데이터센터가 옮겨갈 수 있고 그러면 미국이 AI가 처리하는 텍스트 단위인 토큰을 해외에서 공급받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동 지역은 전쟁이 끝나는 것을 조건으로 들었다.

그는 자신의 투자사에서 나타난 변화도 소개했다. 20명 규모 조직에서 AI 구독에 연간 약 4만~5만 달러를 쓰고 있으며 투자 업무와 미디어 제작을 자동화하면서 업무 속도가 빨라졌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얻는 활용 가치는 약 200만 달러라고 추산했다.

칼라카니스는 사용자가 작업을 맡기면 AI가 여러 단계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방식이 확산될수록 사용량도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신의 회사에서는 사용량 제한을 피하려고 직원들에게 고성능 맥 스튜디오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개인 컴퓨터에서 로컬 모델을 먼저 실행하고 필요할 때 외부 모델을 쓰겠다는 구상이다.

대화를 관통한 쟁점은 AI 수요의 존재보다 그 수요를 누가, 어떤 조건으로 충족하느냐였다. 출연진은 건설 제약이 기존 인프라 소유자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위험을 짚었고 협상을 통한 증설과 해외 이전, 로컬 모델을 서로 다른 대응 경로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