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마이클 모리츠는 창업자의 어린 시절을 묻는 이유를 한 가지 자질을 판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러 경험을 모아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 그는 가치 있는 것을 만드는 데 깊은 몰입이 필요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가족과 친구를 위한 시간이 줄고 관계가 상할 수 있다고 봤다.
  • 모리츠는 정보와 투자 자금이 널리 퍼진 지금의 벤처투자가 자신이 시작했던 시절보다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 AI가 일부 직종에 큰 혼란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사라지는 일자리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는 개인적 전망을 내놓았다.

창업자의 어린 시절을 묻는 이유

세쿼이아에서 창업자를 만날 때 모리츠는 성장 배경에 많은 시간을 썼다. 만나는 사람 중에는 스무 살이나 스물한 살인 이들도 있었으므로, 어린 시절은 그들의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다. 그는 대화에서 특정한 답을 찾기보다 서로 무관해 보이는 작은 단서들을 모아 한 사람의 모습을 그린다고 설명했다.

자주 던진 질문 중 하나는 과거로 돌아가 행동 하나를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겠느냐는 것이었다. 세쿼이아에서 면접한 한 사람은 이 질문에 눈물을 터뜨렸다. 이민자의 아들인 그는 열두 살 무렵 친구와 사탕을 훔쳤고, 아버지는 그를 가게로 데려가 사과하게 했다. 가족과 아버지에게 부끄러움을 안겼다는 기억이 오래 남아 있었다는 설명이다.

모리츠 역시 자신의 성장사를 돌아보며 부모의 말보다 일상적인 행동과 사건에 대한 반응이 자신에게 영향을 줬다고 했다. 나치 독일을 떠나 웨일스에 정착한 유대인 난민 부모는 과거를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위험을 경계하는 태도는 집 안에 남았고, 그는 그 분위기가 자신의 추진력과 끈기에 영향을 줬다고 해석했다. 다만 이런 내면의 성향이 평생 같은 강도로 드러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젊을 때의 강한 활동 강도는 여러 이유로 시간이 지나며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를 존경하면서도 경외하지 않은 이유

모리츠는 타임 기자 시절 애플에 관한 책을 쓰려고 휴직했다가 스티브 잡스의 프로필 기사 작성에 참여했다. 잡스는 자신이 타임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잡지가 선택한 것은 컴퓨터였다. 모리츠에 따르면 잡스가 싫어한 프로필은 편집 과정에서 악의적이고 불쾌한 어조가 됐다. 모리츠 자신도 결과에 실망했고, 이 일 이후 잡스와의 관계를 회복하지 못했다.

그는 잡스를 크게 존경하고 성취도 인정했지만 경외의 대상으로 보지는 않았다고 했다. 가까이서 알게 된 뛰어난 사람들에게는 성취와 장점뿐 아니라 결점도 보이기 때문이다. 잡스에게도 자신이 알고 있던 어두운 면이 있었다는 것이 모리츠의 설명이다.

몰입이 만드는 성취와 관계의 비용

모리츠는 회사뿐 아니라 책, 그림, 음악처럼 가치 있는 무언가를 만들 때 한 대상에 완전히 몰입하고 불필요한 방해를 차단하는 태도가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동시에 그 대가를 분명히 언급했다. 가족이나 친구와 보낼 시간이 부족해지고, 그 과정에서 상처받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

그가 사례로 든 화가는 거의 매일 그림을 그렸고, 여러 해 동안 크리스마스 하루만 쉬었다. 같은 모델들을 수십 년에 걸쳐 반복해서 그렸으며, 모델이 늦으면 크게 동요했다. 모리츠는 이런 삶에서 작품에 대한 집중과 다른 관계를 위한 시간의 부족을 함께 봤다. 자신이 세쿼이아를 이끌던 때도 일주일 내내 일이 삶의 중심이었다고 회고했다. 물러난 뒤에는 글쓰기와 다른 활동에 시간을 쓸 수 있게 됐지만, 한 가지에 완전히 빠져 있던 상태의 일부는 여전히 그리워한다고 했다.

기자 출신 투자자에게 기회를 준 세쿼이아

세쿼이아 창업자 돈 밸런타인은 1985년 무렵 기술 분야 경력이 없는 기자 출신 모리츠를 채용했다. 모리츠가 편지를 보낸 다른 벤처투자사들은 공학 학위도, 실리콘밸리 기업 근무 경험도 없는 그에게 어떤 일을 맡길지 모르겠다고 했다. 밸런타인은 기술 기업 운영 경력이 투자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 사례를 봤고, 다른 배경에서 성공한 투자자도 알고 있었다.

모리츠에 따르면 밸런타인은 정해진 방식으로 가르치기보다 사람을 일에 뛰어들게 했다. 그는 주변의 성공과 실패를 관찰하면서 자기 판단을 형성했다. 이후 세쿼이아를 이끌 때는 과거 성과에 기대지 않고 다음 투자의 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강조했다. 투자자에게 좋은 결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게 여겼다. 성과가 부진해도 운용사만 후한 보수를 받는 구조를 경계했다는 설명이다.

지금의 벤처투자가 달라진 조건

모리츠는 자신의 경험을 오늘날 초기 투자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인터넷 이전에는 현장 가까이에 있지 않으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기 어려웠다. 지금은 세계 곳곳의 투자자가 대체로 비슷한 정보에 접근한다. 초기 기업에 돈을 대는 개인과 소규모 조직, 대형 펀드도 늘었다.

그는 30~40년 전에는 투자자가 창업자와 가까운 관계를 맺을 여지가 더 컸지만, 오늘날에는 사이에 놓인 주체가 많아졌다고 봤다. 자신이 당시 창업 활동의 중심지에 들어갈 수 있었던 행운도 인정했다. 따라서 지금의 시장에서 자신이 똑같이 성공할지는 확신하지 않았다. 다만 창업자에게는 현재의 투자 환경이 좋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AI의 고용 충격에 대한 신중한 낙관

모리츠는 오늘날 일부 AI 기업의 성장 속도를 과거에는 거의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AI 전문가가 아니며, 기술의 부정적 가능성을 가볍게 보려는 뜻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AI가 특정 직종에 큰 혼란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는 없어지는 일자리보다 새로 생기는 일자리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의 큰 기술 발전도 분야별 충격과 침체를 동반했지만 장기적인 전체 고용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판단에 근거한 견해다. 아직 분류하기 어려운 새 일자리도 생길 수 있다고 봤다. AI가 글을 대량으로 만들어내기 쉬워진 만큼, 저자 고유의 목소리가 드러나는 뛰어난 글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도 밝혔다.

모리츠의 이야기는 뛰어난 창업자를 하나의 공식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그는 성장 과정의 여러 단서와 성취 뒤의 관계 비용을 함께 살피고, 자신이 성공했던 투자 환경과 오늘의 조건 사이에도 거리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