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대담 참가자들은 소비자가 단순히 일을 더 빨리 하기보다, 성가신 생활 업무가 처리되기를 원한다고 봤다.
  • 항공편 예약 같은 시연은 관심을 끌지만, 대담에서 소개된 사용자 대화에서는 이메일 정리와 서류 처리 같은 일상 업무가 더 자주 거론됐다.
  • AI가 먼저 행동하는 능력은 차별화 요소로 제시됐다. 다만 보험 변경처럼 사용자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결정에는 사전 허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 무료 서비스와 경쟁하는 스타트업에는 운영 비용이 부담이다. 한 참가자는 무료 제공 자체보다 소비자가 기꺼이 비용을 낼 만큼 가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데 주목했다.

성능 비교의 기준은 실제로 일을 끝내는가

개인용 AI 비서는 사용자의 요청을 받아 이메일, 일정, 예약 같은 일을 처리하는 서비스다. 대담에 참여한 데이비드는 여러 비서에게 같은 요청을 주고 결과를 비교하는 ‘Assistant Bench’를 만들었다. 시카고행 항공편 예약이나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채식 식당 찾기처럼 구체적인 과제를 제시하고, 한 번의 요청으로 일이 끝나는지, 추가 질문을 하는지, 얼마나 빨리 답하는지 등을 16개 항목에서 살핀다고 설명했다. 개발 과정의 기술 성능보다 소비자가 실제로 어떤 서비스를 써야 할지에 초점을 맞춘 비교다.

데이비드는 자신이 파악한 서비스가 여러 범주에 걸쳐 122개이며, 그중 26개를 직접 시험했다고 말했다. 범용 소비자 비서 외에도 여행·이메일에 집중한 제품과 기업의 업무를 돕는 제품이 있다. 다만 그가 참여하는 단체 대화방의 약 1,200명은 기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어서, 그곳의 사용 사례를 일반 소비자의 수요로 확대해 해석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화려한 예약보다 반복되는 생활 업무

그 대화방에서 여행은 네 번째로 많이 거론된 사용 사례였다. 항공편을 대신 예약하거나 체크인하는 일은 눈길을 끌지만 매일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데이비드가 소개한 첫 번째 관심사는 이메일함 정리와 서류 작성 같은 일상 관리 업무였다. 다른 관심사로는 여러 AI의 작업 조율과 개발 작업이 있었다.

금융 분야에서도 대담은 투자 수익을 내는 AI보다 이미 지출한 돈을 돌려받거나 비용을 줄이는 일에 주목했다. 참가자들은 지난 1년의 영수증을 검토해 의료비 계좌 환급을 신청하는 사례, 예약한 항공편의 가격이 내려가면 항공사에 여행 크레딧을 요청하는 사례를 들었다. 데이비드는 지인이 AI를 집의 스프링클러와 날씨 정보에 연결한 뒤 수도 요금이 50% 줄었다고 전했다. 이는 그가 소개한 개별 사례이지, 같은 절감 효과가 일반적으로 재현된다는 근거는 아니다.

사용 방식과 선제적 행동의 경계

비서와 만나는 방식도 하나로 정해지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기존 문자 대화, 별도 앱, 음성, 몸에 지니는 기기 등을 논의했다. 데이비드는 자전거로 출근하는 30분 동안 ChatGPT 음성 기능으로 이메일을 분류하고 답장을 보내며 일정 초대를 처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손이 바쁜 상황에서 말로 일을 맡길 수 있다는 점을 유용하게 봤다. 반면 카메라와 마이크를 갖춘 착용형 기기가 하루의 맥락을 포착하려면 주변 사람들의 사생활에 관한 기대도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더 큰 차이는 비서가 요청을 기다리는지, 먼저 움직이는지에 있다. 데이비드는 선제성이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고 봤지만 행동의 종류를 구분했다. 이메일 초안을 만들거나 항공편 가격 인하에 따른 크레딧을 챙기는 일과, 사용자의 보험을 다른 상품으로 바꾸는 일은 다르다. 후자는 사용자에게 직접 영향을 주므로 먼저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 경계를 한 번 넘으면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단체 대화에 AI를 넣는 방법도 같은 문제를 드러낸다. 대화에 끼어드는 비서는 거슬릴 수 있다. 데이비드가 소개한 한 접근법은 AI가 대화 내용을 조용히 정리하고, 처리할 일이 생기면 해당 사람에게 별도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이다. 참가자들은 비서가 사람처럼 대화하는 것보다 모임에 필요한 실무를 처리하는 편이 유용할 수 있다고 봤다.

작은 시장의 전문성과 유료 서비스의 조건

대담에서는 현재 소비자용 비서가 기존 에이전트 도구를 미리 설정해 쓰기 쉽게 만든 형태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왔다. 여기서 ‘에이전트’는 지시받은 작업을 돕는 비서보다 넓게, 상황에 따라 스스로 행동하는 시스템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앞으로는 특정 사용자의 생활이나 지역에 집중하는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대담 참가자는 이런 전문화의 근거로 취향, 해당 분야의 지식, 독자적인 데이터를 꼽았다. 범용 비서에 연결되는 전문 서비스가 될 가능성도 열어뒀다.

가격은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다. 데이비드가 살펴본 122개 서비스 중 65개는 유료 요소가 있었고, 이 가운데 35개는 전면 유료, 30개는 일정 한도 이후 결제하는 방식이었다. 무료 서비스는 13개라고 했다. 다른 참가자는 기능을 폭넓게 제공하면 사용자 한 명당 하루 약 20달러가 든다는 자체 추정치를 제시했다. 그는 브라우저를 대신 조작하는 작업의 비용이 낮아질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비용이 내려갈 시점에 기대어 사업을 시작하는 데는 위험이 있다고 봤다.

그가 제시한 유료 서비스의 기준은 무료 서비스와의 가격 경쟁이 아니었다. 소비자가 월 1,000달러를 내고 싶어 할 만큼 매력적인 비서가 무엇인지 찾자는 문제 제기였다. 실제로 그런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실적이나 수요 조사가 제시된 것은 아니다.

AI가 대신 사는 시장의 이해관계

비서가 예약과 구매까지 맡으면 기존 플랫폼의 이해관계도 달라질 수 있다. 참가자들은 대담 당시 Shopify가 Muse를 받아들이고 Amazon은 막았다고 언급하며, AI가 쇼핑의 진입점이 될 때 광고와 충동구매에 기대는 방식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논의했다. 이어 식당 예약처럼 자리가 제한된 시장에서는 AI가 모두에게 같은 속도로 예약을 시도할 경우 식당의 배정 기준이나 예약 방식이 바뀔 수 있다고 추측했다. 반대로 판매자가 구매자의 요청을 놓고 경쟁하는 방식도 가능성으로 거론됐다.

다만 AI가 사용자의 취향을 충분히 아는지도 과제다. 데이비드는 ‘흰 양말을 사 달라’는 요청만으로는 수많은 상품 가운데 어떤 것을 원하는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추천과 광고가 사라질 것이라고 단정하기보다, 구매를 대신하는 AI에게 그 기능이 어떻게 바뀔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논의였다.

대담이 보여준 유료 AI 비서의 조건은 특정 가격이나 기능 하나로 정리되지 않는다. 반복되는 일을 실제로 처리하고, 사용자의 취향을 이해하며, 허락이 필요한 순간을 구별해야 한다. 참가자들이 제시한 사례와 전망 사이에는 아직 검증해야 할 거리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