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인텔 전 CEO 팻 겔싱어는 기술 기업의 핵심 결정을 재무 지표만으로 내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 그는 엔비디아의 GPU 소프트웨어와 TSMC의 위탁생산 모델을 인텔이 충분히 중시하지 못한 사례로 들었다.
- AI 인프라 투자에는 전력 공급이 제약으로 작용하며, AI의 경제적 가치를 키우려면 토큰당 비용과 에너지를 크게 낮춰야 한다고 봤다.
- 러버블 CEO는 AI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서 나아가 결제·보안·호스팅과 사업 운영까지 지원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인텔이 놓친 기술 판단
겔싱어는 자신이 입사하던 시절 인텔의 경영진이 기술에 깊이 관여했다고 회고했다. 이후 사업·재무 중심의 리더십이 강해지면서 기술의 방향을 판단하고 기술 인력을 키우는 능력이 약해졌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그는 반도체 투자의 경제성이 당장 좋아 보이지 않더라도 기술 추세를 보고 결정해야 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 사례로 공장 투자와 극자외선(EUV) 장비 도입을 들었다. 그가 인텔에 복귀했을 때 회사는 오랫동안 새 공장을 짓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복귀 전 5~6년 동안 주주에게 약 1,000억 달러를 돌려줬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는 그가 기술 투자 여력을 돌아보며 제시한 수치다.
GPU와 위탁생산이 바꾼 경쟁 구도
겔싱어에 따르면 인텔은 CPU가 강세이던 시절 엔비디아의 GPU를 주로 그래픽용 장치로 여겼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GPU를 활용하는 소프트웨어인 CUDA를 세대마다 개선했고, 연구자들이 그래픽 밖의 고성능 컴퓨팅 작업에도 GPU를 쓰기 시작했다. 그는 GPU가 범용 연산 플랫폼으로 받아들여진 점을 전환점으로 봤다. 인텔도 x86을 활용해 비슷한 방향을 시도한 래러비 프로젝트가 있었지만, 그의 첫 퇴사 직후 중단됐다고 말했다.
TSMC는 여러 기업의 칩을 대신 생산하는 파운드리를 목표로 삼았다. 반면 인텔은 자체 설계와 생산을 결합했고, 외부 기업이 공정을 폭넓게 이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하지 않았다. 겔싱어는 TSMC가 설계 도구와 생산 공정을 연결하는 체계를 갖추고 꾸준히 투자한 반면, 인텔은 당시 규모가 작아 보이던 위탁생산 시장을 중시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애플이 주요 고객이 되면서 TSMC의 생산 역량도 더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애플의 자체 반도체 개발에 대해서는 단번에 공급업체를 바꾼 결정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겔싱어는 애플이 작은 칩 개발부터 내부 역량을 쌓았고, 과거 인텔 칩으로 전환할 때도 운영체제를 이미 여러 차례 이식하며 준비하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애플이 기기 설계와 반도체 설계를 함께 최적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했다.
AI 투자에는 전력이라는 제약이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과열됐느냐는 질문에 겔싱어는 전력 확보가 설비 확장의 상한이라고 답했다. 전기가 없다면 GPU를 사거나 데이터센터를 짓기 어렵다는 논리다. 그는 AI가 공급망·금융·물류 등에 활용될 잠재력을 낙관하면서도, 현재는 토큰당 비용과 에너지 사용량이 지나치게 높다고 말했다. 이를 약 다섯 자릿수 규모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달성된 성과로 말하지는 않았다.
기업 가치에 대해서도 매출과 이익률이 있는 AI 기업들이 존재한다고 평가하면서, 가치평가 배수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봤다. 그가 내다본 장기간의 AI 인프라 확대 역시 순탄한 성장 경로라는 뜻은 아니었다.
러버블은 제작 이후의 단계를 겨냥한다
러버블 CEO는 서비스 출시 약 20개월 동안 플랫폼에서 5,000만 개가 넘는 앱이 만들어졌고, 매주 약 100만 개의 새 프로젝트가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용자의 약 20%는 기술 배경이 있으며 나머지 약 80%는 비기술 이용자라는 설명이다. 그는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이 없는 사람도 제품을 만들 수 있지만, 제품 제작 이후에는 결제, 이메일, 보안, 다른 도구와의 연결, 운영이라는 과제가 남는다고 말했다.
러버블은 이런 작업을 위한 기본 구조와 보안 점검을 제공한다고 CEO는 설명했다. 진행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Founder University의 담당자가 러버블로 내부 시스템을 4~8시간 만에 만들었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과거라면 큰 비용 때문에 승인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그의 비교는 해당 조직의 경험과 추산이다. 진행자는 데이터 유출을 우려해 러버블 측과 보안을 검토했다고도 말했다.
맞춤형 도구와 기존 서비스의 공존
러버블 CEO는 한 기업이 간호사 교육 프로그램의 관리·일정·자격 관련 도구를 만들고, 내부 도구 10개 이상을 맞춤형 앱으로 대체한 사례를 전했다.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을 절감한다는 수치도 그의 설명에 따른 것이다. 기존 제품이 특정 업무 요건에 맞지 않을 때 맞춤형 소프트웨어가 유용하다는 주장이다.
그렇다고 모든 기존 서비스를 대체한다고 보지는 않았다. 그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 제품군과 슬랙 등을 러버블 앱에 연결하거나, 세일즈포스·허브스팟 같은 서비스를 유지한 채 그 위에 맞춤형 화면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때 누가 어떤 데이터에 접근하는지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러 AI 모델을 쓰되, 무엇을 만들지는 사람이 정한다
러버블은 요청에 따라 여러 회사의 상용 모델과 공개 가중치 모델을 선택해 사용한다고 CEO는 말했다. 모델이 어떤 도구를 호출하거나 연동을 구성할 때 저지르는 실수를 살펴보고, 고객에게 영향이 큰 문제부터 개선한다는 설명이다. 자체 모델을 활용하는 경우에도 비용만을 이유로 품질이 떨어지는 모델을 고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진행자는 서로 다른 직원들이 같은 내부 시스템을 별개로 만든 경험을 소개했다. 러버블 CEO는 여러 접근을 빠르게 시험하고 좋은 기능을 합치거나 비교 실험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AI가 첫 시도에서 정교한 결과물을 만들더라도, 무엇을 만들고 어떤 실험을 할지 정하는 일에는 여전히 사람의 판단과 적절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대담은 AI가 소프트웨어의 제작과 운영을 바꾸는 과정에서도 기술 투자, 전력, 보안, 제품 방향 같은 제약과 판단이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