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티나 실리그는 태어난 환경이나 건강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을 ‘운명’으로, 자신의 행동이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회를 ‘행운’으로 구분한다.
  • 기회를 붙잡으려면 가치관,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 위험 감수 범위를 먼저 살펴야 한다.
  • 도움을 구할 때는 상대가 쉽게 응할 수 있도록 요청을 작게 만들고, 다른 사람을 돕고 감사를 표현해야 한다.
  • 작은 실험으로 시작해 성과를 이어 가되, 실패에서 배운 점을 기록해야 한다. 행운의 결과는 여러 해가 지난 뒤에 드러나기도 한다.

행운을 붙잡기 전에 점검할 것

실리그는 행운을 바람에 비유한다. 바람을 알아차리기만 하는 사람도 있고, 기회가 이끄는 대로 움직이는 사람도 있다. 그가 제안하는 모습은 직접 기회를 찾아 나서고 방향을 조정하는 범선이다. 다만 배를 움직이기 전에 배 자체를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는 가치관이다. 실리그는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입사한 의료기술 스타트업에서 경쟁사 주최 행사에 참석한 경험을 들었다. 대표의 요청에 따라 소속 회사를 밝히지 않고 스탠퍼드 출신이라고만 소개했다가, 의심을 품은 행사 관계자들에게 추궁을 받았다. 그는 어떤 요청을 받아들이고 거절할지 미리 생각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고 돌아봤다. 자신의 행동이 공개돼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점검하고, 판단을 상의할 사람을 두며, 필요할 때 떠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라는 설명이다.

둘째는 스스로에 대해 믿는 이야기다. 실리그가 학생들에게 장래에 이루고 싶은 일을 이력서 형식으로 쓰게 했을 때, 비슷한 프로그램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의 목표는 한 나라의 대통령부터 제품 관리자까지 달랐다. 그는 두 목표 모두 타당하지만, 각자가 자신에게 허용한 활동 무대의 크기가 달랐다고 봤다. 실리그 자신은 대학 시절 교수가 과제에 남긴 ‘과학자처럼 생각한다’는 평가가 이후 진로를 바라보는 방식에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셋째는 위험 감수 범위다.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단순히 나눌 수는 없다. 발표에 따르는 사회적 위험,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는 지적 위험, 창업이나 투자에 따르는 재정적 위험은 서로 다르다. 실리그는 자신의 부담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준비한 뒤 익숙한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창업자도 위험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줄이려 한다는 것이 그의 관찰이다.

도움을 구하고 관계를 쌓는 방식

실리그는 혼자서 행운을 만들 수 없다고 말한다. 출발점은 원하는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그는 협업 상대에게 연락하려는 학생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지, 왜 연락했는지 밝히고 1~2분이면 답할 수 있는 작은 요청을 담으라고 조언했다. 답이 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여러 사람에게 요청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리그 자신도 대학원에 들어가기 전 연구 보조원 자리를 구하려고 스탠퍼드의 신경과학 교수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거의 모두가 거절했지만, 한 사람이 편지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면서 연락이 이어졌고 산소포화도 측정기 시험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처음부터 예상했던 자리는 아니었다.

관계는 요청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그가 소개한 한 태양광 패널 판매원은 방문한 가정에서 히트펌프를 찾는 사람이 있으면 동네 설치업자를 추천했다. 이후 설치업자도 태양광 패널을 찾는 사람을 그에게 소개했고, 두 사람은 서로 고객을 연결했다. 실리그는 상대에게 가치가 있으면서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일을 찾는 사례로 이를 들었다.

감사도 행동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리그는 자신의 진로에 영향을 준 교수에게 수업을 들은 지 20년 뒤 감사 편지를 보냈다. 다시 약 20년이 지난 뒤, 교수의 손녀로부터 그 편지 일부가 장례식에서 낭독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도움의 의미를 전하는 일이 관계에 오래 남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경험이었다.

작은 실험에서 다음 기회로

기회를 찾는 다음 단계는 여러 가지를 직접 시도하는 것이다. 실리그의 지인인 사진작가 캐서린 에머리는 가족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에서 메인주의 시골 지역으로 이주한 뒤 일을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는 식당과 커뮤니티 공간에 임시 촬영 자리를 마련할 수 있는지 물었고, 세 곳에서 허락을 받았다. 평소보다 낮은 50달러에 인물 사진을 찍고 해당 장소의 직원에게는 무료 사진을 제공했다.

이후 딸의 학교에 촬영 소식을 알리자 42명이 연락했다. 그다음 주, 에머리가 일하고 싶어 하던 단체 중 하나가 전문 사진작가를 찾는다는 공지를 올렸고 아홉 명이 그를 추천했다. 실리그에 따르면 한 달 안에 처음 목록에 적었던 일곱 단체 모두가 연락했다. 어떤 시도가 통할지 미리 알 수 없기에 작은 실험을 해봐야 한다는 사례다.

실리그는 첫 성과가 생기면 거기서 멈추지 말라고 했다. 일본에 살던 올리버는 행운에 관한 실리그의 강연을 본 뒤 연락했고, 통화 후 감사 메시지와 함께 책 작업을 도울 방법을 정리해 보냈다. 제안한 항목이 정확히 필요한 일은 아니었지만, 실리그는 그의 주도성에 관심을 갖고 책의 연구 보조원으로 고용했다. 함께 일하며 들은 그의 경험은 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실패와 긴 시간의 효과

모든 실험이 성공하지는 않는다. 실리그는 개인적·직업적·학업적 실패를 적는 이력서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무엇을 잘못했고 무엇을 배웠는지 기록하면 같은 실패를 반복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다. 실패를 곧 삶 전체가 끝나는 일처럼 받아들이면 시도 자체를 피하게 된다. 다만 위험의 정도가 모두 같다는 뜻은 아니다. 실리그는 실제 신체적 위해가 따를 수 있는 행동과 대개 회복할 수 있는 실패를 구분했다.

행운은 짧은 기간에만 평가할 수도 없다. 약 20년 전 가족과 함께 간 여행이 예상과 다르게 진행됐을 때, 실리그는 여행을 이끌던 담당자를 비난하는 대신 도우려 했다. 약 15년 뒤 그 담당자는 실리그의 현재 직책을 맡을 사람을 평가하는 팀에 있었다. 실리그는 채용 후 몇 달이 지나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 담당자는 당시 실리그의 배려를 기억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실리그는 이 경험을 오늘의 선택이 오랜 시간이 지난 뒤의 기회와 이어질 수 있다는 사례로 제시했다.

실리그가 제시한 배 만들기, 동료 모으기, 돛 올리기는 반드시 순서대로 끝내야 하는 단계가 아니다. 그는 질의응답에서 기회를 찾는 도중에도 가치관을 다시 살피고 위험 감수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연 전반의 행운은 막연히 바라서 얻는 결과가 아니라, 준비하고 관계를 맺고 시도하며 결과에 대응하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