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딜런 필드 피그마 CEO는 코딩이 쉬워질수록 소프트웨어의 차별화 요소가 디자인, 브랜드, 마케팅의 관점으로 옮겨간다고 주장했다. 엔지니어가 필요 없어졌다는 뜻은 아니다.
- 그는 AI가 제작의 진입장벽을 낮췄지만, 창작의 최고 수준을 끌어올리는 주체는 여전히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 모델의 성능 향상과 제품의 완성도는 다르다. 전문 사용자의 작업 흐름을 세밀하게 지원하는 능력이 소프트웨어 기업의 경쟁력으로 남는다는 설명이다.
- AI로 초안을 만들고 사람이 직접 수정하는 과정을 빠르게 오갈 수 있어야 한다. 필드는 AI에 생각을 맡기는 것보다 AI로 이해와 창작의 범위를 넓히는 데 의미를 뒀다.
코드가 쉬워질수록 관점이 중요해진다
필드는 All-In Podcast 대담에서 현재의 변화를 디자인이 새로운 코드가 되는 과정으로 설명했다. 코딩 모델이 발전하면서 프로그래밍의 성격이 달라지고, 제품을 구별하는 가치가 그 위의 층위로 이동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피그마에도 여전히 엔지니어가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여기서 디자인은 화면을 보기 좋게 만드는 일에 한정되지 않는다. 필드는 디자인을 창의성과 문제 해결의 결합으로 본다. 사용자의 필요를 해결하면서도 창의적인 방식으로 연결되고, 브랜드와 마케팅, 문화, 사업상의 문제까지 함께 고려하는 작업이다.
필드가 제시한 경쟁 환경은 제작량과 사용량의 불균형이다. 그는 앱 공급은 급격히 늘어나지만 사람들이 사용하는 앱의 양은 정체돼 있다고 말했다. 이 설명대로라면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관심을 얻기는 어려워진다. 무엇을 만들고 어떤 경험과 감정을 전달할지에 관한 관점이 더 중요해진다.
그는 특히 관점을 갖는 일이 자주 빠진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은 합의에서 벗어난 생각을 드러내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 하지만 누구나 비슷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환경에서는 그 불편함을 감수한 선택이 차이를 만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모델의 발전이 곧 제품의 발전은 아니다
대담에서는 앤트로픽의 Claude Design이 피그마에 미친 영향도 다뤘다. 진행자가 이를 양사의 공동 발표처럼 소개하자 필드는 관계를 바로잡았다. 피그마는 앤트로픽과 협력하고 MCP라는 연결 기능을 제공했지만, Claude Design은 앤트로픽이 별도로 발표한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필드는 당시 의사소통 방식에는 놀랐지만, 사업에 유의미한 영향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 경험을 경쟁 제품의 성공이나 실패에 대한 단정으로 연결하지는 않았다. Claude Design은 여러 디자인 영역을 다루는 폭넓은 제품이므로 어떤 분야에서는 성과를 내고 다른 분야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그가 강조한 구분은 모델의 진전과 제품의 진전을 혼동하지 않는 것이다. 피그마는 오랜 시간 사용자의 작업 흐름을 다듬었고, 여전히 개선할 부분이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용 디자인 도구에는 작업 목적과 상황에 맞는 조작 방식, 세부적인 사용감이 필요하다. 필드는 이를 악기의 감각과 작동 방식을 맞추는 일에 비유했다.
이 논리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인 SaaS의 전망에도 이어졌다. 모든 SaaS 기업이 안전한 것도, 모두 사라질 것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특정 사용자를 깊이 이해하고 그들을 위해 제품을 만드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봤다.
사례로는 Cursor를 들었다. 자체 모델을 보유하기 전부터 모델 개발사들의 경쟁을 받았지만, 사용자를 집요하게 이해하고 고객에게 필요한 선택을 하면서 성장했다는 평가다. 필드는 이를 응용 소프트웨어 기업에도 성장할 여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했다.
AI는 진입장벽을 낮추지만 최고 수준은 사람이 높인다
필드는 과거 피그마 사용자 행사에서 AI가 창작의 최고 수준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제는 그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그의 구분은 이렇다. AI는 코드, 영상, 움직임, 디자인 등 디지털 제작에 참여하는 문턱을 낮춘다. 더 많은 사람이 무언가를 만들 수 있게 한다. 반면 지금까지 보지 못한 결과물을 만들어 최고 수준을 높이는 것은 시간을 들이고 과감하게 시도하는 창작자와 디자이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작업에 독창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아니다. 필드는 평균적인 결과로 충분한 과제와, 최소 기준을 넘어 세심하게 만든 결과가 필요한 과제를 구분했다. 작업의 목적에 따라 요구 수준이 달라진다는 조건이 붙는다.
새 모델이 나올 때의 반응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했다. 처음에는 추천 피드에 뛰어난 결과물이 모이면서 모델이 모든 것을 해낼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면 사람들은 그 모델이 반복하는 표현과 형식을 알아보고 익숙해진다. 처음의 놀라움이 사라지면 그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가 다시 문제가 된다.
필드는 수학이나 사이버보안 같은 분야에 비해 창의성과 디자인에서 모델의 발전은 점진적이라고 평가했다. 결과가 맞는지 명확히 검증하기 어려운 분야라는 특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추정했으며, 앞으로도 반드시 그럴 것이라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AI 초안과 직접 편집을 오가는 작업 방식
필드는 AI로 제작을 시작하는 데 긍정적이다. 빈 화면 앞에서 출발하는 부담을 줄이고, 눈앞의 결과물에 반응하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찾아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머릿속에 분명한 구상이 있을 때다. 이를 온전히 AI에 맡기면 결과는 모델이 만들어내는 패턴을 거쳐 나온다. 따라서 자신이 원했던 모습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피그마가 지향하는 방식은 AI 생성과 직접 편집 사이를 빠르게 오가는 것이다. 코드를 캔버스에서 다룰 수 있는 재료로 만들고, 먼저 만들어보며 생각하거나 손으로 조작하며 구체화하는 작업을 모두 지원하려 한다.
필드는 Figma Design의 생성 도구와 셰이더, 화면 표현 효과를 만드는 기능도 언급했다. 또 다른 제품인 Weave는 노드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한 모델의 출력을 다른 입력에 이어 붙일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핵심은 AI로 생성하는 것 자체보다 생성물을 원하는 형태로 빚을 수 있는 수단을 갖추는 데 있다. 그는 Weave 사용자들의 영상과 사진 작업을 그 사례로 들었다.
생성물이 늘어날수록 신뢰도 작업의 일부가 된다
필드는 조직 안에서도 AI가 만든 자료를 대하는 피로가 생긴다고 말했다. 발표 자료를 받았을 때 작성자가 내용을 읽었는지,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고 있는지조차 의심하게 된다는 것이다.
피그마는 글쓰기에 AI를 사용했다면 문서 맨 위에 그 사실을 표시하도록 했다. 필드는 이 간단한 규칙을 자료를 처리하는 데 시간을 쓸 만한지 판단하고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장치로 설명했다.
그가 보는 신뢰의 다른 경로는 직접 손을 대는 작업이다. 결과물을 생성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의도를 담아 고치고 다듬는 과정이 중요해진다는 뜻이다. 독창성뿐 아니라 결과물에 얼마나 주의를 기울였는지도 AI 시대의 제작에서 따져야 할 요소로 본다.
불확실성이 끝난 뒤 팀의 방향을 다시 맞추다
대담에는 어도비의 200억 달러 피그마 인수 계약이 성사되지 않은 뒤의 조직 운영도 등장했다. 필드가 회고한 직원들의 첫 반응은 안도감이었다. 어도비에 가지 않게 돼서라기보다, 16개월 동안 이어진 심사와 불확실성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심사 중에도 개발과 제품 출시를 계속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거래가 어떻게 끝나든 회사가 정상적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직원들에게 다시 스타트업의 속도로 일하게 될 것임을 알렸다. 지쳤거나 어도비에서 일할 것을 기대하고 입사해 그 방향을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몇 달치 급여를 받고 떠날 선택지를 줬다. 재지원은 6개월 뒤부터 가능하도록 했다. 필드에 따르면 이를 택한 비율은 작았고, 일부는 다른 진로로 전환했다. 그는 이 과정을 조직과 개인 모두에게 건강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생각을 대신 맡기는가, 할 수 있는 일을 넓히는가
필드는 AI 사용에서도 서로 다른 방향을 봤다. 하나는 생각을 AI에 맡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AI를 통해 세상을 더 잘 이해하고 전에는 배우기 어렵거나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 시도하지 못했던 일을 해보는 것이다. 그가 관심을 두는 쪽은 후자다.
창의적인 디지털 작업의 사례로는 사용자가 다른 곳으로 갔다가 돌아올 때마다 조금씩 훼손되는 웹페이지를 들었다. 피그마에 보내는 편지 형식의 페이지였고, 그는 주의력이라는 주제를 웹페이지의 작동 방식으로 표현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도구가 무엇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지를 넘어, 창작자가 어떤 의도를 경험으로 구현하는지가 드러나는 사례다.
필드의 주장을 관통하는 것은 제작 능력의 확대와 판단의 역할을 구분하는 태도다. AI가 시작을 쉽게 만들어도 사용자의 문제를 정의하고, 관점을 세우고, 결과를 다듬는 일은 남는다. 그가 말하는 디자인의 가치는 바로 그 과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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