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YC CEO 개리 탄은 회복탄력성을 무조건 버티는 태도가 아니라 상황을 살피고 배우며 필요하면 방향을 바꾸는 능력으로 설명했다.
- 탄은 자신의 스타트업에서 하루 20시간씩 일하며 핵심 개발을 도맡았고, 제품이 시장의 반응을 얻은 뒤에도 팀에 일을 맡기는 역할로 전환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 그는 창업자가 어려움을 숨기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는 소규모 동료 집단이 필요하다고 봤다.
- AI가 소프트웨어 제작을 돕는 환경에서는 사용자의 필요를 이해하고 결과물을 판단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게 탄의 견해다.
회복탄력성은 같은 일을 반복하는 힘이 아니다
스탠퍼드의 창업자 회복탄력성·웰빙 프로그램 대담에서 탄은 끈기만으로 회복탄력성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방법을 몇 달째 반복해도 진전이 없다면 다른 시도가 필요하다. YC가 창업자에게 사업 방향 전환을 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가 본 실패의 한쪽에는 원하는 성과를 곧바로 얻지 못해 포기하는 태도가, 다른 쪽에는 상황이 달라졌는데도 같은 일을 계속하는 태도가 있다.
탄은 회복탄력성의 또 다른 조건으로 공동체를 꼽았다. 성과를 과시해야 하는 자리에서는 창업자가 실제 어려움을 말하기 어렵다. YC는 창업자들을 소규모 그룹으로 모아 한 주의 좌절과 성과를 공유하게 한다. 탄에 따르면 일부 그룹에서는 한 회사가 첫 월 1만 달러 고객을 확보한 일이 다른 창업자들의 시도에도 자극이 됐다. 다만 그는 이런 변화가 모든 그룹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며, 그 차이를 설명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제품이 성장할 때 드러난 창업자의 한계
탄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자신의 스타트업에서 수면을 줄이기 위해 모다피닐을 사용하고 하루 20시간씩 일했다고 밝혔다. 디자인과 프런트엔드·백엔드 개발, 운영 업무까지 맡았다. 그는 결국 번아웃을 겪었고, 제품·시장 적합성, 즉 제품이 시장에서 반응을 얻은 시점에도 다른 구성원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조직을 이끄는 역할로 바뀌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어린 시절 형성된 갈등 대응 방식도 사업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의견을 억누르다가 한꺼번에 폭발하는 일이 동료 디자이너와 공동창업자와의 관계에서 반복됐다는 것이다. 공동창업자와는 제품을 무료 그룹 서비스로 만들지, 유료화할지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 그 회사 포스터러스는 뒤에 트위터에 2,000만 달러에 매각됐지만, 탄은 당시 자신이 공동창업자를 제대로 돕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인스타그램이 출시된 날 포스터러스의 성장세가 멈췄다는 것도 그의 회고다. 그는 이 경험을 돌아보며 창업 초기에 혼자 해내던 방식이 조직을 키워야 할 때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자기 이해를 업무의 일부로 본 이유
탄은 힘든 어린 시절의 영향이 스탠퍼드에 입학하면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AI의 사전 학습에 비유했다. 과거에 형성된 반응을 없앨 수는 없어도 이후의 선택은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오랜 치료를 거치며 그는 얼굴이 뜨거워지는 순간을 자신의 반응 신호로 알아차리고, 이전과 다른 선택을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웰빙은 사업과 떨어진 문제가 아니다. 창업자가 자신과 팀의 상태를 더 잘 파악하면 의사소통, 채용, 의사결정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탄의 주장이다. 그는 창업 초기에 규모를 생각하지 않고 직접 해야 하는 일이 있지만, 시장의 반응을 얻은 뒤에는 위임과 관리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가 코드를 만들수록 중요해지는 판단
탄은 최근 AI 코딩 도구인 클로드 코드를 사용해 9일 동안 약 4만 줄의 코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직접 작성한 코드는 한 줄도 없었지만, 생성된 코드를 읽고 설계 방향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물이 과거 자신이 엔지니어 약 12명과 2년, 500만 달러를 들여 만든 코드베이스보다 낫다는 평가는 탄 자신의 판단이다.
이 경험을 근거로 그는 소프트웨어 제작에서 기술 자체보다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하는 능력과 결과물을 평가하는 감각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YC 지원자가 AI 도구와 나눈 개발 대화 기록을 선택적으로 제출할 수 있게 한 것도, 탄의 설명에 따르면 학력이나 인맥 외에 문제를 이해하고 풀어 가는 방식을 보려는 시도다.
접근 기회와 선발 기준
탄은 자신이 2008년 YC에 참여했을 때 받은 지원금이 1만 2,000달러였다고 말했다.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그 정도 금액으로 창업에 뛰어들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YC가 이후 지원금을 늘렸으며, 지원에 기존 실적이나 인맥이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그는 YC 선발이 완전한 능력주의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고 인정했다. 자신의 견해로는 면접 기회를 넓히면서도 선발 기준은 유지해야 한다. 그는 한 기수 지원자의 99.3%가 선발되지 않고, 합격자 가운데 약 절반은 이전에 탈락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전 탈락 경험이 있는 합격자들의 평균 탈락 횟수는 세 번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반복 지원자의 성과가 첫 지원 합격자와 어떻게 다른지는 아직 확인해 봐야 할 문제로 남겼다.
탄의 경험에서 회복탄력성은 고통을 오래 견디는 능력만을 뜻하지 않는다. 자신의 반복되는 반응을 알아차리고, 동료에게 현실을 말하며, 사업 단계가 바뀔 때 일하는 방식도 바꾸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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