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글렌 포겔 부킹홀딩스 CEO는 AI를 여행자와 숙박업체 등 파트너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구로 본다.
  • 프라이스라인의 AI 여행 도우미 페니는 복잡한 일정 계획에 쓰이고 있지만, 포겔은 전체 사업에서 이용 규모가 아직 작고 운영 비용과 장기 수익도 더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 그는 여행 중 문제가 생겼을 때 여러 예약을 함께 조정하는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예측해 변경을 제안하는 기능은 목표로 제시했다.
  • 숙박 목록과 사업 규모는 현재의 경쟁 우위가 될 수 있지만, 포겔은 혁신으로부터 회사를 영구히 보호하는 ‘해자’는 없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붐을 겪은 경영자의 AI 전망

포겔은 2000년 프라이스라인에 합류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당시 회사는 인터넷 기업에 대한 기대가 꺾이면서 시가총액이 약 9개월 사이 수백만 달러가 아닌 수억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가가 1달러 안팎까지 내려가 상장 유지가 위태로웠고, 회사는 주식 병합을 했다. 포겔은 그 뒤에도 회사에 남았다.

그는 지금의 AI 열기에서 1990년대 말 인터넷 붐과 비슷한 낙관론을 본다. 투기적 호황은 자금과 인력을 끌어들여 혁신을 낳지만 실망과 손실도 뒤따를 수 있다는 견해다. 다만 당시 인터넷 기업과 현재 AI 기업의 성공·실패 비율이 같을지는 예측하지 않았다.

창업자가 회사를 계속 운영할지 매각할지에 대해서도 일률적인 답을 피했다. 사업의 미래에 대한 경영진과 투자자의 확신, 창업자가 이루려는 목표, 각자의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프라이스라인 역시 과거에는 인수 제안을 반겼을 시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여행 계획에서 AI가 맡을 일

포겔은 여러 도시와 가족 구성원의 요구를 맞춰야 하는 여행 계획을 AI가 도울 수 있다고 봤다. 사람이 요청을 이해하고 선택지를 찾는 여행 상담원처럼, AI 에이전트가 일정과 예약 조건을 검토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용자가 직접 결정하거나 제안을 확인할 여지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프라이스라인의 AI 도우미 페니에 가족의 유럽 여행 조건을 입력한 경험을 소개했다. 가족마다 원하는 항공 좌석이 달랐고, 한 명은 다른 도시로 돌아가야 했다. 도착 도시에서 숙박한 뒤 이동할지, 항공 마일리지를 쓸지 현금으로 결제할지도 검토해야 했다. 포겔에 따르면 페니는 항공사별 마일리지 보유량을 되물으며 선택지를 좁혔다. 이는 그가 직접 사용해 본 사례이지, 모든 여행 계획을 자동으로 끝낸다는 뜻은 아니다.

여행 중에는 날씨나 기계 문제로 한 예약의 변경이 다른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포겔은 이런 상황에서 여러 예약을 조정할 단일 연락 창구를 원한다고 말했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이를 예측하고 변경을 제안하는 시스템은 앞으로 이루려는 목표로 설명했다.

사용량 증가와 사업성은 별개의 문제

진행자는 사전 대화에서 들은 수치를 바탕으로 최근 몇 달간 페니 이용이 매달 두 배로 늘었다고 언급했다. 포겔은 긍정적인 지표가 있더라도 절대 이용 규모는 아직 작다고 답했다. 회사 전체의 여행 예약 규모에 비해 재무 수치에 드러날 정도는 아니며, 현재 페니를 전면적으로 밀고 있지도 않다고 했다.

그가 확인하려는 것은 한 건의 여행 예약을 돕는 데 드는 비용과 그에 따른 수익이다. AI와 여러 차례 대화할 때 얼마나 많은 토큰을 쓰는지, 어떤 작업에 어떤 모델을 쓰는 것이 적절한지 살펴야 한다. 이용자가 다시 돌아오는지, 장기적인 고객 가치가 높아지는지도 아직 알아봐야 할 항목으로 꼽았다.

고객 지원에서는 AI가 대기 시간을 줄이고 문의를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겔은 고객 문의 한 건당 지원 비용이 내려가고 만족도는 올라갔다고 말했지만, 진행자가 제시한 ‘약 10% 절감’ 수치를 확인해 주지는 않았다. 사람과 대화하기를 원하는 고객도 있어 AI 처리와 사람의 지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투자, 공급업체 관계, 규제

포겔은 올해 약 7억 달러를 여러 분야에 투자한다고 설명하면서, 이를 전부 AI 투자로 분류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회사에 재투자해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는지 먼저 보고, 인수 기회를 검토한 뒤에도 자금을 더 잘 쓸 곳이 없다면 주주에게 돌려준다는 것이 그의 자본 배분 원칙이다.

그는 부킹홀딩스의 대체 숙박 사업이 거래 규모 기준으로 에어비앤비의 약 4분의 3에 이르며, 최근 5년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한 성장률도 에어비앤비보다 높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숙박 목록의 규모만으로 경쟁에서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호텔과 숙소 관리업체의 수요와 운영상 어려움을 파악해 돕는 관계도 사업의 일부라는 설명이다.

포겔은 여행업의 규제 역시 새 사업자가 이해해야 할 조건으로 꼽았다. 특히 여행 거래에서 판매 책임을 지는 사업자가 되려면 여러 지역의 규칙을 따라야 하며, 미국 밖에서도 관련 규제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판단에 따르면 규모가 큰 기업은 이런 대응 비용을 감당하기 쉽지만, 현재의 우위가 혁신으로부터 영구적인 보호를 뜻하지는 않는다.

AI 도입과 일자리 전환

포겔은 부킹닷컴이 과거 40개가 넘는 언어로 숙박 정보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때 번역에 많은 인력이 필요했지만, 기계 번역이 도입되면서 그 업무가 사라진 사례를 들었다. 그는 AI로 기존 일자리가 줄어드는 속도와 새 일자리가 생기는 속도가 같지 않을 수 있고, 모든 사람이 쉽게 직무를 바꿀 수도 없다고 우려했다.

회사 차원에서는 직원이 AI 도구를 익히고 앞으로 필요한 역량을 갖추도록 교육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른 직무로 옮기지 못하더라도 새로운 기술을 익힌 경험이 이후의 일자리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취지다. 동시에 그는 급격한 변화에 따른 비용을 사회가 어떻게 감당할지 더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포겔의 설명에서 AI의 가치는 기능 자체보다 여행자와 파트너가 겪는 문제를 얼마나 해결하는지에 달려 있다. 페니의 초기 이용 경험과 고객 지원 성과를 언급하면서도, 대규모 운영의 경제성과 사람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은 계속 검토해야 할 과제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