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피그마 재무팀은 청구서 추적과 수금, 투자·인수 검토 등에서 AI로 직접 도구를 만들고 있다. 반복 작업을 줄여 사업 분석과 의사결정에 시간을 더 쓰려는 시도다.
  • 실무자가 시제품을 만들더라도 여러 팀이 안정적으로 쓰는 시스템으로 발전시키려면 중앙 조직이 의존 관계와 운영 기반을 정리해야 한다.
  • 방향을 탐색하는 분석과 감사에 제출할 재무 결과물에는 서로 다른 정확성 기준이 필요하다. AI가 추론해도 되는 업무와 반드시 정확해야 하는 업무를 구분해야 한다.
  • 채용에서는 AI가 만든 결과물 자체보다 사업을 이해하고 모델의 구조와 민감도를 설명하며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 핵심 기록 시스템은 외부 솔루션을 구매하고 일상적인 업무 흐름은 직접 자동화한다. 이 모든 작업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에서 시작한다.

숫자를 보고하는 팀에서 업무를 만드는 팀으로

a16z 팟캐스트에서 진행자들은 피그마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재무 자동화의 변화를 논의했다. AI를 활용해 재무팀이 반복 업무를 줄이고 사업을 이해하고 바꾸는 데 시간을 더 쓸 수 있는지가 대화의 중심이었다.

피그마 CFO는 재무 담당자를 원래부터 사업 운영을 이끄는 사람으로 봤다. 입사 초기에는 제품 사용 데이터와 스트라이프의 재무 정보를 연결하려고 데이터 조회 언어인 SQL로 수백 줄짜리 코드를 작성했다. 이후 데이터 과학자에게 이를 정기적으로 실행하는 처리 과정에 넣어 달라고 요청하고 같은 정보를 다른 업무 시스템에도 전달했다.

그가 얻은 가장 큰 효과는 지표의 정의를 통일한 것이었다. 어떤 숫자가 맞는지 논쟁하는 시간을 줄여야 사업을 어떻게 움직일지 이야기할 수 있었다. AI 덕분에 이런 작업을 직접 할 수 있는 사람이 늘고 있다.

수금 자동화부터 인수 검토용 시제품까지

신용·수금 담당자는 청구서 추적, 현금 회수, 회계 시스템인 넷스위트와의 대조 작업을 연결한 자체 업무 시스템을 만들었다. CFO는 이 담당자가 반복 작업에서 벗어나 대금 회수에 중요한 사안에 집중하고 신용 확인 절차까지 자동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개발팀은 투자·인수 대상을 검토할 때 AI에 자연어로 지시하며 제품을 구현하는 방식도 활용한다. 대상 제품을 직접 재현해 보면서 기술적 차별성과 구현 난도를 가늠한다. 제품팀과의 협업은 계속하지만 재무 배경의 담당자도 자신이 만든 결과물을 바탕으로 더 구체적인 논의를 할 수 있게 됐다.

이 팀은 경영진마다 자주 묻는 질문과 문제를 보는 방식을 반영한 AI 검토 도구도 만들었다. 투자·인수 검토 문서에서 지적받을 만한 부분을 미리 확인해 추가 조사가 필요한 부분을 보강한다. 경영진이 함께 모인 뒤에야 나올 질문을 앞당겨 검토하려는 목적이다.

도구는 하나로 통일하지 않았다. 기업개발팀은 Codex를 쓰고 신용·수금 업무에는 ChatGPT를 활용한 에이전트와 업무 자동화를 적용했다. 자연어로 애플리케이션이나 웹사이트를 만드는 Figma Make를 활용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탐색용 분석과 감사용 결과물의 기준은 다르다

CFO는 여러 곳에 흩어진 지출 정보를 결합해 정책 변경이나 준수 여부를 검토한 사례를 소개했다. 서로 다른 시스템의 기록을 연결하려면 어떤 이동이 회사 행사 참석에 해당하는지처럼 맥락을 따져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는 이 작업에서 어려움의 95%는 데이터를 제대로 모으는 데 있었다고 표현했다.

이때 필요한 결과는 모든 항목이 완벽하게 확정된 자료가 아니었다. 어느 부분을 더 살펴보고 조정할지 판단할 만큼 방향이 맞는 분석이면 됐다. 팀은 개선안을 제시했고 CFO가 표현 방식에 의견을 준 뒤 약 30분 만에 회의에서 볼 시각 자료까지 준비했다.

반면 사업에 필수적인 시스템이 감사에 제출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으려면 훨씬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CFO는 같은 입력과 규칙으로 결과가 정해지는 업무부터 자동화를 넓히고 싶다고 했지만 감사인이 어떤 근거를 확인해야 신뢰할 수 있을지도 논의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AI가 추론해도 되는 지점과 반드시 정확해야 하는 지점을 구분하는 능력이 중요해지며 데이터가 어디서 왔고 어떻게 연결되는지 아는 사람이 자동화도 더 빠르게 설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의 시제품을 조직의 시스템으로 바꾸는 일

현장 전문가는 원하는 결과와 기존 절차의 문제를 잘 알기 때문에 초기 시제품을 만들기에 적합하다. 그러나 그 사람에게 연결된 다른 시스템의 변경을 모두 확인하고 퇴사 후에도 도구가 안정적으로 돌아가도록 운영할 책임까지 맡기는 것은 별개 문제다.

CFO는 중앙 정보시스템 조직이 현장의 시도를 모아 공통 기반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봤다. 내부 감사팀이 직원에게 자료를 요청하고 누락을 확인하는 과정은 다른 규정 준수 업무나 회계 업무에도 반복된다. 비슷한 도구를 팀마다 따로 만들기보다 공통 기능을 찾아 함께 쓰도록 정리할 여지가 있다.

피그마가 이미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다. CFO는 일부 팀은 중앙화가 더 진행됐고 다른 팀은 기반을 갖추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도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현재는 현장의 속도를 살리면서 운영 기반을 갖춰 가는 과도기다.

진행자는 다른 성장 기업에서 고객 성공 담당자들이 각자 만든 대시보드에 서로 다른 숫자가 표시된 사례도 전했다. 도구를 만드는 사람이 늘수록 지표의 정의와 결과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피그마 CFO는 자신의 팀이 내놓는 결과에 책임을 지며 시점에 따라 숫자의 의미가 달라지지 않도록 일관성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직접 만들 업무와 구매할 시스템을 나눈다

피그마는 오류가 나서는 안 되는 핵심 기록 시스템에는 외부 솔루션을 구매한다. 팀이 직접 만드는 도구는 일상에서 반복하는 업무를 줄이고 시간을 다른 방식으로 배분하도록 돕는 자동화에 가깝다.

예를 들어 셀프서비스 사업을 담당하는 재무팀이 지난주나 지난달 숫자를 맞추는 데 쓰는 시간을 줄이면 현재 진행 중인 실험과 추세, 추가로 지출할 곳을 검토하는 데 더 집중할 수 있다. 형식이 늘 같은 자료를 자동으로 만들면 사람은 수치의 의미를 설명하고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데 시간을 쓸 수 있다.

효율 향상이 곧 인력 감축 계획을 뜻하지는 않는다. CFO는 사업의 복잡성이 그대로라면 1년 뒤에는 같은 수의 인력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동시에 피그마는 신제품 출시와 팀·기업 인수로 복잡성이 계속 늘고 있어 자동화만으로 이를 모두 상쇄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AI 결과물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다

CFO가 재무 부문 부사장을 채용할 때 중요하게 보는 절차는 사례 과제다. 지원자는 공개된 정보를 조합해 모델을 만들 수 있지만 면접에서는 그 결과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어떤 가정이 바뀌면 결과가 크게 흔들리는지, 모델로 사업을 얼마나 이해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AI로 그럴듯한 모델을 만드는 일은 쉬워졌다. 그래서 지적 호기심, 데이터를 다루는 능력, 질문을 구조화하고 결과를 전달하는 역량이 더 중요해진다. CFO는 AI를 사고를 돕는 도구로 쓰되 생각 자체를 대신 맡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서를 작성할 때도 마찬가지다. 피그마는 AI로 작성한 내용을 표시하는 내부 정책을 마련했다. CFO는 다른 사람이 읽는 데도 시간과 노력이 드는 만큼 작성자가 검토하고 요약하며 간결하게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숫자를 이해하는 데서 끝나지도 않는다. 다른 팀과 신뢰를 쌓고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능력이 있어야 실제 변화를 만들 수 있다. 그가 원하는 재무 리더는 회계와 계획 수립의 기본기를 갖추면서도 CEO처럼 사업에 주인의식을 갖고 운영 개선에 나서는 사람이다.

피그마 사례에서 재무 자동화의 성과는 만들어 낸 문서나 도구의 수로 설명되지 않는다. 반복 작업을 덜어 낸 뒤 어떤 사업 문제를 더 깊이 다루는지, 그 과정에서도 데이터의 일관성과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킬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