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노션은 초기 제품의 방향을 찾았지만 개발 자금이 부족해지자 팀을 줄이고 교토에서 제품을 다시 만들었다. 자오에 따르면 재구축에 약 1년 반이 걸렸고, 곧바로 제품·시장 적합성을 얻은 것도 아니었다.
  • 두 번째 전환은 생성형 AI였다. 초기 AI 글쓰기 제품은 매출에 도움이 됐지만, 이후 추진한 AI 에이전트 제품은 약 1년 반 동안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 자오는 언어 모델을 이용한 제품 개발에서는 직무 간 순차적인 업무 전달보다 디자이너·엔지니어·제품 담당자가 함께 실험하고 평가하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봤다.
  • 노션은 채용에서 경력뿐 아니라 스스로 일을 추진하는 힘과 제품에 대한 판단을 중시하고, 마케팅과 영업 조직도 제품 개발 속도에 맞춰 바꾸고 있다.

교토에서 제품을 다시 만든 이유

노션의 첫 재출발은 제품·시장 적합성을 찾기 전의 자금난에서 시작됐다. 창업자 이반 자오는 만들고 싶은 제품의 형태는 찾았지만, 이를 완성하기 전에 돈이 바닥날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공동창업자 사이먼과 함께 당시 약 다섯 명 규모였던 팀의 다른 구성원을 내보내고 둘이서 제품을 다시 만들기로 했다.

두 사람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일본으로 갔다. 자오는 처음에는 도쿄를 고려했으나 머물 공간을 비교한 뒤 교토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의 거주 공간과 사무실을 임대하면서 현금흐름도 흑자로 돌아섰다고 했다. 교토의 공예 문화는 도구를 만드는 일에 영감을 줬지만, 자오는 다른 곳에 갔어도 재구축은 해냈을 것이라고 봤다. 장소 자체를 성공의 결정적 원인으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데 약 1년 반이 걸렸다. 진행자의 표현처럼 교토행 직후 제품·시장 적합성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자오는 회사 설립 후 이를 찾기까지 전체적으로 4~5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팀을 줄인 결정은 모든 창업자가 따라야 할 공식이 아니라, 당시 자신에게 더는 다른 길이 없다고 느껴졌던 선택이었다.

AI 전환에도 긴 시행착오가 있었다

두 번째 전환의 계기는 멕시코 칸쿤에서 일찍 접한 GPT-4 모델이었다. 자오는 그 경험을 통해 회사가 이 기술을 다뤄야 한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AI 전환이 곧바로 성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그에 따르면 노션이 챗GPT 등장 약 2주 전에 출시한 첫 AI 글쓰기 제품은 매출에 의미 있는 도움이 됐다. 반면 2022년 말부터 만들고자 한 AI 에이전트 제품은 달랐다. 자체 모델 구축과 모델 미세조정 등을 시도했지만 약 1년 반 동안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팀의 사기도 떨어졌다. 이후 기반 모델의 성능이 나아지면서 제품이 작동하기 시작했으며, 자오는 그 무렵 매출 성장에도 변곡점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초기 제품의 매출 증가와 뒤이은 에이전트 개발의 난항은 별개의 과정이었다.

제품 개발은 설계보다 실험에 가까워졌다

자오는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을 설계한 대로 지을 수 있는 다리에, 언어 모델로 제품을 만드는 일을 결과를 미리 확신하기 어려운 맥주 양조에 비유했다. 특히 초기 언어 모델에서는 고객 요구를 정리해 제품 관리자, 디자이너, 엔지니어에게 차례로 넘기는 방식만으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뜻이다.

그는 디자이너·엔지니어·제품 담당자가 함께 모델을 시험하고 결과를 평가하며 경험을 다듬는 방식을 설명했다. 모델이 좋아진 뒤에도 기술을 직접 실험하는 태도는 필요하다고 봤다. AI 전환을 고민하는 회사에는 창업자나 책임자가 제품부터 직접 만들어 보며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체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각 회사에서 열리는 기회는 고객과 기존 제품의 위치에 따라 다르다고 덧붙였다.

채용과 조직을 바꾸는 기준

자오는 언어 모델 덕분에 글쓰기와 프로그래밍 능력에 접근하기가 쉬워졌다고 보고, 채용에서 경험 외에 판단 기준, 호기심, 실행 의지를 더 살핀다고 말했다. 엔지니어 채용에서는 경력이 짧은 사람과 숙련된 사람을 함께 확보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숙련자가 기술적 방향을 잡고 주니어를 키우며, 주니어도 AI 도구를 활용해 일하는 형태다. 그는 이를 현재 노션의 채용 방향이자 더 적합할 수 있는 조직 형태로 설명했지, 모든 팀에 검증된 공식이라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디자이너에게도 시각적 완성도만이 아니라 고객과 대화하고 일을 스스로 이끄는 능력을 묻는다. 영업 채용의 첫 면접에서는 이력서를 먼저 보는 대신 지원자가 만든 것을 노션 링크 등으로 받아 살핀다고 했다. 보상 방식 역시 성과 차이를 더 반영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중이라고 밝혔다.

자오는 회사 운영을 ‘행진 밴드’보다 ‘재즈 밴드’에 가깝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한 사람이 모든 일을 정해 내려보내기보다 각자가 기여하면서 서로의 움직임에 맞추는 모습이다. 그는 노션에 창업 경험이 있는 사람이 약 50~60명 있으며, 이들이 조직을 가로지르는 일을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케팅과 영업에서는 다른 답을 택했다

노션은 최고마케팅책임자 아래에 기능을 모으는 조직을 해체했다고 자오는 말했다. 제품이 빠르게 바뀌자 제품 가까이에서 이야기를 만들고 고객의 논의와 연결하는 기능, 영업을 지원하는 수요·잠재고객 창출 기능을 나눴다. 전자가 제품 변화를 따라가고 후자가 시장 진출을 돕도록 한 것이다.

영업에서는 오히려 기존 방식을 충분히 존중하지 않았던 점을 실수로 꼽았다. 자오는 제품 주도 성장, 즉 고객이 제품을 먼저 써보고 도입을 넓히는 방식에 기대어 새로운 영업 체계를 만들려 했지만, 약 2년 동안 전통적인 영업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미 구매하려는 고객의 수요를 처리하는 일과 판매자가 어려운 거래를 성사시키는 일은 다르다는 판단이었다. 이후 체계를 설계하는 리더와 적극적으로 영업을 이끄는 리더를 함께 두면서 일이 풀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AI 시대에도 남는 경영의 조건

자오는 제품 전략을 길게 고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과 기술이 몇 달 단위가 아니라 매주 달라진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반면 재무 계획은 현재 속도를 확인하는 기준으로 여전히 유용하다고 봤다. AI 제품에서는 모델 사용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지만, 노션의 매출총이익률이 어디에 자리 잡을지는 답하지 않았다. 지식 업무의 간단한 정보 전달에는 가장 강력한 모델이 항상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정도를 가능성으로 제시했다.

조직의 미래에 대해서도 자오는 완전한 수평 조직을 단정하지 않았다. AI로 정보 전달과 작은 판단을 처리하면 조직이 더 평평해질 수 있지만, 사람마다 관심과 판단이 다르고 현재는 사람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그의 관심은 소수의 사람이 협업하는 조직 안에서 AI를 이용해 정보와 결정을 어떻게 전달할지에 있다.

두 번의 재출발에 공통으로 나타난 것은 단번의 성공이 아니라 제품을 다시 만들며 겪은 긴 시행착오다. 자오의 설명에서 AI 전환 역시 기술을 직접 시험하고, 작동하지 않은 시도를 견디며, 제품과 조직의 방식을 함께 조정한 과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