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마크 핀커스는 자신의 관심사와 이미 돈이 오가는 시장을 각각 적고, 둘의 교차점에서 아이디어를 찾는 방법을 제시했다.
- 기존 서비스에서 검증된 부분과 새로 제안하는 부분을 구분한 뒤, 좁은 범위를 사람이 직접 운영해 이용자의 반응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핀커스는 AI를 초기부터 써보되, 분명히 더 나은 경험을 확인하기 전에 회사 설립이나 비싼 인력 채용을 서두르지 말라고 했다.
- 그는 트라이브와 징가의 경험을 들어 큰 시장에 대한 확신만으로는 부족하며, 작은 이용 사례의 실제 성과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관심사와 검증된 시장을 교차시키다
돈이 거의 없지만 AI를 쓸 수 있는 20~30대라면 무엇을 만들겠느냐는 질문에 핀커스는 세 개의 화이트보드를 떠올렸다. 첫 번째에는 서핑, 육아, 사람을 연결하는 일처럼 자신이 관심을 갖는 것을 적는다. 두 번째에는 온라인 데이팅, 구인, 비디오 게임처럼 이미 이용자와 매출이 있는 사업을 적는다. 세 번째에는 두 목록을 조합한 아이디어를 적는다. 이 단계에서는 사업 규모부터 따지기보다, 창업자가 관심을 유지할 만한 영역과 검증된 사업이 만나는 지점을 찾는다.
핀커스는 성숙해 보이는 시장에도 주목했다. 그가 징가를 시작할 무렵 관심을 둔 것은 기존 비디오 게임 시장과 새롭게 커지던 소셜 네트워크의 접점이었다. 당시 페이스북에서 게임이 이미 성공하고 있었기 때문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이용자가 게임에 시간을 쓰고 돈을 지불한다는 기존 행동을 바탕으로, 새로운 유통 경로가 열릴 가능성을 봤다고 설명했다.
‘검증된 것·더 나은 것·새로운 것’을 나누다
핀커스가 제시한 다음 틀은 기존 제품에서 검증된 것, 이용자가 확실히 더 낫다고 느낄 것, 단지 새로운 것을 구분하는 것이다. 그는 지역 상점 정보를 보여주는 옐프를 예로 들었다. 음식 추천에 사람의 선별을 더하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기존 서비스의 목록 표시나 평가 방식까지 한꺼번에 바꾸기보다 새 제안인 ‘사람이 직접 고른 추천’의 가치를 따로 시험한다는 취지다.
그의 제안은 먼저 한 도시의 커피숍처럼 범위를 좁혀 직접 목록을 만들고, 기존 경험과 나란히 놓아 이용자 반응을 보는 것이다. 이용자가 더 낫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소프트웨어로 만들 이유가 없고, 반응이 확인된 뒤에야 AI 에이전트로 그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핀커스는 AI 자체보다 분명히 나은 제품 경험을 찾는 일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투자한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의 인간 선별 방식도 예로 들었다. 기존 데이팅 앱에서 느낀 불만에 비해 선별된 서비스의 만남은 시간을 쓸 가치가 있었다는 것이 그의 경험이다. 다만 그 서비스 역시 충분히 좋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검증된 요소를 다른 분야에 옮기는 발상과 실제 제품의 완성도는 별개의 문제라는 설명이다.
AI를 쓰되 작은 이용 사례부터 확인하다
핀커스는 AI 사용 비용이 크게 낮아지면 날씨, 일정, 사진, 여행 같은 일상 기능을 상시 관리하는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행 중 항공편이 취소되는 상황처럼 신뢰가 특히 중요한 순간에는 사람이 개입하는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는 가정도 제시했다. 이는 그가 예상하는 사업 기회이지, 이미 확인된 수요나 가격은 아니다.
창업 초기에는 코딩과 에이전트 구성에 AI를 적극적으로 써보라고 했다. 동시에 필요한 일을 저렴한 인력으로 직접 처리하며 아이디어를 시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핀커스가 경계한 것은 AI로 예전보다 빨리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이유로 검증을 건너뛰는 일이다. 그는 큰 비전에 몰입하면 실제로 작동하는 작은 이용 사례를 확인하지 못한 채 몇 달을 개발에 쓰기 쉽다고 지적했다.
트라이브의 실패와 페이스북의 지표
핀커스는 자신이 운영한 소셜 네트워크 트라이브를 반례로 들었다. 초기 확산은 컸지만 이용자 유지율은 낮았고, 그는 복잡한 아이디어에 오래 매달렸다고 돌아봤다. 반면 션 파커가 마크 저커버그를 사무실에 데려왔을 때 본 페이스북의 이용 지표는 달랐다. 핀커스의 기억에 따르면 당시 이용자의 60~80%가 매일 로그인하거나 접속 상태를 유지했다. 그는 제품에 대한 자신의 자존심보다 그 반응을 봐야 한다고 판단해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한 ‘한눈에 드러나는 반응’에는 지표뿐 아니라 예상 밖의 이용 장면도 포함된다. 투자했던 프렌드스터가 출시된 지 약 한 달 뒤, 라스베이거스에서 낯선 사람들이 초대를 부탁하는 대화를 우연히 들은 일을 사례로 들었다. 다만 그는 창업자의 성격만으로 성공을 알아보는 단일한 유형은 없다고 했다.
팜빌이 보여준 작은 실행의 힘
징가의 팜빌 개발 과정도 그의 설명과 맞닿아 있다. 핀커스에 따르면 사내에서는 농장 게임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는 플래시 엔지니어 네 명이 있는 작은 회사를 인수하고 다른 인력을 더해 약 6주 만에 게임을 만들었다. 검토하던 팜타운 인수는 성사되지 않았고, 자체 게임에서는 기존 게임의 일부 기능을 덜어내고 그림과 작물 구성 등을 다듬었다.
핀커스는 팜빌이 광고 없이 출시 첫날 약 17만1천 건 설치됐고, 첫 주 말에는 하루 약 100만 건 설치됐다고 회고했다. 이 수치는 그가 말한 출시 당시의 성과다. 그에게 중요한 점은 큰 계획을 먼저 증명한 것이 아니라, 실제 이용자가 제품에 빠르게 반응했다는 데 있었다.
핀커스의 창업 구상은 관심 있는 문제와 검증된 시장을 연결하는 데서 시작한다. 이어 좁은 범위를 직접 시험해 더 나은 경험인지 확인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AI가 맡을 일을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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