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전 아마존 부사장 이선 에번스는 제프 베이조스의 강점으로 사업의 허점을 빠르게 찾는 판단력과 집요한 실행을 꼽았다. 반면 반복된 성공이 반대 의견을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봤다.
  • 베이조스는 고객 불만을 담당자에게 물음표 하나와 함께 전달했다. 담당자는 24시간 안에 원인과 대응을 설명해야 했다.
  • 장기 목표에는 인내했지만 매일의 진전에는 조급했다. 에번스는 이 원칙이 강한 실행력과 과도한 업무 부담을 함께 만들었다고 말했다.
  • 프라임의 빠른 배송과 무료배송은 비용을 무시한 구상이 아니었다. 주문당 수익과 배송비를 맞추는 실험, 장기적인 비용 구조 개선이 뒷받침됐다.
  • 베이조스가 신뢰한 사람은 뛰어난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만이 아니었다. 맡긴 문제를 확실히 처리해 경영자가 다른 곳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게 하는 사람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뛰어난 판단력이 약점이 될 때

사업 팟캐스트 My First Million의 진행자 샘 파와 샨 푸리는 전 아마존 부사장이자 현재 경영자 코치인 이선 에번스와 제프 베이조스의 경영 방식을 이야기했다. 베이조스가 어떻게 큰 조직의 판단과 실행 수준을 끌어올렸고 그 방식이 어디서 문제를 일으켰는지가 대화의 중심이었다.

에번스가 기억하는 베이조스는 팀이 오랫동안 준비한 자료를 읽고도 짧은 시간 안에 핵심 허점을 찾아내는 사람이었다. 에번스는 타고난 지적 능력에 더해 반복 훈련이 작용했다고 봤다. 베이조스는 수년간 하루에도 여러 차례 사업 검토 회의를 하며 낯선 사업을 문서로 파악하고 통찰을 끌어내는 연습을 쌓았다.

문제는 피드백이 거의 늘 수정 사항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결과를 가져가도 짧게 고개를 끄덕인 뒤 고쳐야 할 세 가지를 지적하는 식이었다. 에번스는 한 시간 동안 부족한 점을 짚던 베이조스가 회의실을 나가다 돌아서서 잘하고 있다는 말을 덧붙인 장면을 기억했다. 칭찬을 의식적으로 연습하는 모습처럼 보였다고 했다.

더 큰 약점은 여러 번 옳았던 경험이 자신의 비전을 과신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었다. 에번스는 파이어폰을 사례로 들었다. 주변에서는 제품이 좋지 않다고 말했지만 베이조스에게는 반대를 무릅쓰고 성공시킨 전례도 있었다. 이번 반대가 과거와 어떻게 다른지 판단하기 어려웠던 셈이다. 에번스는 파이어폰에서 하드웨어 재고만으로 1억7,000만 달러의 손실 처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의 가치

에번스는 베이조스가 특별히 신뢰했던 한 동료를 소개했다. 가장 영리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어떤 혼란스러운 업무를 맡겨도 끝까지 붙들고 개선하는 사람이었다.

아마존처럼 큰 회사에서는 모든 제품과 지원 조직이 최고 수준일 필요는 없었다. 이미 뛰어난 핵심 사업이 매출을 이끌고 있다면 부실한 지원 기능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만으로 충분한 경우도 있었다. 에번스는 이를 D나 F를 B로 만드는 일에 비유했다. A를 노리다가 실패할 수 있는 사람보다 필요한 수준을 확실히 만들어내는 사람이 더 적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샨 푸리도 트위치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 팀의 신뢰를 무엇이 만드는지 토론하던 자리에서 당시 트위치 최고경영자는 맡겠다고 한 일을 실제로 처리하는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 누군가 책임지겠다고 해서 관심을 다른 곳으로 옮겼는데 두 달 뒤 돌아보면 문제가 그대로인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에번스는 조직이 커질수록 경영자가 더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영역을 만들어주는 사람이 중요해진다고 설명했다. 신뢰에는 좋은 의도와 친밀감뿐 아니라 맡긴 일을 끝낼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했다.

고객 불만에 붙은 물음표 하나

부유해진 경영진이 고객의 일상과 멀어질 위험도 대화에 올랐다. 에번스는 한 임원이 집 전체에 설치한 소노스 음향 시스템의 자동화를 우선해야 한다고 제안한 사례를 들었다. 많은 고객도 그런 환경에서 살 것이라는 가정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베이조스가 고객과 연결을 유지하는 방법 중 하나는 직접 불만 이메일을 읽는 것이었다. 에번스에 따르면 이후에는 읽을 메일을 추리는 팀이 생겼지만 고객이 겪은 문제를 직접 확인하는 관행은 이어졌다.

불만이 특정 사업과 관련돼 있으면 베이조스는 담당자에게 메일을 전달하며 맨 위에 물음표 하나를 붙였다. 담당자는 24시간 안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야 했다. 예외적인 사건인지, 반복되는 문제인지 확인하고 해결책과 실행 상태를 보고하는 절차였다.

에번스는 이 방식이 수백 명의 리더에게 고객 중심 문화를 퍼뜨렸다고 봤다. 전체 지표가 좋아도 일부 고객이 겪는 실패는 사라지지 않는다. 고객 한 명의 구체적인 불만을 책임자와 해결 절차에 곧바로 연결하는 구조였다.

장기 목표에는 인내하고 실행에는 조급하게

에번스가 소개한 베이조스의 원칙은 전략에는 인내하되 전술에는 조급하라는 것이었다. 프라임의 이틀 배송을 하루 배송, 당일 배송으로 발전시키는 일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먼 목표를 이유로 오늘의 진전을 늦춰도 된다는 뜻은 아니었다.

5년짜리 사업도 결국 20개 분기의 합이다. 베이조스는 긴 계획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분기에 무엇을 더 할 수 있는지 계속 물었다. 샨 푸리는 이를 10년을 내다보면서 24시간짜리 시계에 맞춰 움직이는 방식으로 정리했다.

에번스는 그 이면도 숨기지 않았다. 아마존은 오래, 열심히, 똑똑하게 일할 것을 요구했고 셋 중 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일과 삶의 균형 대신 조화를 강조했지만 그 말은 많은 노동을 요구하는 문화를 정당화하기도 했다. 성과를 내면 기준이 다시 올라가 유능한 사람도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쉬웠다.

그렇다고 장기 투자라는 말로 손실을 무기한 정당화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에번스는 트위치가 약 5년 동안 해마다 3년 뒤 흑자를 내겠다는 계획을 제출했지만 연말이면 비슷한 자리에 머물렀다고 회고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첫 5년간 소진한 현금은 10억 달러를 넘었다. 장기 목표와 실제 진전 사이에 간극이 있었던 사례였다.

무료배송을 가능하게 한 주문 단위의 계산

에번스는 프라임이 처음부터 여러 혜택을 묶은 프로그램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출발점은 빠른 배송이었고 부가 혜택은 나중에 붙었다. 자신은 프라임 출시 직후 입사했으며 최초 아이디어를 누가 냈는지는 확정하지 않았다.

그는 프라임에 앞서 진행한 무료배송 실험을 강조했다. 고객은 배송비를 싫어했지만 회사는 실제 운송비를 지불해야 했다. 처음에는 주문액 100달러 이상에 무료배송을 제공했고 이후 기준을 75달러, 50달러, 25달러로 낮춰갔다.

당시 주요 상품은 책과 음악 CD, DVD였다. 에번스에 따르면 25달러는 상품 두 개 이상을 한 상자에 담게 만드는 기준이었다. DVD 하나의 이익으로는 배송비를 감당하기 어려웠지만 두 개 이상을 함께 보내면 무료배송이 가능했다. 프라임은 이런 실험으로 비용과 수익의 관계를 익힌 뒤 확장한 구상이었다.

베이조스는 장기간 손실을 감수할 의향이 있었지만 판매량만 늘리면 손실이 저절로 해결된다는 뜻은 아니었다. 규모가 커지고 시간이 흐르면서 상품 한 건을 팔 때의 수익과 비용 구조가 개선될 가능성이 중요했다.

보기 좋은 화면보다 구매를 돕는 화면

아마존 웹사이트도 같은 실행 원칙에 따라 설계했다. 에번스는 두 가지 안을 비교하는 A/B 테스트를 운영하는 내부 시스템 웹랩을 소개했다. 화면이 예쁜지보다 실제 판매를 늘렸는지가 판단 기준이었다.

특히 초기에는 페이지가 뜨는 속도가 중요했다. 느린 로딩 때문에 고객이 이탈했으므로 새 기능을 추가하려면 로딩 시간을 늘리지 않을 방법도 함께 찾아야 했다. 구매 버튼을 늘 같은 위치에서 찾을 수 있게 하고 가격과 할인, 도착 일정을 분명히 보여주는 일도 중요했다.

에번스는 베이조스가 투자 판단에서도 단기 주가와 사업의 실질을 구분했다고 회고했다. 주가가 10% 올랐다고 조직이 10% 더 똑똑해진 것은 아니며 10% 내렸다고 그만큼 어리석어진 것도 아니었다. 베이조스는 분기 실적을 보기 좋게 만드는 것보다 잉여현금흐름, 즉 사업에서 벌어 필요한 투자를 하고 남는 현금을 우선했다.

에번스가 전한 아마존의 경영 방식은 높은 기준을 고객 불만 처리, 담당자의 책임, 매일의 진전, 주문 단위의 수익성 같은 구체적인 일에 연결했다. 파이어폰과 과도한 업무 부담에서는 그 방식의 약점도 드러났다. 강한 확신과 집요한 실행은 성과를 만들었지만 잘못된 판단을 밀어붙이거나 사람을 소진시키는 힘으로도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