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시놉시스의 출발점은 설계자가 그린 회로를 보조하는 소프트웨어를 넘어, 기능과 속도 조건에 맞춰 회로를 직접 생성하는 합성 기술이었다.
  • 회사 측은 AI가 칩 설계의 성능·전력·면적을 최적화하더라도, 제조에 앞서 기능의 정확성을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제조 공정이 복잡해지면서 설계 도구 회사와 반도체 제조사는 완성된 공정 정보를 주고받는 수준을 넘어 개발 단계부터 함께 일하게 됐다.
  • 성능 향상의 선택지는 단일 칩의 집적도뿐 아니라 작업에 맞춘 하드웨어, 여러 칩의 연결,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전체의 조정으로 넓어졌다.
  • 시놉시스는 칩을 직접 만들지 않는 완제품 기업까지 고객이 확대됐다고 설명하며, 앤시스 인수 추진을 칩과 시스템의 시뮬레이션을 잇는 구상으로 제시했다.

해고 위기에서 시작된 설계 자동화

시놉시스 창업자 아트 드 게우스는 1980년대 중반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반도체 설계 도구를 개발했다. 당시 팀은 이미 일부 트랜지스터가 만들어진 칩의 연결을 설계하는 일을 했다. GE가 반도체 사업에서 물러나며 팀이 해고될 상황에 놓이자, 드 게우스와 동료들은 기술을 바탕으로 회사를 세우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는 기술을 무단으로 가져가지 않고 GE에 계획을 알렸으며, 일곱 명의 팀이 회사의 지원을 받아 독립했다고 설명했다.

핵심 기술은 합성이었다. 설계자가 원하는 디지털 기능을 입력하면 소프트웨어가 이를 구현할 논리 게이트의 조합을 만든다. 당시에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지에 더해 게이트 수와 회로의 가장 긴 경로가 중요했다. 게이트 수는 회로 크기와 관련되고, 가장 긴 경로는 속도를 좌우한다. 드 게우스는 초기 시제품으로 고객이 여러 주에 걸쳐 설계한 수백 개 이하 게이트의 회로를 몇 시간 만에 게이트 수와 최장 경로 길이 모두 약 30% 줄인 사례를 소개했다. 고객이 결과를 확인하고 문제점을 알려주면 팀이 도구를 고쳤고, 이런 피드백이 초기 제품 개발에 기여했다.

그는 초기 시놉시스가 디지털 회로에 집중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당시의 변화는 컴퓨터로 사람이 하는 설계를 돕는 단계에서, 도구가 회로 자체를 바꾸고 생성하는 전자설계자동화(EDA)로 옮겨간 것이었다.

AI 최적화에도 검증이 필요한 이유

CEO 사신 가지는 AI를 합성과 배치·배선에 도입했을 때 사용자가 무엇이 바뀌었는지 이해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결과가 개선돼도 이를 신뢰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는 설명이다. 그는 시놉시스가 2017년부터 AI를 EDA에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인터뷰 당시 수십 고객사가 생산 설계에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지가 설명한 AI의 주된 역할은 방대한 설계 변수 속에서 성능, 전력, 면적 등의 결과를 최적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좋은 최적화 결과가 곧 제조 가능한 설계를 뜻하지는 않는다. 드 게우스는 회로가 의도한 기능을 정확히 수행해야 하고 설계 규칙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칙을 어기면 제조 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AI가 만든 결과도 제조를 결정하기 전 여러 검증 단계를 거친다.

두 사람은 축적된 지식 역시 진입 장벽으로 봤다. 과거 공정과 회로에서 배운 제약을 새 설계 도구에 계속 반영해야 하므로, 모델 하나를 학습시켜 결과를 내는 것만으로 현재의 EDA 도구를 재현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제조사와 설계 도구 회사가 함께 개발하는 공정

가지에 따르면 과거 시놉시스는 반도체 제조사가 만든 새 공정 정보를 받아 설계 도구에 적용하고 고객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주로 했다. 인터뷰 시점을 기준으로 최근 5~6년에는 이 방식만으로 충분하지 않아, TSMC·삼성·인텔·GF의 엔지니어들과 공정 및 기술 개발 단계부터 협력한다고 설명했다. 새 공정이 고객이 만들려는 회로를 감당할 수 있는지 함께 확인하고 필요한 설계 방법을 고안한다는 것이다.

드 게우스는 이를 설계와 제조 기술을 함께 최적화하는 문제로 설명했다. 가지는 엔비디아 블랙웰의 트랜지스터 수가 2,080억 개라고 언급하며, 개별 소자가 작동하더라도 이를 모아 실제 소프트웨어 부하를 실행하면 열을 비롯한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여러 반도체 칩을 하나의 패키지에 넣을 때도 발열이 휨이나 균열 같은 기계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전기적 기능과 제조 가능성만이 아니라 사용 중 나타나는 물리적 영향까지 설계 단계에서 살펴야 한다.

성능 향상을 위한 두 경로와 비용의 제약

드 게우스는 더 높은 성능을 얻는 경로로 특정 작업에 맞춘 하드웨어와 여러 칩을 가까이 연결하는 구조를 들었다. 범용 프로세서 대신 화면 처리에 맞춘 GPU를 사용하는 것이 전자의 사례다. 후자에서는 칩 사이의 거리, 연결 수와 대역폭,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필요한 에너지가 중요하다. 그는 엔비디아 블랙웰의 두 칩을 연결하는 실리콘 구조를 사례로 들면서도, 칩 간 통신은 같은 칩 내부의 통신보다 여전히 에너지가 더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능을 회로 한 층에서만 개선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전력 사용을 추가로 20% 줄여야 한다면 트랜지스터보다 소프트웨어 쪽에서 먼저 방법을 찾겠다는 예를 제시했다. 가지 역시 미세 공정으로 더 나아가는 선택과 다중 칩 구조를 키우는 선택이 모두 가능하지만, 고객은 기술적 가능성과 비용을 함께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애플리케이션에는 값비싼 칩을 적용하기 어렵고, 극한의 설계는 낮은 수율 때문에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칩을 팔지 않는 기업도 고객이 된 이유

가지는 약 15년 전 시놉시스 매출이 거의 모두 반도체 기업에서 나왔지만, 인터뷰 당시에는 약 45%가 시스템 기업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시스템 기업은 칩 자체보다 최종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다. 그는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칩을 설계할 계획이 없어도 차량 전자 시스템을 설계하기 위해 칩 설계 인력을 채용하고, 전체 전자 시스템을 가상으로 다루는 시놉시스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고객 확대는 발표 당시 추진 중이던 앤시스 인수 구상과도 연결된다. 가지는 앤시스의 열·구조 등 물리 현상 분석을 반도체 설계에 결합하는 한편, 자동차처럼 전자 장치와 기계적 움직임이 함께 작동하는 제품 전체를 시뮬레이션하려 한다고 말했다. 제품을 실제로 만들고 시험하기 전에 가상 모형에서 분석하는 디지털 트윈이 그 예다. 그는 가속 컴퓨팅이 일부 시뮬레이션에서 10~20배의 속도 향상을 보인 발표 사례를 언급했지만, 더 폭넓은 적용은 앞으로의 기회로 설명했다.

시놉시스 경영진이 그린 설계 범위는 회로 생성에서 제조 공정, 소프트웨어, 완제품의 물리적 동작까지 이어진다. 다만 각 단계의 최적화는 정확성 검증과 제조 수율, 제품 가격이라는 조건 안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대담의 공통된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