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제시카 리빙스턴은 금융 고객 서비스, 투자자 홍보, 행사 기획, 투자은행 마케팅을 거쳤다. 그는 이 경험들이 훗날 Y Combinator(YC)의 행사와 운영에 쓰였다고 돌아봤다.
- 창업자 인터뷰를 담은 『Founders at Work』를 준비하던 시기, 리빙스턴과 폴 그레이엄은 젊은 프로그래머에게 큰 투자금보다 생활비와 초기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 첫 여름 프로그램은 투자 방법을 직접 배우려는 시도에서 출발했다. 지원자를 면접한 날 결과를 알리고, 매주 저녁 모임과 창업 실무 지원을 제공했다.
- 리빙스턴은 창업자와 초청 연사들의 이야기를 거듭 들은 경험이 자신의 판단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창업과 멀었던 경력에서 얻은 일들
리빙스턴에게 창업은 처음부터 익숙한 진로가 아니었다. 아버지는 한 회사에서 경력을 쌓았고, 리빙스턴도 대학 졸업 뒤 보스턴의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첫 업무는 펀드 고객의 계좌 정보를 안내하고 주소 변경 등을 처리하는 고객 서비스였다. 이후 자격을 취득해 거래를 처리하는 부서로 옮겼다.
그는 뉴욕에서 의료·바이오 기업의 투자자 홍보 업무를 맡아 실적 발표 통화와 보도자료를 준비했다. 이후 잡지 행사와 자동차 업계 콘퍼런스를 기획했고, 보스턴의 소규모 투자은행에서는 홍보와 마케팅 등 여러 업무를 했다. 리빙스턴은 특히 행사 운영 경험이 YC에서 쓰였다고 말했다. 초기 YC에서 매주 열던 저녁 모임, 면접, 스타트업 스쿨 모두 사람을 맞고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행사였다.
다만 그는 과거 홍보 경력을 YC의 초기 언론 성과로 곧장 연결하는 데는 조심스러웠다. 초기에 YC를 다룬 기사가 드물었고, 언론과의 관계도 늘 좋지는 않았다는 회고다. 데모 데이에 기자를 초대한 이유는 현장에서 YC와 스타트업을 직접 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창업자 인터뷰와 작은 투자 구상
리빙스턴은 2003년 폴 그레이엄을 만나 그의 주변을 통해 스타트업 세계를 접했다. 당시 투자은행 업무에 흥미를 잃어가던 그는 창업자들의 시작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어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 작업이 『Founders at Work』로 이어졌다. 출판사 오라일리와 계약하고 소액의 선인세를 받은 뒤에는 책에 집중하려고 직장을 그만뒀다.
같은 무렵 그는 벤처캐피털 회사의 마케팅 책임자 자리에도 지원했다. 채용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그레이엄과 초기 투자에 관해 여러 차례 대화했다. 두 사람은 당시의 수백만 달러 단위 투자와 달리, 젊은 창업자에게는 제품을 만들 동안 집세를 낼 정도의 돈이 필요할 수 있다고 봤다. 약 6주간의 대화 끝에 직접 투자 회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리빙스턴은 이후 벤처캐피털 회사에서 채용 제안을 받았지만 이미 그레이엄과 일하기로 결정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투자 회사를 배우기 위해 시작한 여름 프로그램
처음 구상은 리빙스턴이 투자 회사를 운영하고 그레이엄이 투자받은 창업자에게 조언하는 형태였다. 이후 두 사람은 엔젤투자 경험이 없다는 점을 깨닫고, 그해 여름 프로그램을 열어 직접 해보며 배우기로 했다. 대상은 사업 경험은 부족해도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젊은 창업자였다.
그레이엄은 자신의 웹사이트에 지원 안내를 올렸다. 리빙스턴은 그레이엄의 글을 읽던 프로그래머들에게 소식이 닿은 점이 중요했다고 회고했다. 첫 지원자들은 비교적 긴 면접을 봤고, YC는 면접 당일 밤 합격 여부를 전화로 알렸다. 투자 결정이 길어지면 작은 스타트업에는 몇 달의 지연도 치명적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첫 프로그램에서 투자한 스타트업은 리빙스턴의 기억으로 약 7곳이었다.
그 프로그램에는 레딧 창업자들, 스마트폰 보급 이전에 위치 기반 서비스를 만들던 샘 올트먼, 달력 앱을 만들던 에밋 시어와 저스틴 칸이 있었다. 이들이 당시 작업하던 제품과 나중에 알려진 사업을 같은 것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리빙스턴의 설명은 첫 기수에 모였던 창업자들의 사례다.
저녁 모임, 법인 설립, 데모 데이
첫 기수는 매주 저녁 모여 그 주의 진행 상황을 나누고 초청 연사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레이엄은 창업자들에게 조언했고, 리빙스턴은 법인 설립을 도왔다. 그는 창업자들이 법률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필요한 서류의 양식을 마련하고, 주식 배분처럼 스스로 결정해야 할 항목을 설명했다고 회고했다.
여름 끝에는 창업자들이 다음 투자자를 만날 수 있는 데모 데이를 마련했다. 리빙스턴은 당시 투자자에게 여러 스타트업을 한 오후에 보고 창업자들과 대화하는 방식이 새로웠다고 설명했다. 초기 YC의 지원은 자금 제공에 그치지 않았다. 창업자들이 함께 모이고, 회사를 세우고, 후속 투자자를 만나는 과정까지 포함했다.
사람을 보는 판단은 어떻게 쌓였나
리빙스턴은 짧은 면접에서도 공동창업자 사이의 태도나 몸짓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면접에서는 한 창업자가 말하는 도중 다른 공동창업자가 팔을 내밀어 발언을 막고 답변을 가로챈 일을 기억했다. 다만 그는 스스로 사람을 잘 읽는다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그가 강조한 것은 반복해서 듣고 관찰한 경험이다. YC 창업자들의 성공과 실패를 가까이에서 봤고, 매주 저녁 초청된 경험 많은 창업자들의 이야기도 빠짐없이 들으려 했다. 『Founders at Work』 인터뷰와 스타트업 스쿨의 연사 인터뷰 역시 그 경험에 더해졌다. 리빙스턴은 YC가 운영 중에도 방식을 조금씩 바꾸며 개선을 시도했다고 회고했다.
YC의 출발은 완성된 투자 공식의 실행이라기보다, 창업자와 투자자 사이에서 발견한 지연과 비용을 하나씩 줄여본 과정이었다. 리빙스턴의 회고에는 그 시도가 가능했던 조건도 담겨 있다. 그레이엄에게 목표로 삼은 프로그래머 독자층이 있었고, 첫 투자와 모임에 쓸 자원과 공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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