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KCRW의 제니퍼 페로는 공영 라디오라는 이유로 콘텐츠가 지루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뉴스와 함께 음악·음식·문화처럼 사람들이 즐겨 찾는 주제를 다룬다.
- 라디오 청취 습관이 바뀌면서 KCRW는 프로그램 제작뿐 아니라, 기꺼이 방송을 지원할 만큼 애정을 느끼는 공동체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 페로는 창립자 루스 시모어에게서 작품의 수준을 솔직히 판단하고, 효과가 없는 시도는 접고 새로 시도하는 태도를 배웠다고 말한다.
- 페로에 따르면 연방 지원금은 KCRW 예산의 5%였지만, 작은 지역 방송국에는 훨씬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원 중단의 충격은 방송국마다 다르다.
자원봉사에서 KCRW의 리더로
제니퍼 페로는 대학 졸업 후 형사 변호사 사무실에서 법률 비서와 보조원으로 일했다. 평소 즐겨 듣던 로스앤젤레스의 공영 라디오 방송국 KCRW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했고, 이후 일을 그만두고 봉사에 전념했다.
방송 녹취를 맡아 창립자 루스 시모어에게 결과물을 보여주러 간 날, 시모어의 비서가 퇴사를 알렸다. 시모어는 페로에게 곧바로 비서 자리를 제안했다. 페로는 그 자리에서 약 2년 일한 뒤 더 큰 역할을 원한다고 말했다. 시모어는 그가 방송국의 2인자 역할을 맡도록 했고, 페로는 그 일을 약 16년간 했다.
페로는 시모어와 자주 다퉜지만,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는 자리에 함께 있었다고 회상한다. 시모어가 은퇴할 때는 이사회에 남지 않기로 했다. 후임자가 자신과 같은 자유를 갖고 방송국을 이끌게 하려는 결정이었다고 페로는 설명한다.
공영 미디어도 재미있어야 한다
페로는 KCRW가 스스로를 ‘공영 라디오’라는 틀에 가두지 않는다고 말한다. 지역 저널리즘은 중요하지만, 과거 신문에서 독자들이 뉴스뿐 아니라 만화, 영화, 음식 정보도 찾았다는 점을 떠올린다. KCRW가 음악·음식·문화를 폭넓게 다루는 이유다.
그는 시모어에게서 창작물의 수준을 솔직히 판단하는 법도 배웠다. 환경처럼 중요한 주제를 다룬다는 이유만으로 프로그램이 흥미롭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물에는 분명하게 말하고, 효과가 없는 시도에서는 벗어나 새로 시도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청중의 선택지가 늘자 공동체가 중요해졌다
페로는 청중의 행동 변화가 KCRW의 가장 큰 과제라고 본다. 라디오가 제한된 채널 가운데 하나였던 때와 달리, 이제 사람들은 수많은 매체 중에서 듣고 볼 것을 고른다. 그는 라디오가 여전히 가치 있는 매체지만 새로운 청중을 찾고 끌어들이는 성장 매체는 아니라고 평가한다.
KCRW는 회원의 지원을 받는다. 그래서 페로가 중시하는 것은 청중 수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KCRW를 아끼고 지속적으로 지원할 이유를 만드는 일이다. 그는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선택지가 많은 환경에서도 함께 남을 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같은 지원금 삭감도 방송국마다 무게가 다르다
페로에 따르면 중단된 연방 지원금은 KCRW 예산의 약 5%였다. 반면 텍사스의 작은 지역 방송국인 Marfa Public Radio에는 약 30%였다. 페로는 이 방송국의 전파가 약 3만 제곱마일을 덮으며, 다른 매체나 휴대전화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닿는다고 설명한다.
그는 여러 재단이 지원한 연결 기금 덕분에 많은 방송국이 약 2년간 버틸 여력을 얻었다고 말한다. 따라서 지원 중단이 각 방송국에 미칠 영향이 아직 모두 드러난 것은 아니다. 페로가 보기에 규모가 큰 방송국들은 다른 지역 방송국에 운영 지원을 제공하거나 인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전국의 공공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비용을 줄이려는 구상이지만, 그 결과가 어떤 모습일지는 아직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신뢰받는 공간에도 매력적인 콘텐츠가 필요하다
페로는 공영 미디어가 지역사회를 위해 존재하며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동시에 사실에 기반한 미디어도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다른 콘텐츠만큼 흥미로운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공공의 목적만으로 청중의 관심이 따라오지는 않는다는 판단이다.
그는 사적 플랫폼이 소유한 유통 경로와 별개로,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설계된 공공의 온라인 공간이라는 구상에도 관심을 보였다. 다만 사람들이 기존 플랫폼에서 이동하기 어렵고, 그런 공간이 어떤 형태가 될지도 모른다고 인정했다. 서점과 도서관이 함께 존재하듯 공공의 공간과 민간의 공간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페로의 설명에서 KCRW의 과제는 분명하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사람들이 찾아 듣고, 관계를 이어가고 싶을 만큼 콘텐츠를 좋게 만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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