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리비안 CEO RJ 스캐린지는 자동차 한 제품을 만드는 데 약 4,000만 건의 결정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그는 제품 방향을 공유하면서도 의사결정은 여러 팀에 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 리비안은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전자장치를 직접 설계해 왔으며, 폭스바겐그룹과 58억 달러 규모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계약 대상에는 리비안의 자율주행 플랫폼과 차량 설계가 포함되지 않는다.
- 스캐린지는 R2의 원가를 낮추는 방법으로 부품과 공정의 개선, 공급업체와의 협상력, 탑재 기능의 선택을 꼽았다.
- 리비안은 우버와 함께 R2 기반 로보택시 5만 대를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료 무인 운행에 앞서 안전 운전자가 탑승하는 단계를 거칠 예정이다.
- 스캐린지는 제조 현장용 로봇 사업을 별도 회사로 분리한 이유로 필요한 자본의 규모와 사업의 집중도를 들었다.
자동차 한 대에 필요한 분산된 결정
스캐린지에 따르면 자동차 한 제품에는 화학, 구조 설계, 전자장치, 소프트웨어, 제조와 공급망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인력이 함께 참여한다. 개발 규모가 커지면 5,500~6,000명의 엔지니어가 같은 제품을 병렬로 작업할 수 있다. 그만큼 팀 사이에 벽이 생기거나, 제조하기 쉬운 설계와 제품 성능을 둘러싼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커진다.
리비안은 제품의 비전과 결정 기준을 먼저 정하고,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사안도 결정을 내린 뒤에는 함께 실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스캐린지는 창업 초기 직접 부품을 설계했지만, 모든 판단이 CEO를 거치면 조직이 기다리며 멈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의 표현대로 자동차 회사의 과제는 분산된 의사결정을 긴밀하게 조율하는 것이다.
초기 자금이 부족해 천천히 성장한 경험도 조직 운영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됐다고 그는 돌아봤다. 팀이 커지면서 전체 회의만으로는 결정과 판단 기준을 전달할 수 없게 됐다. 그는 조직 구조를 고정된 답으로 보지 않는다. 30명일 때 효율적이던 구조가 100명, 1,000명 규모에서도 그대로 작동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직접 만든 소프트웨어를 폭스바겐에 공급한 이유
리비안은 차량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직접 만들려면 전자장치의 구성도 통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개별 기능마다 별도 컴퓨터를 두는 대신, 적은 수의 구역별 컴퓨터에 기능을 통합하고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하는 방향이었다. 스캐린지는 자금이 넉넉하지 않던 시기에 내린 이 결정이 제품 차별화에 중요하다고 이사회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약 10년 뒤 리비안은 폭스바겐그룹과 58억 달러 규모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이는 계약 규모에 관한 설명이지, 해당 금액이 이미 매출로 인식됐다는 뜻은 아니다. 스캐린지는 차량 판매 외에 기술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과, 다른 제조사의 전기차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계약 이유로 들었다. 그는 이 기술이 적용될 첫 제품으로 유럽 시장용 폭스바겐 ID.1을 지목하며 인터뷰 당시 기준 이듬해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쟁 제품을 돕는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공급 범위를 구분했다. 폭스바겐에 라이선스를 제공한 것은 차량용 소프트웨어의 일부이며, 리비안의 자율주행 플랫폼과 차량 설계는 포함되지 않았다. 스캐린지는 전기차 전환에는 다양한 브랜드와 형태의 선택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테슬라와 경쟁하는 제품 방식
스캐린지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선택지 부족이 보급을 늦췄다고 봤다. 그는 R2 출시 전 약 5만 달러 가격대에서 눈에 띄는 선택지가 테슬라 모델 Y와 모델 3에 집중돼 있었다고 평가했다. 두 모델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55~60%로 제시하면서도, 테슬라 제품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아니었다.
그의 경쟁 방식은 인기 모델의 외형과 구성을 따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스캐린지는 R2를 개발할 때 브랜드에 맞는 제품을 만들고 비용, 기능, 성능 사이에서 자체적인 선택을 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사도 전 세계 수요의 약 10%를 차지한다는 점을 들어, 자동차 시장에서는 여러 회사가 함께 성공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기술 변화로 장래 자동차 회사의 수가 줄어들 가능성도 언급했다.
R2의 가격을 낮추면서 무엇을 남겼나
스캐린지는 원가를 좌우하는 요소를 세 가지로 나눴다. 같은 성능을 더 적은 비용으로 구현하는 설계와 공정, 공급업체와의 협상력, 그리고 차에 넣을 기능의 선택이다. 첫 제품 R1을 개발할 때는 판매 실적도 완성차도 없는 상태에서 공급업체의 약속을 받아야 했다. 그는 이런 위험이 초기 비용을 높였고, R2에서는 공급업체가 협력에 더 적극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기능 선택에는 정답이 없는 경우도 있다. R1에는 글로브 박스가 없다. 리비안은 그 공간에 컴퓨터를 배치하고 앞쪽 적재 공간을 키우는 대신, 절감한 비용을 서스펜션 등 다른 부분에 쓰기로 했다. 반대 의견을 검토한 뒤 R2에는 글로브 박스 두 개를 넣었다.
리비안은 R2 개발 초기에 너무 많은 인력이 동시에 참여하자 주요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다고 한다. 이후 프로그램을 다시 구성해 첫 6개월에는 참여 인원을 50명 이하로 제한하고, 작은 팀이 제품의 기본 구조와 핵심 선택을 정하게 했다. 스캐린지는 R2의 생산 확대가 R1 때보다 빠르고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율주행 개발과 우버 로보택시 계획
리비안의 첫 차량은 외부 공급업체의 전방 카메라와 사람이 작성한 규칙에 기반한 주행 시스템으로 출시됐다. 회사는 2021년 말부터 2022년 초 사이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다시 설계하기 시작했다. 차량 센서와 연산 장치를 통제하고, 운행 데이터로 학습하는 대규모 신경망을 구축하는 방향이었다. 이 하드웨어의 첫 버전은 2세대 차량에 적용됐다.
스캐린지는 인터뷰 당시 기준 그해 말 운전자의 감독이 필요한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의 주행 기능을 2세대 차량과 R2에 제공하고, 이듬해에는 운전자가 도로를 계속 주시하지 않아도 되는 기능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탑승자 없이 차량이 달리는 완전한 기능은 그다음 단계로 설명했다. 모두 인터뷰 시점의 개발 계획이며, 이미 구현된 기능이나 확정된 성과로 볼 수는 없다.
우버와의 협력에서 리비안은 자율주행 기술에 집중하고 우버의 이용자 기반을 활용하려 한다. 스캐린지는 2028년부터 R2 기반 로보택시의 일반 유료 운행을 시작하고, 이를 향해 총 5만 대를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에 앞서 안전 운전자가 앞좌석에 탑승한 차량을 우버 플랫폼에서 운행할 예정이다.
로봇 사업을 별도 회사로 만든 배경
스캐린지는 제조 현장의 인력 부족과 비용 문제를 계기로 로봇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로봇은 사람 모양에 한정되지 않는다. 작업에 맞춰 형태와 기능이 달라질 수 있으며, 스스로 주행하는 자동차도 사람이 하던 운전 작업을 수행하는 기계의 사례로 들었다.
그는 제조용 로봇 사업을 별도 회사인 마인드 로보틱스로 추진하기로 했다. 리비안이 당시 투자할 수 있는 규모보다 많은 자본이 필요했고, 로봇 개발과 현장 배치에 전념할 조직도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리비안을 첫 고객으로 삼아 제조 현장에 로봇을 투입하고, 이후 다른 제품의 생산 시설로 넓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캐린지는 두 회사에서 시연이나 발표 자료를 늘리는 활동과 실제 개발 진전을 구분하려 한다고 말했다. R2 개발에서 작은 팀이 먼저 구조를 정한 경험도 같은 판단에서 나왔다. 그가 강조한 것은 큰 비전을 유지하되 실행 방식과 기존 가정은 계속 다시 살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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