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클라나의 출발점은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물건을 받아 확인한 뒤 결제하게 하는 방식이었다. 창업자는 이를 대출 수요보다 낯선 판매자를 믿기 어려운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봤다.
- 초기에는 판매자의 미수금을 인수하고 미납 위험과 청구 업무를 맡되, 판매자에게 대금을 약 3주 뒤 지급했다. 이 조건과 조기 결제하는 소비자 덕분에 초기 자금 부담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 클라나는 종합 결제 서비스에서 소비자 중심 서비스로 방향을 바꿨다. 미국에서는 제휴 판매점 밖에서도 쓸 수 있는 앱 내 브라우저와 일회용 카드를 성장 수단으로 활용했다.
- CEO에 따르면 AI 고객지원 도입 뒤 상담 건의 약 3분의 2를 AI가 처리했다. 고객 만족도는 인간 상담원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고용에 미칠 장기 영향은 별개로 봤다.
후불결제의 출발점은 신뢰였다
클라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세바스티안 시에미아트코프스키는 스웨덴의 초기 온라인 판매자들을 상대하며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당시 우편 주문에서는 물건을 먼저 보내고 나중에 청구하는 방식이 쓰였지만, 온라인에서는 카드 결제가 일반적이었다. 그는 소비자가 처음 보는 판매자에게 카드 정보를 입력하고 돈을 보내기 전에 상품을 확인할 수 있다면 구매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선구매 후결제(BNPL)는 이 맥락에서 출발했다.
초기 판매자들이 특히 걱정한 것은 대금 미납 위험과 청구·추심 업무였다. 클라나는 판매자의 받을 돈인 미수금을 인수해 그 위험과 업무를 맡았다. 대신 판매자에게 대금을 약 3주 뒤 지급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즉시 지급을 원하는 판매자에게는 더 높은 수수료를 받았다. 시에미아트코프스키에 따르면 일부 소비자가 만기보다 일찍 결제하면서 현금 흐름을 맞출 수 있었고, 회사는 약 3만 달러를 쓴 뒤 흑자로 전환했다. 이는 초기 사업의 설명이지, 후불결제 사업에 자금 조달이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는 이후 은행 자금 등 다른 조달 방법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같은 상품도 시장마다 수요가 달랐다
스웨덴 다음에는 현지 판매자들의 활동을 따라 노르웨이와 핀란드로 확장했다. 독일과 네덜란드에는 청구서 기반 결제의 전통이 있었다. 반면 시에미아트코프스키는 신용카드가 널리 쓰이는 영국과 미국에서는 기존 후불결제 상품의 필요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영국 팀은 그의 판단과 달리 소액 상품과 패션 판매점에 기회가 있다고 봤다. 팀은 대형 판매점 ASOS와 계약해 후불결제를 출시했고, 시에미아트코프스키는 이를 성공 사례로 회고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신용카드를 쓰지 않거나 꺼리는 소비자층의 성장에 주목했다. 다만 모든 소비자가 신용카드에서 후불결제로 옮겨 갔다는 주장은 아니었다. 기존 카드 상품이 충분히 충족하지 못한 수요가 있었다는 해석이다.
그는 후불결제가 신용카드보다 소비자에게 유리하리라고 전망하면서도, 클라나 역시 초기에 리볼빙과 고가 상품 금융을 제공했고 소비자가 더 많은 이자를 내게 하는 청구 방식을 따라 한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후 그런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후불결제와 신용카드를 단순히 선악으로 나눌 수 없는 이유다.
종합 결제 서비스에서 소비자 서비스로
클라나는 한때 판매점이 여러 결제 수단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종합 결제 서비스에도 투자했다. 시에미아트코프스키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북유럽에서는 성과를 냈지만,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는 스트라이프와 아디옌만큼 빠르게 실행하지 못했다. 미국에서는 쇼피파이가 자체 결제 화면을 제공한 점도 소형 판매점을 통한 진입을 어렵게 했다.
2015년 무렵 클라나는 소비자 서비스로 방향을 틀었다. 현재는 스트라이프와 아디옌 같은 결제 서비스 업체가 클라나 상품을 판매점에 제공하는 주요 경로라고 시에미아트코프스키는 설명했다. 이는 후불결제 자체를 중단했다는 뜻이 아니라, 판매점의 모든 결제를 직접 처리하려던 구상을 바꿨다는 뜻이다.
그가 제시한 장기 구상은 소비자의 거래와 금융 정보를 바탕으로 선택을 돕는 디지털 금융 비서다. 클라나는 처음부터 청구서를 만들기 위해 구매 상품의 종류·색상·크기 같은 상품 단위 데이터를 받아 왔다. 시에미아트코프스키는 소비자 동의 아래 이 데이터를 활용할 가능성을 강조했다. 다만 카드로 결제한 거래에서는 같은 수준의 상품 정보를 얻지 못한다고 밝혔다. 금융 비서는 그가 그리는 미래상이며, 대담에서 구현된 서비스로 제시되지는 않았다.
미국에서는 사용처를 먼저 넓혔다
미국 시장에서 클라나는 애프터페이보다 판매점 제휴에서 뒤처졌다고 시에미아트코프스키는 회고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앱에 브라우저를 넣고 일회용 비자 카드를 생성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클라나와 직접 제휴하지 않은 온라인 판매점에서도 소비자가 클라나의 분할 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는 아마존을 제휴하지 않은 판매점의 예로 들었다. 이 방식은 클라나가 판매점과 계약을 맺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시에미아트코프스키에 따르면 사용처가 넓어지면서 앱 이용을 판매점에 제시할 수 있었고, 이후 세포라와 메이시스 등과도 계약했다. 앱 내 브라우저에서는 상품 단위 데이터를 얻을 수 있지만, 일반 카드 거래에서는 그 정보가 빠질 수 있다는 제한도 남는다.
AI 고객지원의 성과와 고용의 한계
시에미아트코프스키는 AI 상담을 확대하기 전, AI와 인간 상담원을 이용한 고객의 만족도가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확대 후에는 기존에 인간 상담원이 처리하던 문의의 약 3분의 2를 AI가 맡았고, 약 3분의 1이 인간 상담원에게 남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클라나가 외부 고객지원 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이 정규직 환산 약 700명 줄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클라나 직원 700명을 해고한 사례로 설명하지 않았다. 해당 상담원들은 외부 업체 소속이며 다른 고객사의 업무로 옮길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동시에 다른 기업들도 같은 방식을 채택하면 장기적으로는 옮겨 갈 업무가 부족해질 수 있다고 인정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채용을 대체로 줄이고 일부 엔지니어 채용은 이어 가며 조직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도입의 비용 효과와 고용에 관한 주장을 각각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성장 비용을 다시 계산하다
시에미아트코프스키는 미국 진출과 시장 확장에 투자하며 적자를 감수했지만, 인력 채용은 지나치게 빨랐다고 돌아봤다. 그는 최고 기업가치가 약 500억 달러에 달한 뒤 약 65억 달러로 낮아진 경험도 언급했다. 대담에서 제시한 AI의 역할은 매출을 늘리면서 비용을 낮추려는 경영 목표와 연결된다. 다만 직원 1인당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그의 예상이며, 고객지원에서 확인했다는 성과와 같은 종류의 결과는 아니다.
클라나의 사례는 한 결제 방식의 발명으로 끝나지 않는다. 판매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과 업무를 맡아 출발했고, 시장별 수요와 경쟁에 맞춰 결제 서비스의 범위를 바꿨다. AI 고객지원에서는 처리 비중이라는 구체적 성과를 제시했지만, 그것이 장기적인 고용 변화나 금융 비서 구상의 실현까지 입증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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