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데이비드 엡스타인은 자원과 선택지가 많을수록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가정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가 인터뷰한 제너럴 매직의 전 직원들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정하기 어려웠다고 회고했다.
- 픽사는 이야기 아이디어를 세 가지씩 제안하게 하고, 작업량을 눈에 보이게 만들어 첫 아이디어에 대한 집착과 작은 장면에 대한 과도한 투입을 줄이려 했다.
- 엡스타인이 접한 기업들의 AI 도입 사례에서는 해결할 문제를 먼저 정의하고 그에 맞는 도구를 고른 조직이 더 성공적으로 보였다. 이는 그가 관찰한 사례의 범위에서 내린 판단이다.
- 제약은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거나 새로운 방법을 찾게 할 수 있지만, 엡스타인도 어느 수준부터 지나친 제약이 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제너럴 매직이 정하지 못한 것
엡스타인은 제너럴 매직을 자원이 풍부해도 집중력을 잃을 수 있다는 사례로 든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제품이 아닌 구상을 바탕으로 상장했고, 스마트폰과 닮은 제품을 시대보다 앞서 만들려 했다. 자금과 인재가 몰리자 좋은 아이디어마다 구현이 이어졌지만, 제품은 일관성을 잃었고 사용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불분명해졌다.
엡스타인이 인터뷰한 전 직원들의 공통된 회고는 무엇을 할지가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을지 정하기 어려웠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 사례를 선택지와 자원이 늘어날수록 사람의 만족도와 판단, 에너지 집중이 언제나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와 연결한다.
엡스타인 자신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이전 책에서는 필요한 분량의 150%를 쓴 뒤 줄여야 했다. 이번 책을 준비할 때는 해결하려는 문제를 중심으로 개요를 한 장에만 정했다. 관심 있는 주제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중 하나를 골라 실행하기 위해서였다.
픽사는 아이디어와 작업량에 경계를 뒀다
엡스타인은 같은 시기 컴퓨터 애니메이션 장편영화라는 목표를 추진한 픽사를 제너럴 매직과 대비한다. 픽사는 감독이 처음 떠올린 이야기 아이디어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문제를 보고, 세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하게 했다. 엡스타인의 설명에 따르면 첫 아이디어는 가장 좋은 아이디어라기보다 가장 쉽게 떠오른 아이디어일 때가 많았고, 이 규칙은 다른 가능성을 검토할 여지를 만들었다.
작업 자원을 배분할 때도 제약을 보이게 했다. 픽사의 공동 창업자 에드 캣멀은 관객이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는 배경의 작은 동전 음영에 감독이 집착하는 문제를 설명했다. 픽사는 애니메이터 한 명의 일주일 작업량을 막대 하나로 나타내는 판을 사용했다. 동전을 더 다듬으려면 다른 캐릭터에 배정된 막대를 가져와야 했다. 한 장면에 시간을 더 쓰는 일이 다른 장면의 작업량을 줄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AI가 작업량을 늘릴수록 문제 정의가 중요해진다
엡스타인은 AI 덕분에 자신이 하던 일부 작업이 10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동시에 시작만 하고 끝내지 못하는 일을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다른 기업의 AI 도입을 돕는 한 회사와 시간을 보내며, 여러 기업이 AI를 광범위하게 적용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그 과정에서 생산되는 결과물의 양은 많아졌지만 기업의 전략에 부합하는지는 불분명한 경우가 있었다고 했다. 반면 자신이 접한 사례 중 상대적으로 성공적으로 보인 기업들은 먼저 문제를 구체화한 뒤 적합한 도구를 찾았다. 일부 조직은 해야 할 일을 나열하고, 그중 도구가 맡을 수 있는 일과 사람이 더 전략적으로 생각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일을 구분했다.
엡스타인은 직원들이 공식 허용 여부와 관계없이 AI 도구를 쓸 가능성도 지적했다. 공개 모델 사용이 조직에 위험을 줄 수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리더가 사용의 경계를 마련한 뒤 그 안에서 실험할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견해다.
부족한 자원이 다른 방법을 찾게 할 때
제약은 조직이 스스로 정할 수도 있고 외부에서 주어질 수도 있다. 엡스타인은 전 NASA 최고지식책임자 에드 호프먼에게 들은 임무 사례를 소개했다. 엔지니어들은 예상했던 시간과 예산의 절반만 갖게 되자 처음부터 장비를 만들 수 없었다. 대신 군용 탱크의 영상 장비와 자동차 경주의 엔진 온도 센서를 가져와 달에 물이 있음을 확인한 탐사선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엡스타인은 시간과 예산이 절반이 아닌 4분의 1이었다면 같은 결과가 가능했을지 모른다고 인정했다. 제약이 언제 지나치게 심해지는지 정확한 선도 제시하지 않았다. 외부에서 부과된 제약은 구성원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감각을 잃게 할 수도 있다. 그의 주장은 자원을 줄이면 언제나 혁신이 나온다는 공식이 아니라, 남은 조건에서 다른 해법을 찾을 여지가 있는지 살펴보자는 것이다.
가설을 먼저 정해야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엡스타인은 사업 판단에도 과학적 접근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가 소개한 연구에서는 창업자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시장 조사와 가치 제안 평가를 배웠다. 과학적 방법을 배운 집단은 자신들이 제공하는 가치에 관한 가설, 검증 방법, 결과에 따른 판단 기준을 미리 정했다. 이들은 고객과 시장에 관한 초기 가정이 틀렸음을 발견해 방향을 바꾸는 경우가 많았고, 성공할 가능성도 더 높았다고 엡스타인은 말했다. 일반적인 교육을 받은 집단은 들은 내용을 기존 구상에 맞춰 해석하고 방향을 덜 바꾸는 경향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결과를 본 뒤 원래 예상도 그랬다고 이야기를 고치기 쉽기 때문에, 예측을 사전에 적어두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 결과와 예상의 차이가 드러나야 시장이나 팀에 대한 판단을 수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제너럴 매직, 픽사, NASA의 사례에서 제약의 형태는 달랐다. 엡스타인이 공통으로 주목한 것은 제약 자체보다 그것이 선택의 대가를 드러내고, 검토할 아이디어와 해결할 문제를 분명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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