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혼란에 대응하려면 모든 것을 예측하려 하기보다 현재 얼마나 앞까지 예측할 수 있는지 판단하고 여러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
  • AI에 학습과 분석을 맡겨도 판단력과 결과물에 대한 책임은 사람이 지켜야 한다.
  • 업워크는 상장사로서 쌓아 온 예측 가능성에 스타트업의 유연성을 다시 더하고 내부 데이터 분석 도구로 구성원의 의사결정을 돕고 있다.
  • 공공 안전에서는 속도보다 정확성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워치 듀티는 AI로 사람의 정보 처리 능력을 높이되 해석과 감독은 사람이 맡는다.
  • 모든 요구에 같은 에너지를 쓸 수는 없다. 반드시 지킬 것과 잠시 내려놓을 것을 구분하고 상황이 달라지면 우선순위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

혼란의 크기보다 예측할 수 있는 범위를 본다

마스터스 오브 스케일 서밋 2026에서 팟캐스트 ‘래피드 리스폰스’ 진행자이자 전 패스트 컴퍼니 편집장인 밥 사피안은 여러 경영자와 변화 속 조직 운영을 논의했다. 대화를 관통한 주제는 모든 것이 빠르게 바뀔 때 계획과 도구를 어떻게 바꾸고 어떤 판단 기준을 지켜야 하는가였다.

출발점은 진자 하나에 다른 진자를 연결한 이중 진자였다. 전 미국 수석 데이터 과학자로 소개된 출연자는 이 단순한 장치로 초기의 작은 차이가 나중에 큰 차이를 만드는 혼돈을 설명했다. 운동을 수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장치도 눈앞에서 움직이기 시작하면 다음 움직임을 직관적으로 맞히기 어렵다.

그는 날씨 예보에 빗대 예측 가능한 기간 자체가 달라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어떤 때는 먼 시점까지 내다볼 수 있지만 다른 때는 몇 시간 앞조차 불확실하다. 경영에서도 상황이 혼란스럽다는 진단만으로는 부족하다. 지금 얼마나 앞까지 예측할 수 있는지, 무엇에 개입할 수 있는지 구분해야 한다.

그는 혼란을 피해야 할 위험인 동시에 기회로 봤다. 하나의 계획에 기대는 대신 여러 대안을 준비해야 하며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고 대안을 생각해 내는 데 AI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AI에 맡길 일이 늘수록 사람의 판단이 중요해진다

구글 X와 딥테크 투자 펀드의 자문역이자 조미료 브랜드 스파이스웰의 CEO인 레이나 쿰라는 여러 분야에서 새 역량을 쌓아 왔다. 그러나 계속 도구를 추가하는 방식은 부담이 됐다. 이제는 자신이 모든 능력을 직접 갖추려 하기보다 AI 에이전트 팀을 운영하는 쪽으로 접근을 바꿨다.

그는 경영, 마케팅, 운영, 엔지니어링 역할을 맡긴 에이전트 12개를 활용한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업무를 맡기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일부 에이전트는 자신보다 수학을 잘하지만 어떤 에이전트는 판단력이 어린아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도구의 능력과 판단의 질을 따로 봐야 하는 이유다.

쿰라는 모든 변화를 따라잡아야 한다는 압박부터 내려놓자고 했다. 학습의 일부도 도구에 맡길 수 있지만 판단력과 명료함, 세상에 내놓는 결과물의 품질에 대한 책임까지 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해진 경로 대신 방향과 학습 주기를 관리한다

업워크 CEO 헤이든 브라운은 정확한 경로를 미리 그려 놓는 사업 계획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목표 방향은 정하되 도달하는 방법은 매일 배우고 수정하며 그 방향 자체도 계속 재검토하는 방식이다.

브라운은 2011년 입사 당시 업워크가 작고 민첩한 스타트업이었다고 돌아봤다. 회사가 성장하고 상장한 뒤에는 예측 가능성과 낮은 위험을 더 중시하게 됐다. 이제는 상장사도 스타트업 시절의 민첩성과 유연성을 사고방식뿐 아니라 실제 운영 방식에 다시 반영해야 한다고 봤다.

그 사례로 든 것이 내부 도구 ‘크리스털 볼’이다. 브라운에 따르면 이 도구는 회사의 풍부한 내부 데이터에 접근하며 데이터는 구조화되고 관리된다. 그는 이런 기반 덕분에 구성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답을 얻고 정보뿐 아니라 분석 결과에도 더 쉽게 접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전에는 분석가와 여러 팀이 몇 주씩 매달려야 했던 문제에 이제는 한 사람이 몇 시간 안에 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연한 계획을 실행하려면 방향을 바꾸라는 주문만으로는 부족하며 구성원이 상황을 파악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줄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필요한 속도와 위험한 서두름을 구분한다

산불·홍수 정보 네트워크 워치 듀티의 CEO 존 밀스는 속도를 높이라는 일반적인 경영 조언에 조건을 달았다. 공공 안전 분야에서 빠르게 움직이며 일단 부딪혀 보자는 접근은 위험하다. 생명을 다루는 정보라면 정확성과 정밀함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밀스는 워치 듀티가 분 단위로 빠르게 대응하지만 해결하려는 문제에서는 초 단위까지 앞당기는 일이 핵심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필요한 속도는 사용자가 처한 상황에 맞춰 정해야 한다. 더 빠르다는 이유로 정확성을 희생할 수는 없다.

워치 듀티도 AI를 쓴다. 여러 신호를 모아 의미 있는 정보로 바꾸는 과정에서 사람이 더 많은 자료를 살피고 중요한 신호를 찾느라 덜 지치도록 돕기 위해서다. 밀스는 비행기의 자동 조종 기능을 쓰더라도 조종사가 감독해야 한다는 비유로 사람의 역할을 설명했다.

그는 다른 업체가 훈련 상황을 실제 화재로 잘못 전달한 사례를 언급했다. 들리는 정보를 해석 없이 그대로 내보내면 위험해진다. 이 분야에서 AI 활용의 기준은 사람을 얼마나 덜 쓰느냐보다 사람이 더 정확하게 판단하도록 돕느냐에 가깝다.

기술을 쓰는 속도도 스스로 정한다

AI를 다루는 ‘라이프 위드 머신스’와 PBS의 ‘아메리카 아웃도어스’를 진행하는 작가 겸 방송인은 기술과 거리를 두는 문제를 다뤘다. 그가 경계한 것은 기술 자체보다 자신이 정하지 않은 속도에 맞춰 기계처럼 살아가는 일이었다.

그는 기술을 즐기며 모든 기술에서 손을 떼는 선택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신 기술 사용이 자신과의 관계, 다른 사람과의 관계, 자연을 비롯한 생명과의 관계를 돕는지 살핀다. 도구가 이런 관계를 대신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거나 사람과 눈을 맞추는 시간이 사라진다면 잃는 것이 생긴다고 봤다.

이는 쿰라가 강조한 평정심과도 이어진다. 도구를 계속 쓰면서도 잠시 고개를 들고 자신의 상태를 확인할 여지를 남긴다. 그렇게 변화에 적응하는 일과 외부의 속도에 끌려가는 일을 구분한다.

반드시 지킬 것과 내려놓을 것을 나눈다

우선순위에 관한 대화에서는 오토데스크의 최고마케팅책임자와 방산 기술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미 해병대에서도 복무하는 배우자가 가족 운영 경험을 나눴다. 두 사람은 모든 일을 동시에 잘해 내고 있지는 않음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했다.

이들은 삶의 일을 유리공과 고무공으로 구분했다. 부부 관계, 자녀의 안녕, 건강, 가족의 재정 안정은 깨뜨리지 않아야 할 유리공이다. 좋아하는 일이라도 때로는 의도적으로 내려놓을 수 있는 일은 고무공에 해당한다. 친구들과의 여행보다 자녀와 보내는 시간을 택하는 식이다.

이 구분은 고정돼 있지 않다. 고무공이던 일이 유리공으로 바뀌는지, 삶의 시기가 달라졌는지 계속 이야기한다. 특히 중요한 일에는 주도할 사람을 정하고 다른 사람은 필요한 지원을 확인한다.

두 사람은 함께 쓰는 일지와 가족 목표도 활용한다. 일지는 상대의 기록을 즉시 비판하지 않고 먼저 읽는 공간이다. 목표를 세울 때는 자녀가 운동이나 타자 속도처럼 자신의 진전을 확인할 수 있는 항목도 쓴다. 동시에 부부 관계와 자녀가 느끼는 안전감처럼 숫자만으로 다루기 어려운 기준도 중요하게 본다.

오토데스크의 마케팅 책임자는 관심을 요구하는 모든 일이 에너지를 쓸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당장 눈길을 끄는 일보다 의미 있는 시간에 걸쳐 중요할 일을 가려내야 한다고 봤다. 그는 공감과 자신의 가치관 역시 편리할 때만 따르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화에서 유연하게 바꿔야 할 것은 경로와 도구였고 끝까지 책임져야 할 것은 판단과 정확성, 중요한 관계였다. 혼란 속 운영은 모든 일을 더 빨리 처리하는 데서보다 지금 바꿀 것과 반드시 지킬 것을 구분하는 데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