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스위트 로런스는 장터에서 고객들이 완성된 쿠키 대신 반죽을 사고 싶어 한다는 말을 듣고 냉장 쿠키 반죽 사업을 택했다.
- 홀푸드 한 매장에서 출발해 약 5년 차에도 연 매출은 35만 달러 수준이었다. 소규모 생산과 냉장 배송, 공장 교체가 성장의 걸림돌이었다.
- 2016년 대형 유통망에 진입했지만 기존 제품보다 조금 나은 정도로는 높은 가격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느꼈다.
- 고객 요청을 바탕으로 주요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뺀 제품을 출시했다. 6개월 만에 가장 잘 팔리는 품목이 되자 전체 제품군을 전환했다.
- 전면 전환한 2018년 매출은 약 350만 달러였고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고객이 원한 것은 쿠키보다 반죽이었다
창업 인터뷰 팟캐스트 ‘How I Built This’의 진행자 가이 라즈는 스위트 로런스(Sweet Loren’s)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 로런 캐슬과 냉장 쿠키 반죽 브랜드를 만든 과정을 돌아봤다. 대화의 중심은 익숙한 식품을 어떻게 바꿔야 기존 대형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느냐는 문제였다.
캐슬은 대학 졸업 뒤인 22세에 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치료 중 영양과 요리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치료를 마친 뒤에도 어머니 곁에 머물기 위해 뉴욕에 남았다. 제과점 판매직으로 일하면서 갓 구운 쿠키를 사려고 줄을 서는 고객들을 지켜봤다. 집에서는 재료를 바꾸면서도 맛있는 쿠키를 만드는 실험에 몰두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시제품을 먹여 반응을 살폈고 작은 제빵 대회에서 우승한 뒤 브루클린 장터에 나갔다. 쿠키 외에 머핀과 브라우니도 팔았다. 무엇을 사업으로 삼을지는 고객 반응을 보고 정하려 했다.
가장 먼저 매진되는 것은 쿠키였다. 고객들은 집에서 아이들과 따뜻하게 구워 먹을 수 있도록 반죽만 살 수 없느냐고 물었다. 캐슬은 동네 슈퍼마켓을 둘러봤지만 자신이 사고 싶은 포장 반죽을 찾지 못했다.
2년짜리 무료 경영교육 과정에서 사업계획을 세우며 제과점도 검토했다. 하지만 뉴욕의 임차료와 매장 운영 부담이 컸고 한 동네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제품을 팔고 싶었다. 쿠키 반죽은 고객의 요청과 자신이 원하는 사업 형태가 만나는 선택이었다.
홀푸드 입점은 전국 진출이 아니라 작은 실험이었다
2011년 교육 과정의 동료가 뉴욕 콜럼버스서클 홀푸드 구매 담당자와의 만남을 주선했다. 당시 캐슬은 웹사이트에 출시 예정 안내만 띄워놓았을 만큼 준비가 덜 된 상태였다. 그래도 갓 구운 쿠키를 들고 만났고 담당자는 팀 시식 후 반죽을 입점시키고 싶다고 연락했다.
어머니는 구두로 입점 의사를 확인한 뒤 제품이 실제 매대에 오르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 캐슬에게 사업은 자신의 투병과 상실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로 바꾸는 버팀목이 됐다.
첫 거래는 홀푸드 한 매장에서 아주 적은 수량을 파는 일이었다. 캐슬은 생산과 판매, 시식까지 혼자 맡을 수 없다고 판단해 위탁 공장을 찾았다. 그러나 대형 공장은 한 번에 1만 파운드를 생산하라고 요구했다. 한 매장에서 출발하는 사업으로는 그 물량도 실패 위험도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뉴욕주 북부의 작은 공장을 찾았다. 쿠키 반죽 생산 경험은 없었지만 혼합 설비가 있었고 소량 생산이 가능했다. 냉장 배송을 맡을 유통업체도 구하기 어려워 공장 직원에게 자동차 트렁크에 보냉 상자를 싣고 뉴욕까지 배달해 달라고 부탁했다.
초기 제품은 유제품을 쓰지 않았지만 밀과 달걀은 들어갔다. 캐슬은 매주 소형 오븐을 여행 가방에 넣고 지하철로 홀푸드에 갔다. 매장 통로에서 3~4시간씩 쿠키를 구워 시식시켰다. 판매량과 고객 반응을 확인한 뒤에야 인근 매장에 직접 입점을 제안했다.
약 5년 차 매출 35만 달러, 생산부터 다시 배웠다
캐슬은 저축을 쓴 뒤 친구와 가족 등을 상대로 약 1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자금 모집은 예상보다 어려웠다. 회의를 거듭하며 자신과 사업을 믿을 사람을 찾아야 했고 이후에는 다시 투자받지 않아도 되도록 흑자를 내고 싶어 했다.
채용을 서두르지 않았고 비싼 마케팅 행사나 사무실에도 돈을 쓰지 않았다. 뉴욕의 원룸에서는 침대를 높여 아래에 원료 통을 보관했다. 사업은 미국 북동부를 중심으로 조금씩 커졌지만 본인도 경영을 처음 배우는 중이었고 더 넓은 지역을 맡을 팀도 부족했다.
생산은 계속 불안했다. 두 번째 공장이 3개월 안에 나가 달라고 통보하자 캐슬은 유예 기간을 6개월로 늘렸다. 이 기간에 쿠키 반죽과 포장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전국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더 큰 공장을 찾아야 했다.
캐슬이 기억하는 약 5년 차 연 매출은 35만 달러였다.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면 누군가 레시피를 베낄 것이라는 경고도 들었다. 하지만 직접 사업을 해보니 재료 하나만 해도 선택지가 수없이 많았고 원료 선정과 브랜드까지 함께 재현하기는 쉽지 않다고 느꼈다.
전국 매대에 올랐지만 차별화는 부족했다
다음 전환점은 대형 슈퍼마켓 체인 퍼블릭스였다. 구매 담당자는 냉장 쿠키 반죽 부문의 매출이 수년째 정체되거나 줄고 있어 새로운 제품이 필요하다고 했다. 캐슬은 전 매장 공급을 약속했다. 이어 판매 중개인이 이웃에게 건넨 샘플이 크로거 관계자에게 닿으면서 또 다른 입점 기회가 생겼다.
캐슬은 최고운영책임자를 영입해 공장과 물류, 원료 구매를 맡겼다. 전국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추가로 조달했고 높은 급여를 주기 어려운 대신 지분을 제공해 인재를 모았다. 2016년 퍼블릭스와 크로거 전 매장에 들어가면서 유통망은 지역 중심의 약 300곳에서 약 4,000곳으로 늘었다.
전국 시식 행사는 비용이 너무 컸다. 대신 매대에서 눈에 띄는 자홍색 포장, 매장 할인 행사, 입소문에 집중했다. 제품은 톨하우스와 필즈버리 옆에 놓였다.
판매가 형편없지는 않았지만 캐슬은 만족하지 못했다. 기존 제품보다 조금 나은 정도로는 더 높은 가격을 충분히 설득하기 어려웠다. 유기농으로 바꾸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원료비와 판매가가 더 올라가는 문제가 있었다. 무엇보다 고객이 실제로 요청하는 것은 따로 있었다.
고객 메시지를 레시피로 바꾸고 판매량으로 확인했다
전국의 가족들에게서 수백 건의 메시지가 들어왔다. 새로운 반죽 제품은 반갑지만 아이에게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다거나 가족이 글루텐이나 대두를 먹지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캐슬이 설문을 돌려 얻은 답이 아니라 고객이 먼저 보내온 요청이었다.
라즈는 이런 요청만으로 성공을 확신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캐슬 자신에게는 식품 알레르기가 없었다. 그래도 반복되는 요청을 외면하기 어려웠고 기존 제품의 차별성도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캐슬은 약 4개월 동안 대두, 글루텐, 유제품, 달걀, 견과류, 참깨 등 주요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빼는 레시피를 개발했다. 글루텐은 밀 등에 들어 있는 단백질이다. 집에서 감자 전분과 타피오카 전분의 종류와 비율을 바꾸고 귀리 가루와 조합하며 매일 실험했다. 식품 과학자에게도 도움을 구했지만 자신이 원하는 집에서 구운 쿠키 맛과는 거리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생산 역시 작게 시작했다. 뉴저지에서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뺀 구운 쿠키를 만들던 공장을 찾아 반죽 생산을 시험했다. 퍼블릭스와 크로거 구매 담당자들도 비슷한 고객 요청을 받고 있다며 시험 판매에 동의했다.
2017년 출시한 초콜릿 청크 제품은 기존 제품과 혼동하지 않도록 글루텐과 유제품을 넣지 않았다는 표시를 크게 내세웠다. 출시 6개월 만에 다른 모든 제품보다 많이 팔리는 단일 품목이 됐다. 고객의 요청이 실제 구매로 이어진 셈이었다.
제품 전체를 바꾸되 맛을 앞세웠다
팀은 기존 제품과 새 제품을 함께 유지할지 논의했다. 하지만 새 반죽의 맛이 기존 제품만큼 좋거나 더 좋다면 두 제품군을 따로 둘 이유가 적었다. 냉장 반죽 매대 공간도 작았고 브랜드를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2018년 스위트 로런스는 전체 제품을 주요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뺀 제품으로 전환했다. 동시에 포장에서는 글루텐 프리라는 문구의 비중을 줄였다. 필요한 고객이 확인할 수 있도록 표시는 남기되 브랜드 전체가 특정 식이 제한만을 위한 제품처럼 보이지 않게 했다.
그해 매출은 약 350만 달러였고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인터뷰에서 소개된 판매 매장은 3만 곳 이상이며 제품군도 퍼프 페이스트리와 피자 크러스트, 파이 크러스트, 스콘으로 넓어졌다. 라즈는 2025년 매출이 1억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위트 로런스의 전환은 전국 매장에 들어가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았다. 고객들이 기존 제품을 먹지 못하는 이유를 찾아 레시피를 바꾸고 작은 시험 생산과 실제 판매로 반응을 확인한 뒤 브랜드 전체를 바꿨다. 그 과정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기준은 따뜻하고 맛있는 쿠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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