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How I Built This’ 진행자 Guy Raz는 10년간 600명 넘는 창업가를 인터뷰하며 모은 장면을 Ring 창업자 Jamie Siminoff와 함께 돌아봤다.
- 사업의 출발점은 거창한 발명만이 아니었다. 버려질 과일로 맥주를 시험하거나, 복사점 앞의 긴 줄에서 수요를 발견한 사례가 나왔다.
- 초기 제품의 결함과 투자 거절은 여러 창업가가 겪은 일이었다. 다만 이를 견딘 사례가 모든 시도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 성장 자금은 기업을 살리기도 하지만 투자자의 목표와 사업의 속도가 어긋나면 갈등을 낳는다.
- 창업가들은 성공에서 노력과 운의 비중을 다르게 봤다. 꾸준히 일해도 성과가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아이디어는 작은 관찰과 실험에서 시작됐다
Raz는 다른 사람도 겪는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시험하는 순간을 창업 이야기의 출발점으로 꼽았다. Dogfish Head Beer 공동창업자 Sam Calagione은 맨해튼의 집으로 양조 키트를 가져가던 길에 싸게 내놓은 체리를 보고 맥주에 넣어보기로 했다. Kinko’s 창업자 Paul Orfalea는 1969년 무렵 대학 근처 복사점의 긴 줄을 보고 복사 서비스의 수요를 읽었다.
관찰 뒤에는 반복적인 시험이 따랐다. Justin’s의 창업자 Justin Gold는 땅콩버터에 젤리를 섞는 등 30~40가지 조합을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땅콩버터에 꿀을 넣는 비교적 단순한 제품에도 땅콩의 종류와 볶는 정도를 결정해야 했다. 반면 Eileen Fisher는 회사 이름도 옷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시회 부스를 신청했고, 결국 네 벌의 옷으로 시작했다. 첫날 가격을 묻는 방문객 앞에서 말문이 막혔다고 했다.
새 제품 자체보다 보여주는 방식을 바꾼 사례도 있다. Liquid Death 창업자 Mike Cesario는 물을 저렴한 맥주처럼 보이는 캔에 담겠다는 구상을 했다. 이미 여러 브랜드가 있는 생수 시장에서 눈에 띄고 사람들이 공유할 만한 외형과 이름을 찾으려 했다는 설명이다.
출시와 첫 주문 뒤에도 일이 남았다
Instagram 공동창업자들은 서비스를 공개한 직후 이용자가 몰려 단일 컴퓨터로 운영하던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렸다고 회상했다. 잠을 거의 자지 못한 채 장애와 비판을 마주하며 제품을 망쳤다고 생각했다. Siminoff도 고객 집에 보낸 Ring 제품이 설치 과정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때를 떠올렸다. 방송에서는 이런 초기 문제가 끝을 뜻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고쳐야 할 문제를 드러내는 장면으로 다뤄졌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용자가 떠날 수 있다는 한계도 짚었다.
Spanx 창업자 Sara Blakely는 Neiman Marcus 구매 담당자의 반응이 시들해지자 화장실에서 제품을 착용하기 전후를 직접 보여줬다. 담당자는 일곱 매장에 시험 주문을 넣겠다고 했다. 그러나 입점이 판매를 보장하지는 않았다. Blakely는 매장에서 제품이 팔려야 다음 기회가 생긴다고 판단해 친구들에게 구매를 부탁하고 비용을 보냈다고 말했다.
거절의 횟수와 자금의 조건
Airbnb 창업자들은 사업 지표와 언론 보도가 나온 뒤 투자자 20명을 소개받았지만, 답장을 보낸 사람은 10명, 만난 사람은 5명이었고 투자자는 없었다고 회상했다. Whole Foods의 John Mackey도 초기 매장을 늘리기 위해 자금을 구할 때, 투자자에게 시장이 작아 보인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이 사례들이 모든 거절이 틀렸다는 뜻은 아니다. Raz와 Siminoff는 거절을 아이디어의 최종 판정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Urban One 창업자 Cathy Hughes는 라디오 방송국 인수를 위한 대출을 구하며 은행 32곳에서 거절당한 뒤 33번째 은행에서 승낙을 받았다. 반복해서 설명한 끝에 승낙을 들었는데도 계속 설득하자, 담당자는 이미 거래가 성사됐으니 말을 멈추라고 조언했다. Stonyfield Yogurt 창업자 Gary Hirshberg의 경우에는 사업 규모가 매출 50만 달러에 이르렀을 때도 급여 지급 전날 은행에 현금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장모에게 수천 달러씩 빌리곤 했고, 아내는 더 빌려주지 말라고 어머니에게 전화했다. 매출이 있다는 것과 현금 사정이 안정됐다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성장 목표가 다르면 투자도 갈등이 된다
가구 브랜드 Serena & Lily는 생산과 성장에 현금이 많이 필요했다. 창업자들은 성장을 중시하는 벤처 투자자에 이어 수익성과 성장 둔화를 원하는 투자자를 받아들였고, 서로 다른 목표가 한 테이블에 놓였다. Siminoff는 물리적 제품을 파는 기업에서 매출 성장이 현금을 빠르게 소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편 사례로 여성 스포츠 의류 브랜드 Title IX의 창업자 Missy Park는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 사업을 운영했다. 그는 큰 성공 한 번보다 작은 성과를 이어가는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Siminoff는 이런 사업에 큰 성장률을 요구하는 벤처 자금을 받으면 사업 방식과 투자자의 기대가 충돌한다고 봤다. 어느 쪽이 더 낫다는 결론보다, 필요한 자금과 원하는 성장 속도를 함께 판단해야 한다는 대목이다.
성공 뒤에도 남는 대가
Raz와 Siminoff는 창업의 두려움을 무모함의 반대말처럼 다루지 않았다. Boston Beer Company의 Jim Koch는 안정적인 직장에 남는 것이 자신에게는 두렵지 않아도, 훗날 원치 않는 삶을 돌아보게 될 위험이었다고 말했다. Siminoff는 Ring을 시작할 때 세 살 아들이 있었고, 실패하면 가족의 주거를 바꿔야 할지 모른다는 부담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그 두려움이 자신을 밀어붙이기도 했지만 누구에게도 권하고 싶지 않은 감정이라고 덧붙였다.
성과가 커진 뒤에도 비용은 사라지지 않았다. NVIDIA의 Jensen Huang은 지금의 결과를 아는 것과 당시부터 겪을 어려움까지 미리 아는 것은 다른 질문이라고 구분했다. 해고와 사업 위기, 가족과 보내지 못한 시간까지 알았다면 다시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화장품 브랜드를 매각한 뒤 25년간 회사에 남았던 Bobbi Brown도 조직이 커지면서 자기 브랜드에서 일할 사람을 직접 고르지 못하게 된 일을 갈등으로 설명했다. 반면 Siminoff는 매각 뒤에도 Ring에 남았고, 사업과 자신이 깊이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노력과 운을 나누는 방식
스케이트보드·스노보드 매장 Zumiez의 창업자 Tom Campion은 성공을 주로 규율과 노력의 결과로 봤다. Siminoff는 일할수록 기회를 얻을 가능성은 늘지만, 열심히 일한 사람 모두가 성공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Shopify 창업자 Tobi Lütke는 스노보드를 팔 웹사이트를 직접 만든 일이 다른 사람도 쓰고 싶어 하는 도구로 이어졌으며, 창업 시점의 운이 결정적이었다고 회상했다. Dropbox 창업자 Drew Houston은 파도가 언제 오는지는 운에 가깝지만, 그 파도를 타고 다음 파도를 찾는 데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비유했다.
Raz 역시 방송의 10년을 돌아보며 정확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팀의 노력과, 팟캐스트가 성장하던 시기에 프로그램을 시작한 운을 함께 꼽았다. 이 회고에 담긴 창업가들의 선택은 한 가지 성공 공식으로 모이지 않는다. 작은 실험, 거절, 자금 압박과 개인적 희생이 각자의 사업에서 서로 다른 무게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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