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하워드 막스는 AI가 스스로 일하는 방식을 찾아내는 자율성을 이전 기술과 다른 특징으로 꼽았다. 다만 AI가 숙련된 투자자의 판단까지 해낼 수 있을지는 모른다고 했다.
- 막스가 말하는 2차적 사고는 시장의 일반적인 견해와 다른 판단을 내리고, 그 판단에 투자하며, 결국 옳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그 능력을 가르칠 수 있는지는 회의적이다.
- 2008년 금융위기 때 막스의 팀은 금융 시스템의 붕괴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 채 투자했다. 확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투자하지 않았을 때의 결과와 채권 가격을 함께 따진 결정이었다.
- 막스는 브루스 카시와 오래 협업한 바탕으로 상호 존중, 공유하는 가치관, 서로 보완하는 능력을 들었다. 자신의 초기 진로에는 이런 의식적인 선택이 부족했다고 돌아봤다.
AI에 대한 생각을 바꾼 이유
막스는 AI 거품 가능성을 다룬 글을 쓴 뒤 의견을 수정했다. 벤처투자자로서 AI를 매일 접하는 아들 앤드루가 짧은 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글을 갱신하라고 권했고, 막스는 기존 글을 전면적으로 다시 썼다고 설명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AI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설명하고, 유머를 쓰며, 사용자에 관해 아는 정보를 답변에 반영하는 능력이다. 막스는 특히 목표만 주어도 수행 방법을 찾아내는 자율성이 철도, 컴퓨터, 인터넷 같은 이전 기술과 다르다고 봤다. 동시에 그 자율성은 AI가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는 우려와 연결된다. 그는 AI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누구도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투자 판단에서 AI에 남는 물음
막스는 자신이 AI 전문가가 아니라고 전제했다. 과거 지수 투자가 확산되며 평균보다 낮은 성과를 낸 적극적 주식 투자자들의 역량이 드러났듯, AI도 주장하는 만큼 뛰어나지 않은 전문가들의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투자 판단의 모든 부분이 AI로 대체될지는 별개의 문제로 남겼다. 막스는 고객을 위해 투자 상대를 살피다가 뚜렷이 설명하기 어려운 불편함 때문에 거래를 피한 경험을 예로 들었다. AI가 그런 판단을 할 수 있는지, 과거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지는 아직 모른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가능성을 숙련된 투자자에게 역할이 남을 수 있는 이유로 봤지만, 확정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막스의 저서 《The Most Important Thing》에 나오는 2차적 사고도 같은 물음과 맞닿아 있다. 다른 투자자들과 똑같이 본다면 그들보다 나은 성과를 낼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기업의 질, 성장률, 수익력이나 적정 가격에 관한 시장의 견해가 틀렸다고 판단하고, 거기에 투자한 뒤, 그 판단이 맞아야 한다. 막스는 이 능력의 중요성은 설명할 수 있지만 남들과 다르면서도 옳은 통찰을 얻는 방법까지 가르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AI가 그런 통찰을 가질 수 있는지도 열린 질문으로 남겼다.
확신 없이 집행한 금융위기 투자
막스는 2007~2008년에 부실채권 투자 기회가 커질 것으로 보고 11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미리 조성했다고 말했다. 이전에 가장 컸던 자사의 부실채권 펀드는 2002년의 25억 달러 규모였다. 리먼브러더스가 무너졌을 때는 금융기관 전체가 붕괴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퍼졌다. 막스의 팀에도 그런 사태를 판단할 만한 데이터나 직접적인 선례는 없었다.
그럼에도 팀은 금융 시스템이 붕괴한다면 투자 여부가 의미 없겠지만, 붕괴하지 않는데 투자하지 않는다면 맡은 일을 하지 못하는 셈이라고 판단했다. 가격도 검토했다. 막스의 설명에 따르면 당시 매입한 일부 기업 채권은 그 기업의 가치가 앞서 사모펀드가 지급한 가격의 4분의 1 또는 5분의 1로 떨어져도 손익분기점에 이를 수 있었다. 브루스 카시가 이끄는 팀은 15주 동안 주당 평균 4억5000만 달러, 총 약 70억 달러를 투자했다.
막스는 당시 자신들이 전혀 확신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위기에는 나쁜 소식이 실제로 존재하며, 투자자도 그 영향을 받는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두려움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일이 아니라, 틀릴 가능성을 인정한 상태에서 가격과 가능한 결과를 따져 행동하는 일이었다.
위기 전에 자금을 모을 수 있었던 배경
막스는 위기가 시작된 뒤에는 나쁜 소식 때문에 자금을 모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110억 달러 펀드를 미리 조성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오랜 고객 관계와 이전 성과, 위기에 맞춘 투자 전략, 당시 시장의 문제를 설명할 수 있었던 점, 카시의 투자 경력을 들었다.
그는 이전에도 투자 기회가 좋다고 판단할 때 큰 펀드를 조성했고, 그 뒤 자산 가격이 올라 매력이 줄었다고 보면 다음 펀드를 더 작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막스는 이런 선택이 쌓여 투자 기회가 크다는 자신들의 판단에 신뢰를 더했다고 봤다. 이는 위기를 정확히 예측했다는 주장이 아니라, 기회가 왔을 때 투자할 준비를 해둔 과정에 관한 설명이다.
오래 지속된 협업과 뒤늦은 진로 성찰
인터뷰 당시 막스는 카시와 39년간 파트너로 일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의견이 다른 적은 있었지만 싸운 적은 없다고 했다. 막스가 꼽은 협업의 바탕은 상호 존중과 공유하는 가치관, 보완적인 능력이다. 한쪽은 감수할 위험을 지나치게 키우고 다른 쪽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관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 사람의 역할도 달랐다. 카시는 법률 배경과 부실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1987년 막스에게 부실채권 펀드를 제안했다. 이후 막스는 투자자들을 만나 설명하는 일을, 카시는 주로 자금을 운용하는 일을 맡았다. 막스는 상대가 자신보다 잘하거나 자신이 원치 않는 일을 해준다는 점을 인정하고 고마워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반면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는 초기의 결정을 의식적으로 내리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대학을 마친 뒤 한 투자연구 부서에 들어간 데는 전년도 여름의 좋은 경험이 영향을 줬고, 주식 연구에서 채권 부서로 옮긴 것은 앞선 업무가 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수익 채권을 알아보라는 요청을 받은 일도 우연에 가까웠다고 봤다. 막스는 훗날 카시와 함께 오크트리를 시작할 때까지 약 25년간 충분히 의식적인 결정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로를 정할 때는 남의 선택을 따르기보다 자신의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피하며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자신을 알기 어렵고 시간이 지나면 사람도 달라지므로 그 선택이 쉽다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막스의 투자와 진로 이야기에 공통으로 흐르는 태도는 자신의 판단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는 옳다고 믿어서 투자하더라도 반대편의 가능성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기의 투자 결정 역시 위험이 없다는 확신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남겨둔 채 내린 판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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