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돈은 삶의 시간을 들여 얻는 도구다. 자산을 늘리는 목표만 좇으면 그 돈으로 누리려던 경험을 놓칠 수 있다.
- 경험에는 알맞은 시기가 있다. 체력뿐 아니라 취향, 친구의 사정, 가족의 생애 단계도 경험의 가치를 바꾼다.
- 원하는 경험을 3~5년 단위의 시기에 배치하는 ‘타임 버킷’은 죽기 전에 할 일을 나열하는 버킷리스트와 다르다.
- 현재를 즐긴다는 이유로 미래를 소진해서도 안 된다. 돈·건강·시간 가운데 무엇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는지 함께 살펴야 한다.
- 일을 계속할지는 추가 소득이 가져올 만족과 지금 포기하는 시간을 비교해 결정한다.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부자가 되는 일과 부를 누리는 일
창업·사업 팟캐스트 My First Million의 진행자 샘 파와 샨 푸리는 《Die with Zero》의 저자이자 천연가스 파생상품 트레이더인 출연자와 돈을 버는 일과 쓰는 일을 함께 이야기했다. 자산을 늘리는 데 들이는 시간이 언제부터 원하는 삶을 방해하는지가 대화의 중심이었다.
저자는 뉴욕상업거래소의 말단 직원과 장외거래 중개인을 거쳐 트레이더가 됐다. 중개인으로도 넉넉하게 벌었지만 큰 부를 쌓은 것은 직접 거래에 나선 뒤였다고 했다. 시장의 수급을 깊이 연구하는 능력과 손실에도 흔들리지 않는 태도가 모두 필요했다. 거래 포지션을 보유한 동안에는 일을 완전히 내려놓기도 어려웠다.
젊었을 때 세운 목표는 서른 전에 백만장자가 되는 것이었다. 목표는 넘겼지만 얼마를 벌면 그만둘지 정해 두지는 않았다. 당시에는 부자가 누리는 생활을 원했을 뿐 자신이 원하는 삶이 무엇이고 거기에 얼마가 드는지 충분히 생각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생각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는 《Your Money or Your Life》였다. 돈을 자기 삶의 시간과 교환해 얻는 것으로 보는 관점을 접한 뒤 시간을 내주고 얻은 돈을 어디에 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얼마를 모을지에 앞서, 그 돈으로 무엇을 언제 경험할지 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경험은 나중에 같은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저자는 자산의 정점을 특정 금액보다 나이와 연결해 생각했다. 몸이 쇠약해지면 돈을 경험과 만족으로 바꾸는 능력도 줄어든다. 더 많은 돈이 생겨도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없다면 그 돈의 의미는 달라진다.
이 문제는 체력에만 달려 있지 않다. 그는 20대에 친구가 일을 그만두고 6주 동안 여행을 떠나자 동행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남아 일하는 쪽이 책임 있는 선택처럼 보였다. 하지만 친구는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다시 일할 수 있었고 그는 그 선택을 부러워했다.
나중에 돈을 번 뒤 비슷한 여행을 시도해도 같은 경험은 되지 않았다. 함께 갈 친구가 없었고 호스텔이나 기차에서 자는 여행을 대하는 자신의 취향도 달라져 있었다. 돈으로 비용은 감당할 수 있어도 당시의 자신과 친구들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샘 파도 젊었을 때 약 1,800달러로 6주간 오토바이 여행을 했던 경험을 들었다. 다른 사람의 소파에서 잠을 자며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당시에는 즐거웠지만 지금은 같은 방식으로 여행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경험을 실행할 수 있는지와 그 경험을 여전히 원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버킷리스트 대신 삶의 시기에 배치한다
저자는 이런 차이를 반영하는 방법으로 ‘타임 버킷’을 설명했다. 하고 싶은 일을 3~5년 단위의 시기에 나눠 배치하는 방식이다. 죽기 전에 할 일을 한 목록에 쌓아 두는 대신 각 경험이 어느 시기에 가장 잘 맞는지 살핀다.
예컨대 평생 스키를 500번 타고 싶다면 상당수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배치해야 한다. 친구들과 함께 타는 것이 중요하다면 친구들의 결혼과 생활 변화까지 고려해야 한다. 같은 횟수를 인생 후반으로 미뤄도 모두 실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인생을 테트리스에 비유했다. 어떤 경험을 선택하는지만큼 순서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대학생일 때의 삶, 미혼일 때의 삶, 어린 자녀를 키울 때의 삶은 각각 끝난다. 다음 단계로 넘어간 뒤에도 모든 경험을 그대로 옮겨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래의 욕구를 완벽하게 알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원하는 것은 살면서 발견하기도 한다. 저자와 아내도 어린 아들이 다섯 살이 되기 전에 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는 계획을 논의하고 있었다. 여름 한 철인지, 1년인지, 2년인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가족과 일, 여가를 매일 같은 비율로 나누는 것도 그의 기준은 아니었다. 어떤 시기에는 일에, 다른 시기에는 휴식이나 여행에 더 집중할 수 있다. 함께 사는 사람들과 그 방향을 조율하고 실제로 생활이 돌아가게 만드는 일이 중요했다.
가족에게 남길 돈도 시점을 따져야 한다
대화는 자녀에게 남기는 돈으로 이어졌다. 저자는 부모가 죽은 뒤 남은 재산을 받는 방식만 당연하게 여길 필요는 없다고 봤다. 받는 사람이 이미 예순이라면 더 일찍 받았을 때와 돈의 쓰임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샘 파는 사업으로 성공한 배우자의 부모가 사후에 무엇을 남길지 이야기했을 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고 했다. 돈을 주고 싶다면 지금 주는 방법도 있지만 부모 자신을 위해 쓰거나 가족이 함께 누릴 경험에 쓰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이후 배우자의 부모는 가족이 함께 머물 수 있는 새 휴가용 집을 마련했다. 샘 파는 모두가 편하게 지낼 공간이 생기자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고 했다. 그에게 중요한 변화는 물려받을 자산의 규모보다 함께 지내는 방식이었다.
노후에 돈이 충분할지 두려운 마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도 덧붙였다. 저자 역시 돈을 지나치게 써서 미래의 자신을 곤란하게 만드는 경우를 언급했다. 현재의 경험에 돈을 쓰는 일과 미래에 필요한 자원을 남기는 일을 함께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돈이 적어도 시간 배분은 달라질 수 있다
저자는 이 관점을 부유한 사람의 소비 문제로만 보지 않았다. 어머니를 만나러 갈지, 친구와 카드나 농구를 할지, 텔레비전을 볼지 같은 선택에는 큰돈이 들지 않을 수 있다.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주는 일을 귀찮게 여기던 사람이 그 시간을 다르게 받아들이거나 책을 더 읽어주는 것도 시간 배분의 변화다.
원하는 삶을 정할 때는 남에게 배운 욕망도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자신이 원한다고 믿었던 것 가운데는 사회나 영화가 매력적으로 보여준 생활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그렇다고 익숙한 생활을 전부 버려야 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정해진 시간에 일하고 가족과 지내며 휴가를 보내는 삶도 본인이 원한다면 문제없다고 했다.
창업이나 새로운 기회를 시도하지 못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짚었다. 그는 돈을 잃을 위험보다 실패한 사람으로 보일 위험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봤다. 친구나 부모의 평가, 지위가 낮아졌다는 느낌이 선택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 역시 그런 반응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라고 했다.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거나 사과를 피하고 싶은 순간이 있으며 자신의 반응이 원하는 삶에 도움이 되는지 계속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을 계속할 이유와 멈출 기준
현재를 누린다는 생각이 곧 일을 그만둔다는 뜻은 아니었다. 저자는 여전히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거래하며 스타트업에도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를 푸는 일 자체가 재미있을 수 있고 추가 소득으로 더 누리고 싶은 경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요트 여행과 시간을 절약해 주는 전용기 이동을 좋아하며 이를 위해 일할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고 했다. 동시에 나이가 들수록 미래의 경험을 위해 현재의 시간을 내주는 선택이 여전히 유효한지 계속 따진다고 했다. 추가로 버는 돈이 더는 만족을 늘리지 않는다면 일을 모두 그만둘 수 있다는 기준을 세웠다.
건강에서는 오히려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동을 바꿔야 한다고 봤다. 그는 자신의 체력이 예전보다 떨어졌고 현재 추세대로라면 생애 마지막 10년에 하고 싶은 활동 상당수를 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를 바꾸려고 트레이너를 추가로 고용했으며 여행 중에도 동행할 사람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Die with Zero》라는 제목에서 그가 강조한 것은 돈만 남김없이 쓰는 일이 아니었다. 자신이 가진 자원을 원하는 삶에 충분히 쓰고 최선을 다하지 않아 생기는 후회를 줄이는 일이었다. 대화 내내 같은 기준을 강조했다. 돈·건강·시간을 따로 쌓아 두기보다, 원하는 경험이 가능한 시기에 함께 배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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