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페라리는 2025년 자동차 1만 3,640대를 인도했다. 진행자들이 제시한 수치에 따르면 신규 차량의 약 81%는 기존 고객에게 팔렸다.
  • 페라리의 출발점은 레이싱팀이었다. 경주용 차를 만들고 개인 고객의 경주 참가까지 지원하던 방식이 자동차 사업의 토대가 됐다.
  • 1990년대에는 생산을 줄이고 자동차 성능과 레이싱팀을 다시 강화했다. 이후 주문과 맞춤 사양이 확정된 차를 만드는 체계가 자리 잡았다.
  • 일반 차량 위에 한정판과 초고가 차량을 배치하고, 레이싱과 고객 프로그램을 통해 팬과 소유자가 브랜드에 참여할 경로를 넓혔다.

레이싱팀에서 시작한 자동차 회사

엔초 페라리는 운전자로 경주에 참여한 뒤 알파 로메오 대리점을 운영했다. 알파 로메오가 자체 레이싱 활동을 축소하자, 그는 운전자와 정비사를 직접 꾸려 경주에 참가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렇게 출범한 스쿠데리아 페라리는 처음에는 알파 로메오 자동차로 경주하는 팀이었다.

전쟁이 끝난 뒤 페라리는 자신의 이름으로 차를 만들었다. 1947년에는 팀을 위한 경주용 차를 제작했고, 이듬해부터 개인 고객에게도 자동차를 판매했다. 당시 사업은 레이싱팀, 경주용 차 제작, 고객의 경주 참가를 돕는 정비·운영 서비스가 한데 묶인 형태였다. 차를 산 고객은 필요에 따라 경주에 참가할 수 있었고, 페라리는 그 차를 경주에 맞게 준비하는 일까지 맡았다.

진행자들은 엔초가 경주에만 관심이 있었고 도로용 자동차는 경주 자금을 벌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통념을 반박한다. 그들의 설명에서 엔초는 경주 성과가 자동차의 매력을 높인다는 점을 이해하고 활용한 사업가였다. 다만 당시 차는 일상에서 쓰기 편하거나 신뢰성이 높은 제품과는 거리가 있었다. 고객이 사는 것은 실용적인 이동 수단보다 경주용 기계와의 연결에 가까웠다.

생산량을 줄여 되찾은 희소성

이 방식이 늘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진행자들에 따르면 페라리 생산량은 1982년 약 2,200대에서 1991년 약 4,500대로 늘었다. 그러나 1991년에는 팔리지 않은 차가 생기고 공장 운영도 멈춰야 했다. 당시 대표 스포츠카였던 348의 성능 역시 내부 평가에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1990년대 초 회장으로 돌아온 루카는 레이싱팀, 자동차의 기술과 성능, 브랜드가 쌓아 온 이미지를 함께 고쳐야 한다고 봤다. 생산량은 1993년 약 2,300대로 줄였다. 이후 348을 대체한 355가 판매의 중심이 됐고, 경주 성적도 회복됐다. 진행자들은 레이싱의 승리가 판매량으로 곧장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경주에서 계속 지면 페라리가 약속하는 가치도 약해진다는 루카의 판단을 전한다.

페라리는 1994년 이후 차를 먼저 만들어 재고로 쌓아 두는 대신, 주문과 고객의 맞춤 사양을 받은 다음 제작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자동차마다 세부 사양을 달리할 수 있게 했지만, 대량 생산에 맞춘 효율과는 거리가 있다. 진행자들에 따르면 페라리는 마라넬로에서 엔진 주조와 차체·실내 작업을 폭넓게 직접 수행한다. 그들은 이 유연성이 새 모델을 비교적 빠르게 내놓고 경주에서 얻은 기술을 자동차에 반영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분석한다.

높은 가격대에 쌓인 여러 층

진행자들은 현재 페라리의 고객용 자동차를 일반 판매 모델인 ‘레인지’, 이를 바탕으로 한 더 한정적인 ‘스페셜 시리즈’, 과거 모델을 기리는 ‘아이코나’, 간헐적으로 생산하는 슈퍼카로 나눈다. 레인지가 인도량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가장 비싼 차량은 판매 대수가 적어도 실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그 사례로 진행자들은 F80을 든다. 제작 예정 수량 799대와 대당 평균 판매가격 약 400만 달러는 그들이 제시한 수치다. 이를 바탕으로 딜러 몫과 인도 기간을 가정해 연간 매출과 이익 기여도를 계산했지만, 그 계산은 추정치다. 진행자들은 페라리가 아이코나와 슈퍼카의 마진이 다른 모델보다 높다고 밝혔다는 점을 이 분석의 근거로 삼는다. 아이코나가 슈퍼카가 나오지 않는 시기의 실적을 보완할 수 있다는 해석도 제시한다.

생산을 무조건 억제하는 것도 아니다. 페라리는 고객이 원하던 네 문짜리 차량을 내놓으면서도 그 비중을 전체 생산의 20%로 제한했다고 진행자들은 설명한다. 수요가 있는 차종을 팔되, 거리에서 마주치는 페라리의 모습과 빈도가 급격히 바뀌지 않도록 한 결정이라는 해석이다.

소유자와 팬이 함께 만드는 사업

페라리에는 차를 소유하지 않은 레이싱 팬도 많다. 진행자들은 이 점이 페라리를 다른 초고가 브랜드와 구별한다고 본다. 자동차 구매는 극소수에게만 열려 있지만, 경주를 응원하고 팀과 브랜드를 즐기는 일에는 훨씬 많은 사람이 참여한다.

소유자에게는 중고차 구매에서 새 차와 한정판 구매로 이어지는 여러 경로가 있다. 페라리는 행사와 주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과거 경주에 쓰인 F1 차량을 고객에게 판매한 뒤 보관·정비와 주행 준비까지 지원하는 사례도 소개됐다. 진행자들은 이렇게 다양한 차종과 서비스를 유지하는 비용이 크지만, 고객이 오래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고 분석한다.

반면 브랜드를 넓히는 일에는 경계도 따른다. 페라리는 한때 여러 상품에 상표 사용을 허락했고, 진행자들은 에이서 넷북까지 나온 사례를 브랜드 가치에 맞지 않았던 결정으로 평가한다. 이후에는 제휴 상품의 범위를 좁히고 직접 판매하는 상품도 늘렸다. 팬에게 브랜드를 접할 기회를 주면서 자동차의 희소성과 이미지를 지켜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수익성과 성장의 한계

진행자들이 제시한 2025년 실적은 매출 82억 달러, EBITDA 32억 달러다. EBITDA는 이자·세금·감가상각비 등을 빼기 전 이익을 뜻한다. 이들은 페라리의 평균 매출총이익률을 약 50%로 설명하며, 초고가 차량의 수익성은 그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한다. 레이싱팀 역시 후원 수입을 얻는 동시에 브랜드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높은 가격과 희소성만으로 성장 속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진행자들에 따르면 페라리 경영진은 2025년 10월 투자자 설명회에서 향후 5년간 연간 매출 성장률을 약 5%로 예상했다. 이는 전망이지 확정된 매출이 아니다.

페라리의 사례에서 경주, 자동차, 제작 방식, 고객 서비스는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진행자들의 분석대로라면 적은 생산량의 가치는 그 수량 자체보다, 차를 원하는 이유와 소유한 뒤의 경험을 함께 유지하는 데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