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로이·라이언 형제가 처음 해결하려던 문제는 얼음 보관 시간보다 내구성이었다. 낚싯배에서 아이스박스를 의자와 발판으로 쓰자 경첩과 잠금장치가 자주 망가졌다.
  • 형제는 기존 제조사의 제품을 유통하다가 필리핀 공장과 자체 브랜드를 만들었다. 초기 제품으로 판매망을 이어가는 동안 직접 설계한 ‘툰드라’를 개발했다.
  • 대형 유통점보다 낚시·스포츠용품 전문점에 집중했다. 300~400달러라는 가격에는 높은 제조·운송비와 소매점의 판매 마진이 반영됐다.
  • 핵심 제조 파트너를 잃은 뒤 미국 공장을 찾았고, 결국 미국과 필리핀 양쪽에서 생산하게 됐다. 이후 진공 단열 컵 ‘램블러’가 아이스박스 밖으로 고객층을 넓혔다.

배 위에서 드러난 문제

로이는 얕은 바다에서 쓰는 낚싯배를 꾸며 판매했다. 배 한 척에 아이스박스 두세 개를 실어 생선과 음료를 보관했고, 때로는 그 위에 앉거나 서서 물속의 물고기를 살폈다. 하지만 당시 쓰던 제품은 일상적인 사용에도 경첩이 부러지고 잠금장치가 망가졌다고 로이는 회고했다. 그의 관심은 처음부터 보냉 시간보다 반복 사용을 견디는 구조에 있었다.

라이언이 플로리다의 철물점에서 두꺼운 회전성형 아이스박스를 발견하면서 사업의 방향이 바뀌었다. 회전성형은 플라스틱 재료를 틀 안쪽에 입혀 두꺼운 벽과 견고한 모서리를 만드는 방식이다. 로이는 호주 브랜드의 태국 생산 제품을 텍사스에서 유통하기 시작했고, 수익성이 낮던 낚싯배 사업을 접었다. 낚싯대 사업을 매각한 라이언은 2006년 초 형의 창고 일을 돕기 시작했다.

유통하던 제품에서 직접 설계한 제품으로

기존 제품도 배수구 누수와 휘어진 뚜껑 같은 문제가 있었다. 로이는 배에 묶을 수 있는 홈, 미끄럼을 줄이는 고무 받침, 뚜껑 전체를 감싸는 밀폐재, 본체와 이어진 경첩, 위에 설 때를 위한 거친 표면을 구상했다. 형제는 태국 공장과 개선을 논의했지만 원하는 설계를 처음부터 만들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필리핀에서 만난 제조업자 아이반의 공장은 형제가 찾던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었다. 두 사람은 우선 그 공장의 기존 제품에 새 상표를 붙여 팔면서 자체 설계를 진행했다. 브랜드명 후보 약 10개를 지인 20명에게 보여줬을 때 ‘예티’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로이가 약 2주 뒤 같은 사람들에게 기억나는 이름을 묻자 20명 모두 예티를 기억했다고 한다.

라이언은 자신이 매각한 낚싯대 사업의 대금 일부로 첫 세 컨테이너의 제품을 사들이며 공동 창업에 참여했다. 형제는 기존 거래 소매점에 새 제품을 소개했고, 2008년에는 필리핀 공장에서 손으로 만든 시제품을 바탕으로 자체 설계한 ‘예티 툰드라’를 출시했다. 당시 여러 크기의 판매가는 약 245~700달러였다.

전문점에서 통했던 높은 가격

형제는 값싼 아이스박스를 주로 파는 대형 유통점 대신 낚시·스포츠용품 전문점을 공략했다. 로이의 설명에 따르면 작은 전문점은 진열 공간이 좁아 40달러짜리 제품으로 충분한 수익을 내기 어려웠다. 예티는 그 매장에 기존 상품과 구별되는 고가 제품을 제공했다.

가격은 고급 이미지만을 위해 정한 것이 아니었다. 로이는 창고에 도착한 제품 한 개의 원가가 약 100달러였고, 소매점에 팔아야 할 몫과 회사 운영에 필요한 몫을 감안하면 소비자가격이 약 300달러가 돼야 했다고 설명했다. 비싼 아이스박스를 왜 사야 하는지 알리기 위해 제품의 강도와 보냉 성능을 설명하는 문구와 시연 영상도 만들었다. 형제의 설명에 따르면 매출은 2006년 약 50만 달러에서 2007년 약 120만 달러로 늘었다.

제조 중단이 바꾼 생산 방식

2008년 필리핀 공장을 이끌던 아이반이 갑자기 사망하자 공장 운영이 중단됐다. 형제는 기존 재고가 마지막 물량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소매점에 가격 인상을 알렸다. 로이는 약 295달러짜리 제품이 350달러가 될 만큼 가격을 올렸지만, 예상했던 소매점의 반발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소매점에 원자재 비용 상승을 인상 이유로 댔다고 인정했다.

형제는 미국 내 회전성형 공장을 찾아갔다. 해외 운송비와 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일 가능성이 있었지만, 미국의 인건비는 더 높았다. 아이오와의 한 공장과 일하며 툰드라 설계를 처음으로 컴퓨터 도면으로 옮기고 새 금형을 도입했다. 이후 필리핀 공장도 재가동해 새 설계를 생산했다. 로이는 약 18개월의 어려운 기간 끝에 두 곳에서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회고했다.

30달러 컵이 넓힌 고객층

예티는 2013년께 단단한 아이스박스만으로 연매출 약 1억 달러에 도달했다는 것이 형제의 설명이다. 이후 부드러운 소재의 아이스박스를 개발하는 한편, 라이언이 가져온 진공 단열 물병에서 음료 용기의 가능성을 봤다. 로이는 이를 20온스와 30온스 컵 ‘램블러’로 구체화했다.

형제는 300~400달러짜리 아이스박스를 사지 않는 고객도 약 30달러짜리 컵은 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음료 용기와 부드러운 아이스박스는 비슷한 시기에 나왔지만, 형제는 특히 음료 용기가 성장의 방향을 바꿨다고 봤다. 그들의 설명에 따르면 약 18개월 사이 매출은 1억 달러에서 4억 달러로 늘었고, 수요가 공급을 앞질렀다.

형제는 애초 부모의 소규모 사업처럼 운영하며 원하는 생활을 하는 회사를 그렸다. 그러나 제품은 낚시·사냥 고객을 넘어 확산됐다. 이들이 회고한 예티의 성장에는 현장에서 발견한 내구성 문제, 전문점 판매망, 제조 위기에 대한 대응, 더 넓은 고객이 살 수 있는 제품의 출시가 차례로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