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그레그 렌프루는 성능을 유지하면서 우려하는 성분을 제외한 미용 제품을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2013년 뷰티카운터를 출시했다.
  • 온라인 판매와 독립 판매자를 결합한 모델로 성장했다. 기존 모델에서는 판매자가 팀을 꾸려 팀 매출에 따른 수수료도 받을 수 있었지만, 렌프루에 따르면 그렇게 한 사람은 5% 미만이었다.
  • 2021년 칼라일그룹이 다수 지분을 인수했다. 인수 뒤 성장 속도가 둔화하자 칼라일은 렌프루를 CEO 자리에서 교체하기로 했다.
  • 2024년 추가 자금 지원이 중단되고 회사가 채권자에게 넘어가자, 렌프루는 브랜드명과 제품 배합 등 자산을 인수했다. 이후 기존 회사를 닫고 ‘카운터’라는 새 브랜드를 만들었다.

첫 사업에서 배운 성장의 비용

렌프루는 뷰티카운터에 앞서 결혼 선물 목록을 온라인 구매와 결합한 사업을 운영했다. 영국의 맞춤형 선물 목록 서비스를 미국으로 가져와 쇼룸을 열고, 선물 구매는 웹사이트에서 처리하는 방식이었다. 노드스트롬의 투자도 받았고, 렌프루의 기억으로는 연매출이 약 450만 달러에 이르렀다.

그러나 닷컴 시장이 무너지면서 투자자들이 추가 자금 지원을 멈췄다. 렌프루는 당시 투자자들의 성장 요구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을 자신이 원했던 속도보다 빨리 늘린 점을 문제로 꼽았다. 결국 사업을 마사 스튜어트 측에 매각했다. 이 경험은 자금 공급이 끊겼을 때 빠른 확장이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판단으로 남았다.

‘클린’이라는 말에 제품 기준을 담다

렌프루는 생활용품을 바꾸는 과정에서 당시 피부 관리·색조 제품에는 자신이 원하는 선택지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일부 자연주의 제품은 성능이나 향, 디자인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설명이다. 미용업계 경험이 없던 그는 업계 관계자와 화학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기존 제품에 견줄 성능을 내면서 자신이 우려하는 성분은 제외할 방법을 모색했다.

렌프루는 모든 화학물질이 해롭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그가 말하는 클린 뷰티는 특정 우려 성분을 빼면서도 성능을 유지하고 건강에 더 안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포괄적인 접근이다. 동시에 ‘클린’이나 ‘내추럴’이라는 표시만으로 제품의 기준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성분을 바꾼다고 환경 친화성이 언제나 보장되는 것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뷰티카운터는 2013년 아홉 가지 제품으로 출발했다. 렌프루는 일상적으로 쓰는 기초 제품에 집중했고, 제품별 전문성을 고려해 처음부터 여러 제조업체와 일했다. 한 업체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협상력과 공급 안정성이 약해진다는 판단도 있었다.

판매자를 통한 확장과 그 한계

렌프루는 온라인 판매가 필수라고 봤지만, 고객이 제품을 만져 보거나 피부색에 맞춰 보는 경험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독립 판매자가 주변 사람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 수수료를 받는 방식을 택했다. 출시 전 미국 여러 도시를 돌며 사람들을 만났고, 출시 당시 판매자는 렌프루의 추산으로 200~300명이었다.

기존 방식에는 다단계 판매 요소도 있었다. 판매자가 팀을 꾸리면 팀 매출에서 작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렌프루는 재고를 사들였다가 팔지 못해 손실을 보는 일을 피하려고 판매자에게 대량 재고 구매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문은 회사 웹사이트를 거쳐 창고에서 직접 배송됐고, 1,000달러가 넘는 주문은 확인 대상으로 표시했다. 그는 판매자 대부분이 주당 1~3시간 참여했으며 큰돈을 벌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렌프루는 판매자들이 고객을 확보하고 브랜드를 알리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회사의 판매 규모는 8년 동안 수억 달러대로 커졌다. 다만 2020년에는 팬데믹으로 색조 제품 판매가 급감하는 한편, 세럼 등 집에서 쓰는 피부 관리 제품의 판매는 늘었다. 이후 여행과 의류 등으로 소비가 옮겨가고 판매자들의 활동 방식도 흔들렸다. 렌프루는 이 전환에 CEO로서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다수 지분 매각 뒤 달라진 결정권

2021년 5월 칼라일그룹은 뷰티카운터의 다수 지분을 인수했다. 당시 회사의 기업가치는 약 10억 달러로 소개됐다. 이는 매출이나 렌프루가 받은 현금과는 다른 수치다. 렌프루는 회사를 더 키워 상장하고 싶어 재무적 투자자에게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인수 직후인 그해 여름 회사는 계속 성장했지만 이전만큼 빠르지는 않았다. 렌프루는 소비자의 지출 변화와 판매자들의 활동 둔화를 원인으로 봤고, 대면 행사를 다시 열려던 시도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차질을 빚었다. 그는 상황이 안정되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칼라일 경영진은 우려했다. 10월 렌프루는 새 CEO를 찾겠다는 통보를 받았고, 2022년 중반 회사를 떠났다. 그는 당시에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후임 CEO가 2023년 물러난 뒤 렌프루는 임시 CEO와 협력했고, 2024년 초 다시 경영을 맡았다. 그러나 그해 3월 칼라일은 추가 자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적절한 인수자를 찾지 못한 회사는 채권자에게 넘어갔다.

회사를 닫고 ‘카운터’로 다시 시작하다

렌프루는 2024년 4월 제품 배합, 브랜드명 권리, 일부 재고와 자료 등 사업 자산을 인수했다. 결정과 자금 마련에 주어진 시간은 약 48시간이었다고 한다. 그는 가족의 저축 일부를 투입하고 과거 투자자들에게도 자금을 요청했다. 인수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으며, 렌프루는 재정적으로 두려운 결정이었다고 회고했다.

자산을 샀다고 기존 회사를 계속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렌프루는 운영비가 확보한 자금을 크게 웃돌아 직원 대부분을 퇴직금과 건강보험 없이 내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5월 1일 회사 폐쇄를 발표한 뒤 시장과 기존 사업을 다시 검토해 새 회사를 준비했다.

새 브랜드 ‘카운터’는 온라인 판매를 중심에 두고 매장과 제휴 판매도 활용한다. 기존 독립 판매자에 해당하는 브랜드 파트너는 이제 자기 판매에 대해서만 수수료를 받으며 팀을 꾸릴 수 없다. 렌프루는 뷰티카운터라는 이름의 권리도 보유하고 있지만, 새 출발을 위해 ‘카운터’를 앞세웠다고 설명했다.

렌프루의 이야기는 제품 구상과 판매 방식뿐 아니라 소유권이 바뀐 뒤 창업자가 행사할 수 있는 결정권, 자금 지원이 끊긴 뒤 사업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비용까지 드러낸다. 그가 인수한 것은 성장하던 회사의 운영 상태가 아니라, 새 회사를 만드는 데 쓸 수 있는 자산이었다.